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 경쟁력 강화와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해 쓰여야 할 농업정책자금의 대규모 부적격 대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5년간 2천억 원이 넘는 막대한 혈세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낭비된 것으로 나타나 부실한 대출 심사 기준과 안일한 관리·감독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재편 요구가 비판의 요지다.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업정책보험금융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농업정책자금 집행 과정에서 총 2,065억 원(5,067건)에 달하는 대규모 부적격 대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영농을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국가 재원이 관리 부실로 인해 실제 필요한 농민들에게 돌아가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연도별 부적격 집행 규모는 2020년 241억 원(1,082건), 2021년 295억 원(825건), 2022년 465억 원(1,066건), 2023년 398억 원(982건), 2024년 396억 원(801건), 2025년 1~6월 271억 원(311건)으로 집계돼, 지난 5년간 연평균 약 36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이 부적격하게 쓰였다.
■ 대출기관 귀책 규모 758억 원, ‘규정 위반’ 최다
특히 전체 부적격 대출금 가운데 대출 기관의 귀책으로 발생한 금액은 758억 원(2,314건)으로, 전체 건수 대비 45.7%, 금액 대비 36.7%를 차지했다. 대출기관 귀책 유형으로는 ‘관련 규정 위반 대출’이 727억 원(2,08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사후관리 불철저’ 30억 원(150건), ‘부적정한 대손보전’이 2억 원(77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출기관이 농업인 자격, 사업계획의 적정성 등 필수적인 심사 요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규정을 무시한 채 대출을 실행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출기관의 부실한 심사 기준과 안일한 절차 관리가 반복되면서 농업정책자금의 건전성이 훼손되고 필요한 농가에게 지원될 자금이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한편, 사업자 귀책으로 발생한 부적격 대출금은 1,307억 원(2,753건)으로, ‘목적 외 대출금 사용’이 1,078억 원(1,677건), ‘중도회수 사유발생’이 228억 원(1,076건)으로 집계됐다.
■ 윤준병 의원, “관리·감독 시스템 근본적 재편해야” 질타
윤준병 의원은 “지난 5년간 2천억 원이 넘는 막대한 농업정책자금이 부적격 대출로 인해 낭비된 것은 실제 자금 지원이 절실한 다수의 선량한 농민들이 그 혜택을 빼앗긴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자 귀책뿐만 아니라 부실한 대출심사로 부적격 대출을 해준 대출기관의 문제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점은 농업정책자금 관리·감독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대출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대출 심사기준 및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부적격 대출이 반복되지 않도록 심사 부실기관에 대한 엄중한 징계와 책임 추궁을 통해 농업정책자금이 실제 필요한 농업인들에게 적시적소에 지원될 수 있도록 즉각적인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정책자금이 5년간 2천억 원 넘게 부적격하게 집행된 것은 혈세 낭비 차원을 넘어 실제 농업인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대출기관은 부실한 관리 시스템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