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2024년 사업연도에 법인세 165억원을 추가 납부한 데 이어 약 2년 만에 다시 국세청 비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 수사도 이어지는 가운데 국정감사를 앞두고 윤재승 최고비전책임자(CVO) 등 오너 일가 관련 내부거래까지 조사 범위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 165억 법인세 추납 뒤 또 조사4국…리베이트 재수사도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2024년 회계연도 법인세추납액은 165억1798만원이다. 추납액 등이 반영되면서 평균유효세율은 58.72%로 나타났다. 2023년과 2025년 법인세추납액은 각각 0원이다.
대웅제약은 2024년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아 400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은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올해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지난 7월 2일 경기 화성시 본사에 조사 인력을 보내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착수일을 포함하면 이날로 82일째다.
대웅제약은 2024년 세무조사와 추징 건은 이미 종결된 별개의 사안으로, 현재 조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찰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 수사도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24년 4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공익신고에는 2022~2023년 영업사원 130여명이 병·의원 380여곳을 상대로 불법 리베이트 영업을 했다는 의혹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중원경찰서는 지난해 4월 사건을 불입건 종결했지만 부실수사 논란 이후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관됐다. 경찰은 지난달 7일 대웅제약 리베이트 사건의 수사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성남중원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대웅제약 영업사원들의 카드 사용 내역과 의료기관 관계자와의 접촉 경위 등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카드깡’이나 ‘상품권깡’ 여부도 확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실제 불법 리베이트에 이용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웅제약은 논란이 된 자료가 공식 문서가 아닌 영업사원의 CRM 활동 메모이며, 일부 직원이 성과를 과장해 작성한 내용이 합법적인 학술활동과 잘못 연결됐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특수관계자 용역비 34%↑…지배구조 정점엔 윤재승
대웅제약의 올해 상반기 특수관계자 용역·서비스 지급액은 약 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약 482억원보다 34% 증가했다. 반기보고서 ‘대주주 등과의 거래내용’에 기재된 계열사별 지급액을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결과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대웅바이오다. 대웅제약이 대웅바이오에 지급한 용역·서비스 비용은 242억9000만원에서 304억8000만원으로 약 62억원(25.5%) 증가했다. 이지메디컴에 대한 지급액은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10배로 늘었다.
지주사 (주)대웅과의 거래 규모도 컸다. 대웅제약은 상반기 (주)대웅에 용역·서비스 비용 227억8000만원과 경상연구개발비 123억8000만원 등 모두 351억8000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주)대웅의 지난해 연간 별도 매출액 739억8200만원의 47.6%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대웅은 윤재승 CVO가 지분 11.6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회사다.
올해 물적분할로 새로 생긴 비상장 계열사와의 거래도 있다. 대웅제약은 상반기 엠서클에 용역·서비스 비용 38억원을 지급했고, 시지바이오에서는 57억원어치 재고자산을 매입했다. 엠서클은 하나누리(옛 엠서클)가, 시지바이오는 에이하나가 올해 물적분할을 통해 각각 신설한 회사다.
대웅그룹의 오너 지배구조는 윤재승 CVO를 정점으로 두 갈래로 이어진다.
한 축은 상장 지주회사를 통한 ‘윤재승 CVO 등 오너 일가→(주)대웅→대웅제약 등 계열사’ 구조다. 다른 한 축은 윤 CVO 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사 계열로 ‘윤재승 CVO 등 오너 일가→블루넷→에이하나→시지바이오’로 이어진다.
대웅제약의 최대주주는 지분 52.29%를 가진 지주회사 (주)대웅이며, (주)대웅의 최대주주는 지분 11.64%를 보유한 윤 CVO다. 블루넷은 윤 CVO가 지분 53.1%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되며, 윤 CVO 일가 지분을 합하면 약 70%에 이른다.

창업주 고(故) 윤영환 명예회장의 3남인 윤 CVO는 2018년 8월 직원들을 상대로 한 폭언·욕설 녹취가 공개되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공개된 녹취에는 직원을 향해 “정신병자 XX 아니야”, “미친 XX네”라고 욕설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윤 CVO는 사과와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2022년 1월 CVO로 복귀했다.
현재 그룹은 별도의 회장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윤 CVO는 (주)대웅과 대웅제약, 한올바이오파마에서 미등기·비상근 임원을 맡고 있다.
반기보고서를 보면 (주)대웅 지분은 윤 CVO가 11.64%, 친인척인 윤재용 7.01%, 윤영 5.42%, 대웅재단이 9.98%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누리(옛 엠서클)와 디엔홀딩스가 각각 1.77%, 블루넷이 0.26%를 갖고 있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모두 38.04%다.
(주)대웅은 다시 대웅제약 지분 52.29%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웅재단 8.62% 등을 합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61.33%다. (주)대웅의 2025년 결산배당 가운데 윤 CVO 몫은 약 13억5000만원이다.
■ 지배구조 정점인데 ‘미등기’…과거 국감에도 대웅제약 소환
눈에 띄는 대목은 오너 일가가 지배구조 정점에 있으면서도 (주)대웅과 대웅제약 이사회에는 등기이사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웅제약 이사회는 이창재·박성수 각자대표와 박은경 사내이사, 독립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주)대웅 이사회에는 윤재춘 대표이사와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 독립이사 2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윤재춘 대표는 오너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다. 올해 3월 양사 정기주주총회의 이사 선임 안건에도 윤 CVO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등기 임원은 이사회 의결권이 없고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해임이나 이사 보수한도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도 아니다. 상법상 등기이사에게 적용되는 회사 및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도 원칙적으로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등기 여부만으로 경영 책임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상법 제401조의2는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이사에게 업무집행을 지시하는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이사와 같은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오너 일가 관련 내부거래도 살필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국세청이 조사 범위를 공개하지 않아 실제 조사 대상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수관계자 거래 증가 역시 현재 세무조사나 경찰 수사와 관련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윤 CVO는 리베이트 의혹 수사의 피의자로 거론된 바 없다.
대웅제약 경영진이 국감 증인석에 선 전례도 있다. 전승호 당시 대웅제약 대표는 2023년 10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쟁점은 리베이트가 아니라, 대웅제약이 경쟁사 메디톡스에 우호적인 SK증권 리포트의 발간을 막으려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의혹이었다. 해당 리포트는 그해 9월 초 예정대로 발간됐다.
당시 국감에서 전 대표는 “내용에 심각한 오류가 있어 내용증명으로 바로 대응했으나,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이후에 잘 따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대웅제약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대웅제약 관계자가 증인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경찰의 리베이트 수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사정보 유출 의혹으로 경찰서까지 압수수색을 받았고, 국세청 조사4국의 비정기 세무조사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윤 CVO나 대웅제약 경영진의 올해 국감 증인 채택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본지는 법인세추납액 165억원의 발생 사유와 2024년 추징금과의 관계, 이번 세무조사의 범위, 경찰의 카드 사용 내역 조사 여부 등을 대웅제약에 질의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이어서 사실관계를 확인해 드리기 어려운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조사 기간이나 구체적인 일정, 진행 상황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만 더 제가 다시 전화드리겠다”고 밝혔으나 기사 작성 시점까지 추가 답변이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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