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7일 성명을 내고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결과가 의료 취약층 외면 및 도시 거주 20~40대 편익 증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영리 추구 민간 플랫폼 진입이 의료영리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공공 플랫폼만을 통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의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7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철학자 랭던 위너의 “기술은 인간의 인간됨을 만들어가는 삶의 형식이며, 기술이 정치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기술의 정치학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인용하며 비대면 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 논의를 비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정부가 ‘의료 취약지 및 취약계층의 접근성 향상’을 명분으로 지속해왔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결과는 정부의 목적과 상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대한의학회지에 실린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한 비대면진료 시범산업 현황 분석」(김정연 외)에 따르면, 섬 및 오지 거주자 환자는 비대면 진료 환자 전체의 0.2%에 불과했다.
■ 비대면 진료, 도시에 거주하는 20~40대의 편익만 증가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 7월 읍면 거주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해당 조사에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읍면 거주자는 5% 수준이었으며, 60대 이상은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비대면 진료는 의료 취약지와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대신, 도시에 거주하는 20~40대의 편익만 증가시킨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설명이다.
민주노총은 비대면 진료 도입 취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난 이유로 영리 추구 기업이 플랫폼을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은 이윤 획득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으며, 도시에 거주하는 20~40대를 대상으로 사업을 할 때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의 공공성에는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 민간 플랫폼 진입, 의료영리화의 시발점 우려
나아가 민간기업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은 투자자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의료법이 영리법인의 의료시장 진입을 금지하는 강한 규제 영역임에도 수천억 원의 투자가 이들 기업에게 이루어졌으며, 이는 민간 기업의 시장 진입이 허용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민주노총은 비대면 진료의 민간 플랫폼 진입을 허용하는 것은 의료라는 공적인 영역을 금융 등 영리 추구를 위한 민간에 개방하는 것이며, 이는 의료영리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어 기술 사용에 대한 선택은 정치적이며, 지난 5년간의 결과를 통해 민간기업 진입 시 발생할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정부와 국회가 공공이 아닌 민간기업의 진입을 허용하는 것은 ‘의료 취약지 및 취약계층의 접근성 향상’과 ‘의료의 공공성’을 외면하고 ‘자본의 이윤’을 대변하고 ‘의료영리화’를 선택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며 공공 플랫폼만으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의료법을 개정을 요구했다.
이번 시범사업 분석 결과는 비대면 진료의 기술적 도입이 사회적 형평성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된다. 국회는 의료 공공성 및 취약계층 접근성 향상이라는 본래의 입법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 민간의 영리적 요소를 배제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