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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부채 1.4조 늪…’적정’ 받던 콘텐트리중앙, 5개월 만에 ‘의견거절’

계열사인 제이티비씨와 중앙일보가 지난 6월 19일 나란히 어음 부도를 낸 지 두 달, 이번에는 그룹 콘텐트 부문 상장사의 재무제표가 외부감사인의 확인을 받지 못했다.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콘텐트리중앙이 올해 반기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았다. 지난 3월 제출한 2025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적정’ 의견을 받은 지 약 5개월 만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은 지난 14일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반기 검토의견이 ‘의견거절’이라는 사실을 함께 공시했다. 반기 재무제표를 검토한 삼일회계법인은 연결·별도 재무제표 모두에 대해 ‘의견거절’을 냈다.

콘텐트리중앙은 중앙그룹의 콘텐츠 부문을 맡고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다. 영화관 사업을 하는 메가박스중앙 지분 95.98%와 드라마·영화 제작사 에스엘엘중앙 지분 53.82%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중앙피앤아이로 지분 38.63%를 갖고 있으며, 중앙일보도 2.44%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집단 ‘중앙’의 동일인(총수)은 홍석현 중앙그룹 회장이다.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이다.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1조4천145억원 많았다. 별도 기준으로도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2천798억원 웃돌았다.

실적도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4천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5천407억원보다 22% 줄었다. 영업손실은 613억원, 순손실은 1천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손실 105억원, 순손실 848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 자본 74% 감소…자산은 그대로인데 부채만 3천557억 늘어

재무구조는 더 빠르게 악화됐다.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지난해 상반기 말 4천64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천207억원으로 3천436억원, 74% 감소했다.

사진 제공=콘텐트리중앙
사진 제공=콘텐트리중앙

반면 자산총계는 같은 기간 2조4천806억원에서 2조4천928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부채총계는 2조163억원에서 2조3천720억원으로 3천557억원 증가했다. 자산 규모는 비슷한데 부채가 늘고 자본이 급감한 셈이다.

삼일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특수관계자 금융자산과 현금창출단위, 이연법인세자산, 선급금, 파생상품 등의 평가와 우발부채·충당부채, 종속기업에 대한 지배력 보유 판단 등에 대해 “주요 검토절차 수행에 필요한 충분하고 적합한 검토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불과 5개월 전 상황과는 크게 달랐다. 콘텐트리중앙은 지난 3월 18일 제출한 2025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연결·별도 모두 ‘적정’ 의견을 받았다. 당시 공시에는 계속기업 존속불확실성 사유 해당 여부가 ‘미해당’, 감사의견과 관련 없는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기재 여부도 ‘미기재’로 적혀 있었다. 당시 감사인은 안진회계법인이었다.

당시 확정된 2025년 연결 매출은 1조833억원,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3년 만에 연간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순손실은 연결 기준 931억원, 별도 기준 1천342억원에 달했다.

■ 회생절차 개시…1천700억 출자도, 800억 전환사채도 멈췄다

콘텐트리중앙은 지난 6월 1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법원은 6월 30일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사건번호는 2026회합1104다. 법원은 별도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대표이사를 관리인으로 봤다. 현재 관리인은 홍정인·이중원 각자 대표이사다.

홍정인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 대규모기업집단 공시에서 동일인 홍석현 회장의 혈족 1촌으로 기재돼 있으며 메가박스중앙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이중원 대표는 지주회사 중앙홀딩스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회생절차를 전후해 주요 거래도 잇따라 중단됐다. 종속회사 에스엘엘중앙 주식 934만6천960주를 1천700억원에 취득해 지분을 63%로 늘리려던 계획은 무산됐다.

회사는 6월 15일 정정공시에서 “외부 자금조달 절차가 지연됨에 따라 당초 예정된 취득예정일까지 주식 취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취득예정일 항목도 빈칸으로 바뀌었다.

제작사 이매지너스 지분 10.30%를 368억원에 취득하기로 한 건 역시 6월 30일 정정공시에서 취득예정일이 삭제됐다.

2021년 5월 발행한 800억원 규모 제17회 사모 전환사채(CB)는 만기가 사라졌다. 당초 만기일은 2026년 6월 30일,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복리 8.478%였다.

회사는 6월 30일 정정공시에서 만기이자율과 원금상환방법을 삭제하고 “미상환 사채 액면금 800억원의 만기는 발행회사와 사채권자가 합의하여 별도로 정한다”고 변경했다.

같은 날 자기 전환사채 만기 전 취득 결정 공시에서도 취득금액 1천214억원과 지급예정일 2026년 6월 30일이 함께 삭제됐다.

■ 메가박스도 회생…계열사 자금 부담까지 겹쳐

계열사 관련 부담도 상당하다. 반기보고서 기준 콘텐트리중앙의 별도 대여금 잔액 1천997억원 가운데 1천690억원이 메가박스중앙에 대한 대여금이다. 상반기에도 10억원을 추가로 빌려줬다.

콘텐트리중앙은 메가박스중앙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500억원과 300억원 등 800억원 규모의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제작 이행보증 76억원도 별도로 제공 중이다.

자산총액 8천906억원으로 콘텐트리중앙 연결 자산의 35.76%를 차지하는 주요 종속회사 메가박스중앙 역시 지난 6월 30일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그룹의 다른 계열사도 6월 이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제이티비씨는 6월 19일 기업어음 360억원이 부도 처리됐다고 공시했다. 회생절차 개시신청에 따른 재산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으로 법원 허가 없이는 채무 변제가 제한된 데 따른 ‘법적제한’ 사유로, 회사는 “최종부도에 따른 거래정지처분 사유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제이티비씨는 회생절차 개시신청과 함께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절차를 신청해 개시 여부 결정이 보류된 상태이며, 보류 기한은 7월 30일 법원 결정으로 8월 30일까지 연장됐다.

중앙일보는 같은 날 어음 220억원이 최종부도 처리됐다고 공시했다.

한양증권이 보유한 기업어음에 대해 기한이익상실을 이유로 조기 상환을 요구했으나 예금 부족으로 변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당 어음의 원래 만기는 2026년 12월 7일과 2027년 3월 30일이었다. 중앙일보는 7월 10일 하나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하는 금융채권자협의회의 공동관리절차, 이른바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며 채권행사 유예기간은 10월 8일까지다.

자금 확보 방안으로 거론된 에스엘엘중앙 보유 티빙 지분 매각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회사는 6월 22일과 7월 21일 두 차례 해명공시에서 “다양한 전략적 대안에 대하여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재공시 예정일은 오는 10월 20일로 미뤄졌다.

메가박스중앙과 롯데컬처웍스의 합병 양해각서(MOU)는 지난 6월 30일 기한이 지나면서 해제됐다. 2025년 5월 첫 보도 이후 5차례 미확정 해명공시를 거친 끝에 나온 결론이다.

회생절차는 이제 채권 조사 단계로 넘어간다. 서울회생법원이 정한 콘텐트리중앙의 회생채권·회생담보권·주식 신고기간은 18일 종료되며, 법원은 19일부터 9월 15일까지 신고된 채권을 조사한다. 메가박스중앙의 신고기간은 9월 1일까지다.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은 메가박스중앙이 12월 1일, 콘텐트리중앙이 12월 15일이다. 회사는 “회생계획에 대한 최종 인가 및 회생절차의 성공적 종결 여부를 현 시점에서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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