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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한양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한양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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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양증권, 손실 더 큰 본부엔 한도 늘려주고 본부장 승진…적은 쪽은 강제청산에 해임

면직 후 다른 조직 5.2억·8억 손실에도 제재 없었다는 주장…한양증권 세 차례 질의 무응답

한양증권이 월 손실한도를 넘긴 두 본부를 정반대로 처리했다는 주장이 전 ST본부장이 법원에 낸 준비서면에서 제기됐다.

손실 규모가 더 큰 본부에는 한도를 늘려 거래를 계속하게 했고 그 본부장은 올해 초 임원으로 승진했다. 손실이 더 적었던 본부는 전 딜러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고 본부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16일 본지가 확보한 전 한양증권 ST본부장이 한양증권과 김병철 대표이사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자료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지난 8월 12일자 준비서면에서 CM본부가 2025년 4월 손실한도 5억원을 초과해 5억8000만원의 손실을 내자 손실한도를 8억원으로, 성과유보금액을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각각 증액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ST(Sales and Trading)본부는 2025년 9월 월 손실 3억6000만원을 내자 차익거래를 제외한 전 딜러의 포지션이 즉시 강제 청산됐다. 소속 부장은 한 달간 운용이 정지됐고, 전 ST본부장은 다음 달 본부장직에서 면직된 뒤 근로계약도 갱신되지 않았다.

한양증권 위험관리지침 제20조 제2항 단서는 실무위원회의 사전 승인이 있는 경우 강제 정리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전 ST본부장 측은 ST본부 역시 CM본부처럼 한도 증액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ST본부의 손실한도도 4억원으로 올려줬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 ST본부장 측은 이미 포지션이 모두 청산돼 손실이 확정된 뒤 이뤄진 사후 구두 통보였기 때문에 거래를 계속하며 손실을 복구할 기회를 얻은 CM본부의 증액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두 본부장의 이후 행로도 엇갈렸다. 한양증권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CM본부장은 미등기 상무로 재직기간 6개월, 임기만료일은 2027년 12월 31일이다. 2026년 초 임원으로 선임된 것이다.

전 ST본부장 측은 CM본부장 개인의 월중 손실이 2025년 1분기 중 10억원을 넘었는데도 거래 정지나 강제 청산 등의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월중 2억~3억원의 손실을 낸 ST본부 소속 부장은 5개 채권 본부 가운데 유일하게 거래 정지 처분을 받았다는 것이다.

회사 스스로 법정 서면에서 CM본부의 손실한도를 실제 증액했다고 밝힌 만큼, 원고 측은 한도 초과 시 예외 조치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본부별 적용 기준이 쟁점이라고 주장했다. 준비서면에는 “이 사건에서 다투어지는 것은 내규의 존재가 아니라 그 적용의 자의성”이라고 적었다.

2025년 10월 전 ST본부장이 조직관리 역량 부족 등을 이유로 면직된 이후 ST본부 인력은 잇따라 회사를 떠났다. 외부에서 영입된 부장이 2025년 중 리딩투자증권으로 옮겼고, 2026년 6월에는 또 다른 부장과 과장이 같은 회사로 이직했다. 8월에는 결제 업무를 맡던 대리가 우리투자증권으로 옮겼다.

김병철 한양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한양증권)
김병철 한양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한양증권)

■ “조직관리 실패”라며 본부장 내보냈지만…11개월 만에 조직 해체

후임 체제 인력도 이탈했다. 전 ST본부장 면직 당시 센터장에 오른 이사가 2026년 9월 초 퇴사했고, 또 다른 이사와 사원도 퇴사를 앞둔 것으로 파악됐다. 전 ST본부장이 관리했던 채권 부서는 면직 약 11개월 만에 사실상 해체된 상태가 됐다.

회사는 재판에서 전 ST본부장이 영입한 인력 다수가 1년 내 퇴사한 점 등을 조직관리 실패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전 ST본부장 측은 사내 21개 사업본부 중 세전이익 7위였던 조직의 구성원들이 면직 이후 순차적으로 이탈했다며 오히려 “원고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라고 반박했다.

잔류 직원에게 제시된 조건도 쟁점이다. 전 ST본부장 측은 2025년 9월 사직 의사를 밝혔던 직원들이 잔류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손실을 회사가 부담하는 조건과 센터장 승진, 운용한도를 2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확대하는 조건 등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손실 정산 관행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전 ST본부장이 부서원들에게 개인 자금으로 손실을 보전하도록 요구했다고 주장해 왔다. 전 ST본부장 측은 회사가 준비서면에서 직원들과 재계약하면서 개인에 의한 손실 보전을 ‘철폐’하기로 했다고 진술한 점을 들어 회사 역시 기존 관행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전 ST본부장 측은 이런 관행이 ST본부에만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채권시장본부와 CM본부에서도 직원이 개인 자금으로 손실을 정산한 사례가 있었는데 자신에게만 준법·윤리의식 부족을 이유로 책임을 물었다는 주장이다.

면직 이후 다른 조직의 손실 처리 사례도 제시됐다. 전 ST본부장 측은 ST본부 잔여 인원으로 재편된 채권시장센터가 2025년 11월 7일 기준 누적 손실 5억2000만원을 넘겼지만 강제 청산이나 거래 정지가 없었고, 2026년 5월에도 채권시장본부가 소속 부장의 월중 손실 8억원 등에 따라 본부 손실한도를 초과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종전 서면에서 2025년 11월 40억원 이상의 손실을 낸 조직을 FICC본부로 기재했던 것은 자본시장본부를 잘못 지칭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40억원이라는 손실 규모 역시 아직 법정에서 확인된 수치는 아니며, 전 리스크본부장에게 들은 내용으로 향후 손익보고서가 제출되면 확인될 것이라는 게 전 ST본부장 측 설명이다.

전 ST본부장이 지난 4월 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의 청구액은 10억300만원으로, 총 손해배상 추산액 28억4300만원 가운데 일부다. 이 중 4300만원은 2025년 4분기 미지급 성과급이다.

한양증권의 최대주주는 KCGI가 운용하는 케이씨지아이제2호사모투자합자회사다. 2025년 6월 18일 학교법인 한양학원과의 주식양수도 계약이 종결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고 같은 날 김병철 대표를 포함한 이사 5명의 선임 효력이 발생했다. KCGI는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운용사다.

본지는 한양증권에 CM본부와 ST본부에 다른 기준이 적용된 근거, CM본부장의 손실 및 승진 경위, 다른 본부의 손실한도 초과 시 조치 여부, 손실 정산 관행과 ST본부 인력 이탈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회사는 답변을 거부했다. 회사는 앞선 두 차례 질의에도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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