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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026년 4월 4일 오전,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YT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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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혐의 강호동 회장과 ‘옵티머스 징계’ 배경주… NH투자증권 ‘보은·낙하산’ 논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026년 4월 4일 오전,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YTN 캡처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026년 4월 4일 오전,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YTN 캡처

1억 원대 금품수수와 재단비 유용 혐의… 강호동 회장 도덕성 도마 위

배경주 전 전무, ‘옵티머스 사태’ 중징계 전력이 전문성?

배 전 전무, 강호동 회장 선거 캠프 출신…친(親) 중앙회 인사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의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는 농협중앙회장이, 동시에 국내 3위 증권사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인선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시각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이 금융기관 수장 인사 과정과 맞물려 거론되는 구조 자체가, NH투자증권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1억원대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지난 4월 4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하룻밤 사이 밤샘 조사였다.

혐의는 단순하지 않다. 강 회장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둔 2024년 1월 전후, 농협 계열사와 거래 관계에 있는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억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적용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다.

정부 합동 특별감사에서는 강 회장이 농협재단 핵심간부를 통해 재단 사업비 약 4억 9천만 원을 유용, 자신의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임직원에게 답례품을 조달한 혐의도 드러났다. 정부는 위법 소지가 큰 14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 ‘뇌물수수 피의자’ 회장이 낙점한 ‘옵티머스 중징계’ 인사?

이 인물이 현재 NH투자증권의 신규 각자대표 인선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NH투자증권 새 각자대표에 배경주 전 자산관리전략총괄 전무가 유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금융 내부와 임추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배경주 전 전무의 각자대표 선임이 내부적으로 사실상 굳어진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각자대표 인선은 농협중앙회의 강력한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배경주 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총괄 전무. (사진=NH투자증권)
배경주 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총괄 전무. (사진=NH투자증권)

배 전 전무와 강호동 회장의 연결고리는 사람과 사람을 통해 이어진다. 배 전 전무는 강 회장의 당선을 물밑에서 지원한 호남 출신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을 통해 강호동 회장과 연결됐다고 전해진다. 선거 지원 네트워크가 금융기관 CEO 인사로 환류되는 전형적인 구조다.

배 전 전무의 이력에는 결정적인 오점이 있다. 옵티머스 펀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이고 자금을 끌어모은 뒤 전혀 다른 자산에 투자한 대규모 사기 사건이다. NH투자증권은 이 사태의 최대 판매사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약 3천억원 가까이 피해 보상했다.

배 전 전무는 옵티머스 펀드 사태 당시 임원으로 재직하던 인물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뒤 회사를 떠났다. NH투자증권 사업보고서에는 2022년 3월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 관련 부당권유 금지 위반(구 자본시장법 제49조)을 사유로 전직 전무에게 ‘감봉 3월 상당’의 제재를 부과한 사실이 기재돼 있다.

해당 제재는 현재 취소소송이 진행되면서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다만 제재의 집행 여부와는 별개로, 금융당국이 중징계 처분을 결정했던 사실 자체는 회사의 공식 공시를 통해 확인된다. 이 대목은 단순한 과거 이력 차원을 넘어, 향후 최고경영자 자격 요건과 직결되는 문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최고경영자 자격 요건으로 ‘건전한 금융거래 질서를 해친 사실이 없을 것’을 명시하고 있다. 중징계 이력이 있는 인사가 이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는, 인사 절차의 적정성과 함께 금융당국이 살펴봐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사상 최대 실적’에도 체제 변경 강행… 무너진 경영 불개입 원칙

회사 측은 각자대표 체제 전환의 명분으로 ‘전문성 강화’와 ‘IMA 사업 확장 대응’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설명은 최근 실적 흐름과 맞물려 설득력이 약해진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1분기 당기순이익 4,75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8.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6,366억원으로 120% 넘게 늘었으며, IB 부문에서는 IPO 주관 점유율 37.4%로 업계 선두를 유지했다. 2025년 연간 순이익은 1조 315억원으로 ‘1조 클럽’을 처음 달성했다.

전문성이 부족해서 체제를 바꾸는 게 아니다. 전문성이 검증된 경영진 체제가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바로 그 순간에, 구조를 뜯어고치는 것이다. ‘전문성 강화’가 명분이라면, 현재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전문성에 더 충실한 선택이다.

실상 그 배경에는 NH농협금융지주·농협중앙회와의 인사권 갈등이 있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중앙회가 자신들과 가까운 친중앙회 인물을 대표로 선임하려 했다는 해석이다.

절차도 석연치 않다. NH투자증권 임추위는 지난 2월 12일 제1차 위원회를 열고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했다. 현재까지 총 5차례 위원회를 열면서 후보자를 논의했으나, 윤 대표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농협금융지주에서 대표이사 체제 전환을 논의하자고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다섯 차례나 임추위를 돌린 끝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갑자기 지배구조 체제 전환으로 판을 바꾼 것이다. 사실상 중앙회의 낙점 후보를 끼워 넣기 위해 기존 절차를 무력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이번 NH투자증권의 각자대표 체제 도입은 이른바 ‘임종룡 가이드라인’으로 불렸던 농협중앙회의 NH투자증권 ‘경영불개입’ 원칙과, 이를 더 이상 인정하지 않으려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인사권 행사 의지 사이에서 양측의 입장을 모두 반영한 타협안이라고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경영 불개입 원칙을 무력화하는 수단이 ‘각자대표 체제’라는 뜻이다.

NH투자증권 노동조합은 “이번 각자대표 체제에 대해 낙하산 인사에는 반대한다”며 “증권업 경험이 없는 인사가 대표로 오는 것 또한 같은 입장”이라고 공식 성명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WM부문 대표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낙하산 인사인 상황이기에 조직 내 화합이 과제”라고 말했다. 수장이 둘로 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조직 내부의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로 출발한다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체제 전환의 명분은 처음부터 허물어진다.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투명성의 첫 번째 시험대가 바로 지금 NH투자증권 임시 주주총회다. 피의자의 그림자가 드리운 낙하산 인사를 주주와 감독당국이 어떻게 판단할지, 그 결과가 한국 금융 지배구조의 현주소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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