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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김범석 책임론’ 정치권 압박 속 ‘본사서 노조 체포·미국 본사 임원 대표 선임’… 방탄 논란

(왼쪽) 경찰이 10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기습시위를 벌이던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관계자를 연행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 쿠팡의 창업자이자 미국 국적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책임과 관련하여 국회 청문회 출석 압박을 받고 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는 10일 쿠팡 본사에서 노조 간부 4명이 경찰에 체포된 사태를 두고 폭력 진압이라며 경영진의 사과와 책임을 촉구했다.

같은 날 쿠팡은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박대준 한국 법인 대표이사를 교체했고, 이 과정에서 김범석 의장의 국회 청문회 출석을 회피하려는 ‘방탄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건물 1층 로비에 진입해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던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및 쿠팡물류센터지회 간부들이 경찰에 체포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경찰과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원들은 개인정보 유출로 수사선상에 오른 쿠팡 사태와 관련해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본사 진입을 시도했다.

■ 쿠팡 본사서 “김범석 책임져라” 노조원 체포

이들은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물류센터 산재사망 쿠팡이 책임져라’, ‘개인정보 유출 김범석이 책임져라’ 등의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내걸고 김 의장 사무실로 가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노조원 4명을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으나, 4시간여 뒤인 오후 6시께 이들을 모두 석방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성명에서 쿠팡 측이 경찰을 동원해 수갑을 채우고 연행한 것은 명백한 폭력 진압이라고 규탄했다. 노조는 “본사 건물에 들어와 노동자의 목소리를 낸 것만으로 폭력적 탄압을 자행하는 것은 그동안 쿠팡이 노동자와 국민을 어떤 태도로 대하고 있었는지 방증한다”며 “잘못을 지적하면 뉘우치고 반성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기업의 소임을 다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정의당 권영국 대표는 “노동자가 자신의 대표이사를 만나겠다는 요구는 너무도 당연하다”며 “노동법을 지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는 것만이 쿠팡이 맞닥뜨린 혼란을 극복할 길”이라고 주장했다.

■ ‘방탄 인사’ 논란… 김범석 ‘복심’ 미국인 임원 투입

한편, 쿠팡은 3,37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이날 한국 법인의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지난 5월 26일 쿠팡 단독 대표에 선임됐던 박대준 대표는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날 6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쿠팡 안팎에서는 쿠팡Inc가 박 대표를 사실상 경질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후임으로는 쿠팡의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의 해롤드 로저스 최고관리책임자(CAO) 겸 법무총괄이 임시 대표로 선임됐다.

쿠팡은 로저스 임시 대표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복심이라며, 그가 오는 17일 국회에서 열리는 쿠팡 청문회에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문회 증인으로 이미 김 의장이 채택된 상황이어서, 새 대표 임명이 김 의장의 출석을 막기 위한 ‘방탄 인사’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쿠팡은 이번 인사에 한국 법인이 아니라 미국 본사가 사태를 적극 수습한다는 취지가 담겼다고 해명했다. 새로 온 로저스 임시 대표는 이날 쿠팡 내부에 “지금 우리의 우선순위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정보 보안을 강화하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쿠팡을 향한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쿠팡을 질타한 데 이어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번 사태에 대해 “심각한 수준을 넘었다”고 언급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쿠팡 본사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으며, 쿠팡 탈퇴 절차의 복잡성 등이 법규 위반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쿠팡의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 이후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책임론이 커지면서 국회에서는 김 의장에 대한 고발 검토 주장까지 나왔다.

■ “한국서 돈만 버는 검은 머리 외국인” 정치권, 김범석 직격

지난 3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적이 미국이고 미국 상장사란 이유로 국회와 국민의 부름에 답하지 않는 김 의장을 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검은 머리 외국인 김범석은 한국에서 돈을 벌고 있다”며 “한국 국민의 개인 정보를 활용하고 한국의 물류 배송 인프라를 사용하지만 법적 책임은 전혀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과방위는 지난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쿠팡의 약 3,370만 개 계정 유출 사건의 전말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의결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김범석 의장을 포함해 쿠팡 관계자 6명이 채택됐다.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 시민권자이며 외국에 체류 중인 김 의장의 출석 여부다. 앞서 김 의장은 국회 현안 질의에 불출석했으며, 박대준 대표는 당시 의원들의 질의에 “제가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전체 책임을 지고 있다”며 “한국 법인 대표로서 끝까지 책임을 지고 사태를 해결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만 말했다.

과방위 쪽에선 김 의장이 청문회에 불출석할 경우 고발 등 법적 조처를 검토할 것으로 보이나, 김 의장이 외국 국적자라는 점에서 국회 증언감정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방위 관계자는 일단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를 의결한 만큼, 김 의장이 청문회 3일 전까지 나올 건지 아닌지 답을 해야 한다”며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간부 연행 및 4시간 만의 석방은 김범석 의장과의 면담을 요구한 노동계의 절박한 목소리를 보여주며, 이는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와 맞물려 김 의장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방탄 인사’ 논란과 정치권의 ‘검은 머리 외국인’ 비판 공세 속에, 쿠팡이 노사 관계 개선 및 투명한 지배 구조를 확립하고 김 의장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할지 여부가 향후 쿠팡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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