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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겸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회장 (출처=현대백화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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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 충격 가시기도 전에…정교선 회장의 현대홈쇼핑, ‘일베 표현’ 또 터졌다

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겸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회장 (출처=현대백화점그룹)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겸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회장 (출처=현대백화점그룹)

유통업계가 ‘혐오 마케팅’ 리스크로 전례 없는 경각심을 공유하던 그 시점에, 현대홈쇼핑이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이른바 ‘일간베스트(일베)’ 식 혐오 표현을 여과 없이 내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으로 업계 전체가 혐오 마케팅 리스크를 최고 수위로 경계하던 시점에서 불과 1주일 남짓 만에 벌어진 이번 사태는, 경보가 이미 울린 후에도 현대홈쇼핑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음을 드러낸다. 현대홈쇼핑을 16년간 이끌어 온 각자 대표이사이자 현대백화점그룹 오너 일가 3세인 정교선 회장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탱크데이’ 직후 되풀이된 혐오 표현…반복된 논란이 증명하는 시스템의 구멍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최근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전라도 여행지 콘텐츠를 게시하며 “전라도 갈 땐 여권 챙기지 마세요”, “여권 말고 숟가락 챙겨라”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이는 전라도를 별개의 국가로 치부하며 비하하는 극우 커뮤니티 ‘일베’의 전형적인 혐오 표현이다.

현대홈쇼핑 공식 유튜브·인스타그램에 게시됐다가 삭제된 ‘전라도 4기 여행’ 콘텐츠 화면. “여권 챙기지 말고 숟가락 챙겨라잉”이라는 일베식 지역비하 표현이 그대로 노출됐다. (JTBC 사건반장 방송 캡처)
현대홈쇼핑 공식 유튜브·인스타그램에 게시됐다가 삭제된 ‘전라도 4기 여행’ 콘텐츠 화면. “여권 챙기지 말고 숟가락 챙겨라잉”이라는 일베식 지역비하 표현이 그대로 노출됐다. (JTBC 사건반장 방송 캡처)

사측은 “전남도청 공식 블로그에 게재된 문구를 참고했을 뿐 비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하며 영상을 즉각 삭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전남도청 블로그에 유사 표현이 실재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만큼 해명이 완전한 허구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출처가 어디든, 해당 표현이 지역 혐오 코드로 광범위하게 유통된다는 사실은 간단한 검색으로 확인 가능한 수준이다. ‘의도 없음’과 ‘관리 부재’는 별개의 문제다.

더 결정적인 것은 타이밍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 이벤트를 기획해 광주 시민들의 공분을 샀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스타벅스 대표를 전격 해임하고 대국민 사과에 나설 만큼 유통업계 전체를 뒤흔든 초대형 경보였다. 그 직후 현대홈쇼핑은 동일한 유형의 사고를 그대로 냈다. 경보가 울렸는데도 문을 잠그지 않은 것이다.

이번 사태가 실무자 개인의 실수로 치부될 수 없는 이유는 현대홈쇼핑에서 콘텐츠·방송 관련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2023년 1월 소속 쇼호스트 정윤정 씨가 생방송 도중 욕설을 내뱉어 전국적 파문이 일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법정 제재인 ‘경고’를 의결했다. 경향신문은 현대홈쇼핑이 해당 징계 이후 방심위원에게 접촉을 시도했다고 단독 보도하기도 했다. 현대홈쇼핑은 2022년 자체 방송평가위원회를 신설하고 2023년 정윤정 사건 이후 역할을 확대하며 “방송 윤리 강화” 의지를 공표했다. 그러나 3년 가까이 지난 지금, SNS 콘텐츠를 통해 지역 혐오 표현이 그대로 노출됐다.

현대홈쇼핑 공식 SNS에 올라왔다가 삭제된 ‘전라도 4기 여행’ 콘텐츠. “전라도 여행갈 땐 여권 대신 수저 챙기세요”라는 문구가 명확히 노출돼 지역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JTBC 사건반장 방송 캡처)
현대홈쇼핑 공식 SNS에 올라왔다가 삭제된 ‘전라도 4기 여행’ 콘텐츠. “전라도 여행갈 땐 여권 대신 수저 챙기세요”라는 문구가 명확히 노출돼 지역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JTBC 사건반장 방송 캡처)

현대홈쇼핑의 2026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보호위원회와 채널편성위원회가 마케팅 활동을 검토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으나, SNS·디지털 콘텐츠를 명시적 검토 대상으로 규정한 내용은 없다. 혐오 표현을 사전에 필터링하는 전담 조직이나 기준 역시 공시 어디에도 기재돼 있지 않다. 방송 윤리 체계를 손봤지만 디지털 콘텐츠 영역은 여전히 검수 사각지대였던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12월 현대홈쇼핑이 직매입 상품의 양품화 비용을 납품업자에 전가하고 계약 서면을 지연 교부한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방심위도 과장 방송을 이유로 제재한 전례가 있다. 방송 윤리·협력사 갑질·디지털 콘텐츠 관리에 이르기까지, 반복된 논란이 정교선 체제 아래 누적돼 왔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홈쇼핑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법규 위반으로 행정적·사법적 제재를 받았거나 배임·횡령 등의 판결을 받은 자,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행위 혐의로 기소된 자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았을 때 기업가치의 훼손 또는 주주 권익의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를 이사로 선임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명시한다. 아울러 “재직 중 이러한 부정적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인사위원회 규정을 근거로 인사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기재하고 있다. 열거된 조치 기준이 법적·형사적 제재 중심이어서 이번 사태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기업가치 훼손’이라는 포괄적 기준이 해석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문책 요구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 상장폐지 앞둔 악재…외형 성장에 가려진 수익성 하락과 오너 일가의 셈법

정교선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고(故)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형인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과 함께 그룹 형제경영 체제의 한 축을 담당한다. 경복고와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아델파이대학에서 MBA를 취득한 뒤, 2004년 현대백화점에 부장으로 입사해 이사(2005년)·상무(2006년)·전무(2007년)·부사장(2008년)을 거쳐 2009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입사 5년 만의 대표이사 취임이었다.

현대홈쇼핑 전경(출처=홈쇼핑 제공)
현대홈쇼핑 전경(출처=홈쇼핑 제공)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교선 회장은 전문경영인 한광영 대표이사와 함께 현대홈쇼핑의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상근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2025년 보수 총액은 23억7,900만 원(급여 19억400만·상여 4억7,500만 원)이다. 상여 산정 기준에는 ‘별도 기준 매출 1조899억 원·영업이익 773억 원 달성’이라는 계량 지표와 함께, 비계량 지표로 ‘ESG 경영 실천’과 ‘고객정보관리 체계 강화’가 포함됐다. 이 비계량 지표를 성과로 인정받아 상여를 수령한 해에, SNS 혐오 표현을 걸러낼 검수 체계조차 갖추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가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은 2009년 당시 매출은 5,157억 원이었다. 2024년 연결 기준 3조8,535억 원으로 키운 핵심은 한섬·현대퓨처넷 등 종속기업 편입이었고, 이 전략을 총지휘한 인물이 정교선이다. 그러나 수치의 이면을 보면 홈쇼핑 본업(별도 기준)의 2025년 매출은 1조899억 원으로 연결 외형의 29%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종속기업 실적이다.

현대홈쇼핑은 모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100% 자회사로 편입되며, 오는 7월 2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주식교환 비율은 현대홈쇼핑 주식 1주당 현대지에프홀딩스 주식 6.3571040주다. 교환가액은 63,598원으로 이사회 결의 전일(2026년 2월 10일) 종가 67,000원보다 약 5.1% 낮게 산정됐으며, 외부 평가기관은 법령에 따라 참여하지 않았다.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60,709원으로 교환가액보다도 낮았고, 실제 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는 146주에 불과했다. 회사는 기보유 자기주식 792,250주(약 3,500억 원 규모)를 오는 6월 26일 기준으로 소각할 예정이다.

외형 수치만 보면 실적은 나쁘지 않다. 2022년 매출 2조1,017억 원·영업이익 1,106억 원에서 2023년 영업이익이 600억 원으로 급감했으나, 2024년에는 종속기업 편입으로 매출 3조8,535억 원·영업이익 1,301억 원을 달성했다. 2025년에는 매출 3조7,898억 원·영업이익 1,308억 원, 2026년 1분기(잠정)는 매출 9,785억 원·영업이익 653억 원으로 개선 추세를 보인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는 다른 신호를 낸다.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024년 5.43%에서 2025년 3.02%로 반토막 났고, 순이익률은 4.52%에서 3.03%로, 총자산영업이익률도 3.02%에서 2.58%로 하락했다.

상장폐지 이후 현대홈쇼핑은 홈쇼핑 사업회사(존속법인)와 자회사·투자 관리를 담당할 투자회사(신설법인)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현대지에프홀딩스에 합병하는 3단계 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공시에 따르면 2026년 8월 초 이사회 결의가 계획돼 있으나, 인적분할은 방송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해 일정이 변수다. 합병 완료 목표 시한은 2027년 3월 1일이다. 이 구조가 완성되면 한섬·현대퓨처넷·현대L&C 등 수익성 높은 자산은 GF홀딩스 직속으로 올라가고, 홈쇼핑 본업은 별도 사업회사로 독립한다. 정지선·정교선 형제가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을 각각 39.7%·29.1%, 합산 약 68.8% 보유한 구조에서, 이번 개편은 오너 일가의 그룹 전체 지배력을 한층 공고히 하는 효과를 낳는다.

정교선 회장이 강조해 온 ‘고객에게 신뢰받는 기업’이라는 경영 철학이 시험대에 올랐다. ‘ESG 경영 실천’을 상여 지표로 내걸고, 방송 윤리 강화를 공표하고도, 탱크데이 경보가 울린 직후 SNS 혐오 표현을 그대로 내보낸 현대홈쇼핑의 이번 사태가 단순한 실무자 문책으로 봉합될지, 아니면 16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오너 경영진에 대한 구조적 책임 추궁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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