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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전 조합원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우정사업본부의 ‘집배업무강도’ 시스템 폐기와 집배원들의 산업재해 감소를 촉구하고 있다.
사회

집배원 산업재해 5배↑… 우정사업본부, ‘노동 강도 시스템’ 재도입 강행 논란

2025년 9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전 조합원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우정사업본부의 ‘집배업무강도’ 시스템 폐기와 집배원들의 산업재해 감소를 촉구하고 있다.
2025년 9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전 조합원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우정사업본부의 ‘집배업무강도’ 시스템 폐기와 집배원들의 산업재해 감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과거 인권 침해 논란으로 폐기했던 ‘집배업무강도’ 시스템을 최근 재도입하면서 집배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반 산업 평균보다 5배 이상 높은 재해율을 기록 중인 상황에서, 초 단위로 노동을 규제하는 시스템이 현장의 산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 초 단위로 감시하는 ‘인권 침해’ 시스템… 5년 만의 부활에 산재 우려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는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우정사업본부의 무리한 업무 강도 강화 정책을 규탄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집배업무강도’ 시스템은 집배원의 모든 동작을 81개로 세분화해 일반 편지 2.1초, 택배 30.7초 등 기계적으로 시간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노동자를 기계 부품처럼 취급한다는 비판 속에 지난 2020년 7월 폐기하기로 합의된 바 있으나,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9월 1일부터 전격 재도입하며 현장의 갈등이 폭발했다. 노조 측은 해당 시스템이 인력 충원의 필요성을 왜곡하고, 결원이 생겨도 보충 대신 동료가 업무를 떠안는 ‘겸배’를 강요하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결국 집배원들의 과로사와 산업재해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산업 평균 5배 넘는 ‘산재 왕국’ 오명… “정부 산재 예방 정책과 정면 배치”

집배 현장의 열악함은 객관적인 수치로도 증명됐다. 2023년 기준 집배원의 재해율은 3.76%에 달해 전체 산업 평균인 0.66%보다 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우정사업본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4,613건에 이르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업무량 과다와 겸배 등 업무 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우체국본부는 대통령실 앞 철야 농성을 이어가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 감소를 핵심 국정 과제로 내세운 만큼,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앞장서서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제도를 폐기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만을 앞세운 행정이 어떻게 노동자의 생존권을 침해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는 “변화하는 물류 환경에 대응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객관적인 업무량 측정 지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현장 집배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산재 예방을 위한 안전 대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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