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신동빈·아모레 서경배보다 배당 더 받는 ‘미등기 임원’ 이선호
회삿돈 8,700억으로 자사주 매입… 자금 투입 없이 지분율 ‘자동 상승’ 구조
사모펀드 엑시트 기회 ‘승계 지렛대’로 바꾼 재무 설계 분석
올리브영 지배력 강화 및 600억대 증여세 재원 마련 분석
CJ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핵심 계열사인 CJ올리브영을 발판 삼아 가속화되고 있다.
비상장사인 CJ올리브영이 최근 2년간 9,000억 원에 가까운 회사 유보현금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오너 4세의 실질 지배력은 비용 부담 없이 강화되었고, 여기서 파생된 고배당금은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지분의 세금 납부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재계 분석을 종합하면, 이선호 CJ 미래기획그룹장(36)은 2025 회계연도에 지주사 CJ와 CJ올리브영으로부터 총 314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CJ 지주에서 보통주와 전환우선주(CJ4우)를 통해 약 71억원, CJ올리브영에서 약 243억원을 각각 확보했다.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약 297억원)이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약 219억원)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연간 배당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주사 보통주 지분이 3.2%에 불과한 미등기 임원임에도 이처럼 막대한 현금 확보가 가능했던 핵심 배경은, 비상장 핵심 계열사인 CJ올리브영의 고배당 정책과 배당 구조에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중간배당 704억원과 결산배당 1,000억원 등 총 1,704억원의 배당을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다만 CJ올리브영은 자사주(22.58%)에 대해서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아 실제 배당은 유통주식에만 배분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지분 11.04%를 보유한 이 그룹장은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합쳐 CJ올리브영에서만 약 243억원의 배당금을 확보하게 된다.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 그룹장의 지분 가치를 무상으로 제고한 ‘지분 압축’ 전략이다.
CJ올리브영은 최근 2년간(2024~2025년) 총 8,695억 원의 현금을 투입해 자기주식을 사들였다. 2024년 3,910억 원에 이어 2025년에는 4,785억 원을 추가로 쏟아부으며 자사주 비율을 22.58%까지 끌어올렸다.
자사주 비율이 늘어날수록 시장 내 유통 주식 수는 줄어든다. 향후 법 개정 등에 따라 회사가 이 자사주를 소각(삭제)할 경우, 이 그룹장은 개인 자금을 단 1원도 투입하지 않고도 올리브영 지분율을 기존 11.04%에서 계산상 약 14.2%대로 자동 상승시키게 된다.
기업의 유보현금이 대주주의 실질적 영향력을 키워주는 지렛대로 쓰인 셈이다.
이 같은 자금 집행의 발단은 2021년 사모펀드 글랜우드PE로부터 유치한 투자 계약이었다. 당초 올리브영은 기업공개(IPO)를 약속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점 조사 리스크와 시장 침체가 맞물리며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글랜우드PE의 요청에 따라 CJ그룹은 해당 지분을 제3의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대신, ‘올리브영 회삿돈으로 직접 매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명분은 ‘재무적 투자자(FI)의 엑시트 지원’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이 그룹장의 지분율 강화를 위한 최적의 사전 포석으로 연결됐다.
재계에서는 이선호 그룹장이 받은 수백억원의 배당금이 2019년 12월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CJ 신형우선주(CJ4우)에 대한 600억원대 증여세 연부연납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CJ올리브영의 실적이 사실상 오너 일가의 개인 세금 부담을 충당하는 통로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내 뷰티 시장 점유율 20.2%를 바탕으로 창출된 막대한 이익이 기술 투자나 글로벌 확장, 입점사 상생보다 오너 4세 승계 자금으로 우선 배분되는 구조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CJ올리브영은 독보적인 1위 사업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입점 업체들을 상대로 한 이른바 ‘쥐어짜기식’ 영업 행태로 규제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올리브영은 2023년 12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함께 18억 9,600만원의 과징금과 법인 고발 조치를 받았다. 다만, 이후 CJ올리브영은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일부 승소했고, 공정위는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2025년 6월)해 현재 최종 법적 판단이 진행 중이다.
제재의 핵심 사유는 납품업체들에게 경쟁 채널인 랄라블라, 롭스 등과의 행사 참여를 제한·강요하는 ‘배타적 거래 강요’ 행위였다.
시장 지배력을 통해 확보한 이익이 결국 협력사와의 상생이나 산업 경쟁력 강화가 아닌, 오너 일가 중심의 구조로 환원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배당 및 자사주 정책은 실적 개선에 따른 정당한 주주 환원 및 FI 계약 이행 과정일 뿐, 이를 특정 개인의 승계 자금 마련과 직접 연결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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