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 보통주 유상감자로 약 400억 회수…인수 2년 만에 배당까지 870억 환급
필리핀 자본에 인수된 컴포즈커피가 매년 수백억 원대 배당에 이어 올해 1월에는 약 400억 원 규모의 유상감자까지 단행했다. 인수 2년여 만에 배당과 감자를 합쳐 최대주주 측으로 돌아간 자본이 약 870억 원에 이른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컴포즈커피는 지난 1월 8일 임시주주총회 결의로 보통주 3,446주를 주당 1,161만 원에 되사들여 없앴다. 유상감자란 회사가 주주에게 현금을 주고 그 주식을 사들여 소각하는 것으로, 배당과 함께 회사 자본을 주주에게 직접 돌려주는 방법이다. 이 감자로 지분 100%를 가진 졸리케이 주식회사가 약 400억 원을 받았다. 앞서 배당으로도 2024년 251억 원, 2025년 221억 원이 졸리케이로 빠져나갔다.
졸리케이는 필리핀 졸리비푸즈(Jollibee Foods Corporation)가 주도한 컨소시엄이 컴포즈커피 인수를 위해 세운 지주회사다. ‘토종’ 저가 커피 브랜드로 알려진 컴포즈커피는 창업주 양재석 전 대표가 지분 전량을 보유했으나, 2024년 졸리비 컨소시엄에 약 4,700억 원에 팔렸다. 당시 지분은 졸리비 측 70%,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코리아 25%, 졸리비 계열 타이탄다이닝 5%로 나뉘었다.
■ 1년 만에 매출 3배…상품유통·계열 내부거래로 외형 키워
자본이 빠져나가는 사이 사업 구조도 확 달라졌다. 2025년 매출액은 약 3,003억 원으로 1년 전(약 893억 원)의 3.4배로 불었다. 이전에는 없던 상품 판매 매출이 2,517억 원이나 새로 잡힌 영향이다. 그러나 여기에 들어간 원가도 274억 원에서 2,191억 원으로 함께 급증하면서 영업이익은 약 399억 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데 그쳤다. 매출에서 원가를 뺀 이익의 비율은 69%에서 27%로 뚝 떨어졌다. 덩치는 커졌지만 남는 장사는 아니었던 셈이다.
이런 외형 확장의 한가운데에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있다.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같은 그룹 계열사인 컴포즈커피스마트팩토리로부터 원재료 등 724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1년 전 같은 거래액(약 7,300만 원)의 약 990배다. 다만 새로 생긴 상품매출 전부가 이 내부거래에서 나온 것은 아니며, 외부에서 사들인 물량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배당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중간배당으로 약 145억 원(순이익의 43.7%)을 지급했고, 최대주주 졸리케이가 그해 실제 받아 간 배당금은 전년도 결산분을 합쳐 약 221억 원이다. 이와 별도로 컨소시엄에 참여한 사모펀드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코리아는 수수료 명목으로 지난해 약 19억 원(2024년 약 8억 원)을 받아 갔다.
■ 거슬러 보니, 인수 첫해 배당의 밑천은 ‘일회성 이익’
고배당의 출발점인 20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배당의 성격이 더 분명해진다. 창업주가 회사를 갖고 있던 2023년 배당금은 약 19억 원(순이익의 11.6%)이었지만, 필리핀 자본에 넘어간 첫해인 2024년에는 약 326억 원으로 한 해 만에 16배가량으로 뛰었다. 순이익 대비 배당 비율도 67.9%에 달했다.
그런데 이 배당의 밑천이 된 2024년 순이익 약 480억 원 가운데 상당액은 커피를 팔아 남긴 돈이 아니었다. 본업 밖에서 들어온 이익 174억 원 중 약 153억 원(87%)이 한 번 생기고 마는 일회성 이익이었다. 창업주 시절 관계사인 미래컨트롤의 빚을 대신 갚아주기로 했던 100억 원 규모의 보증 부담이 사라지고, 이 회사에 빌려줬던 돈을 모두 돌려받으면서 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 뒀던 돈(약 53억 원)을 다시 이익으로 환원한 결과다.
다만 2024년 배당금(326억 원)은 그해 영업이익(약 400억 원)보다는 적어, 본업으로 번 돈만으로도 배당 재원은 마련된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일회성 이익이 순이익을 부풀리면서, 겉으로는 ‘많이 벌어 많이 나눠 준 것’처럼 비치게 됐다. 인수 첫해 고배당이 이뤄질 당시 회사를 대표한 집행임원은 김진성이었고, 삼성전자·AJ토탈 등을 거쳐 지금 회사를 이끄는 김홍석 대표는 2025년 7월에 취임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컴포즈커피가 국내 가맹점주와 소비자를 상대로 올린 수익을 국내 재투자보다 주주 환원에 집중하고, 배당과 감자로 빠져나간 돈의 대부분이 해외 인수 주체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국부 유출’ 논란을 제기한다.
반면 배당과 유상감자를 통한 투자금 회수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라는 시각도 있다. 4,700억 원을 들여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회수는 예견된 수순이며, 회사는 국내에서 고용과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 또 최대주주 졸리케이의 지분 4분의 1은 국내 사모펀드 몫이어서, 빠져나간 돈 전액이 필리핀으로 가는 구조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