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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전KPS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 김용균, 김충현 노동자의 희생을 추모하고, 정부와 기업에 정규직 전환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경제

위험의 외주화 참사 반복…한전KPS 비정규직, 용산 대통령실 앞 ‘규탄 목소리’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전KPS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 김용균, 김충현 노동자의 희생을 추모하고, 정부와 기업에 정규직 전환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전KPS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 김용균, 김충현 노동자의 희생을 추모하고, 정부와 기업에 정규직 전환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6일, 한전KPS 2차 하청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충남 태안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상경해 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고(故) 김용균, 김충현 노동자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며 정규직 전환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정오부터 진행된 선전전과 현장 학습 프로그램에 이어 저녁 7시에는 추모 문화제를 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통한 현실을 알렸다.

문화제 참여자들은 “김용균과 김충현이 요구한다! 정규직화 이행하라!”, “살인기업 한국서부발전 한전KPS 지금 당장 처벌하라!”,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대통령이 약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 24일간 이어진 투쟁, 정부 협의체 구성에도 ‘불씨’ 여전

지난 6월 18일, 태안화력 故 김충현 노동자의 발인 이후 공공운수노조와 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24일간(6월 26일 기준)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들은 사망사고 진상조사 및 재발 방지,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 이행, 발전소 폐쇄 총고용 보장 등을 요구해왔다. 故 김충현 대책위의 끈질긴 요구 끝에 정부는 사고 발생 16일 만인 18일 협의체 구성을 발표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여전히 미온적인 정부 태도에 불만을 표하며, 한전KPS의 불법 파견 인정 촉구(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와 한국서부발전·한전KPS 대상 고발 기자회견 등 추가 행동을 예고했다. 박정훈 부위원장은 “고 김충현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의 장례는 끝났지만, 고 김용균 고 김충현 다음에 우리 동료의 이름이 이곳 문화제에서, 현수막과 피켓에 새겨지지 않도록 투쟁을 멈출 수는 없다”며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을 위해서, 그리고 일을 하다가 돌아가신 모든 노동자를 생각하며 묵념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 “희생 딛고 변화 쟁취”…노동계, 투쟁 동력 강화 예고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은 “이제 투쟁이 24일이 지났다. 이제 시작이다. 우리 함께 싸우는 한전KPS 비정규직지회 동지들, 좀 더 힘내서 투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 김충현 노동자가 다단계 하청과 과중한 업무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점을 회고하며 “지난 24일 투쟁 기간 동안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는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하고, 노동조합의 참여를 못하도록 괴롭혀온 이루 말할 수 없었던 순간들이 많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훈 지회장은 최근 故 김충현 유가족에게 한전KPS가 접근하고 있다는 소식에 “분명히 경고한다. 다시 나타나면 우리는 더 강도 높은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나주에 있는 한전KPS 본사를 언급하며 “그간의 설움과 분노, 표출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이날 진행된 정부와의 협의체 2차 회의에 대해 “1차 회의에서 나오지 않던 기재부가 우리의 투쟁을 보고 참가하게 된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아무런 결과도 만들어지지 않았고, 우리가 원하는 건 말로만 하는 정책이 아니다. 회사는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고, 우리 역시 끝까지 밀고 몰아붙여서 싸워야 할 때다. 우리가 일상으로 돌아갈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민희 활동가는 “태안화력 김용균님의 사망 사고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했다면, 조금 더 안전한 발전소를 만들어냈다면 우리는 김충현 님의 비통한 죽음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며 발전 비정규직 사업장의 투쟁이 모든 노동자들의 삶을 대변하는 중요한 싸움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전에도 이낙연 총리의 해결한다는 약속만 믿다가 또 다른 희생을 치르게 되었다. 이제는 기다리지 말고 우리 스스로 투쟁하여 쟁취하자”고 촉구했다.

제용순 발전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지난 2018년 태안화력 발전소에서 고 김용균 노동자의 중대재해 참사에도 함께 투쟁하고, 승리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상시 지속 업무와 생명 안전 업무는 정규직 대상이라며, 정규직 전환이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발전노조 안의 도서전력지부 사례를 들며 해고는 살인이라 강조하고, “더 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 위원장은 “하청에서 또 하청으로, 15년간 일한 곳에서 업체만 12번 바뀌는 세상을 바꿔야 한다”며, “정의로운 전환과 발전 공기업 통합,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발전 노동자 하나 되어 투쟁하자”고 외쳤다.

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기후 위기 속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을 공공성과 안전망이 충분한 사회를 위한 기후 운동을 하고 있다”며, “발전소 노동자의 정의로운 전환은 단순히 일자리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위험을 줄이고, 어떻게 삶의 기반을 만드는가를 보여주는 과정이다. 사회가 책임지는 정의로운 전환, 공공이 주도하는 구조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자”고 외쳤다. 아리셀 산재 유가족 협의회는 “싸우지 않으면 하나도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정부와 노동부는 노동자가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 인권을 보장하라! 우리 하나 되어 똘똘 뭉쳐서 승리를 이끌어냅시다! 투쟁!”이라고 외치며 연대 투쟁을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고질적인 다단계 하청 구조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명확히 보여줬다. 정부와 기업은 더 이상 미봉책으로 일관하지 말고, 실제적인 정규직 전환과 안전한 노동 환경 조성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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