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시민사회 단체들이 국민연금공단 신임 이사장 선임 절차를 앞두고 이사장이 제도의 공공성 강화, 노동권 존중, 외부 개입 차단 의지를 갖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사회 제 단체는 30일 오전 10시 30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노동시민사회가 바라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조건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민연금공단 신임 이사장 공모는 11월 5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하며 임명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단체들은 국민 노후 복지와 자본시장에 큰 영향력을 가진 공공기관의 수장 임명이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다섯 명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중 임기를 제대로 채운 인원은 단 한 명에 그쳤고, 이로 인해 기관 운영의 난맥상과 책임성 상실이 심화된 점이 지적됐다. 심지어 일부 이사장은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임기 중 구속되는 등 제도 발전과 기금 운용에 위험 요인이 되기도 했다고 단체들은 언급했다.
■ 연이은 투자 실패 및 기강 해이 등 문제점 지적
국민연금공단은 그동안 대내외적 문제를 노출했다. 수탁자 책임 활동을 방기하고 투기자본 MBK에 대한 투자로 국민 노후 자금에 손실을 끼쳤으며, 국민연금 기금 투자 기업인 한국 옵티칼의 정리해고 사태에서 사회적 역할 이행이 미흡했다고 밝혔다. 공단 내부적으로도 갑질, 괴롭힘 관리자가 솜방망이 처벌 후 복귀하는 등 기강이 무너졌고, 연구보고서의 비정상적 비공개 결정 논란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이 미흡한 상태가 지속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한성규 부위원장은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7.4%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 32.9%보다 낮게 나타났다”는 한국고용복지학회의 인식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한 부위원장은 “연금개혁 과정에서 정부는 거짓과 날조를 서슴치 않았고 잘못된 기금운용도 신뢰를 훼손해 왔다”며, “윤석열 정부는 국민연금의 신뢰를 높이고,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세대 갈라치기와 금융시장 만능론, 전직 관료 등 적합하지 않은 인사가 거론되는 것에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 정치적 독립성 확보 및 수탁자 책임 의식 요구
참여연대 김은정 협동사무처장은 “공단이 정치로부터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책임 있는 공공적 운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이사장들이 장관, 정치인 등 정치적 배경을 가진 인물로 주로 임명되어 공단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약화되고 정권에 종속될 우려를 키워왔다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정치적 안배를 넘어 시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공적 제도에 걸맞은 전문성과 책임 의식을 갖춘 인물이 임명되어야 한다”며, 이사장은 “시민의 미래를 대신 맡은 공적 자산의 수탁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강성규 공공기관사업본부장은 국민연금은 1,300조 원의 기금을 운영하는 대한민국 최대 공공기관이라고 설명하며, “국민연금 이사장은 기금의 수익성보다 제도의 공공성, 효율보다 국민의 신뢰, 통제보다 노동존중의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오종헌 위원장은 연금 노동자 대상 무기명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자격 요건을 제시했다. 제도와 관련하여 ‘공적연금 축소’ 연금개악에 반대하며 공공성 강화 입장을 견지하고, 국민연금-기초연금 관리 운영 일원화 등 제도화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금운용과 관련해서는 외부의 개입과 간섭을 차단하고 기금운용의 자율성을 확보하며, 수탁자 책임 활동을 성실히 이행하여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할 인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단 운영에 대해서는 기재부, 복지부의 과도한 지배 개입을 차단하고 노동기본권 및 노사자치주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노동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시민사회는 이사장 선임이 국민연금의 공공성을 높이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중대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함량 미달의 인사가 임명될 경우 국민과 함께 공공성과 노동권을 지켜내는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