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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모습. 대통령은 “청년에게 탈모는 미용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말하며 비용 부담 완화를 주문했다. (춘천MBC 화면 캡처)
사회

이재명 대통령 “탈모는 생존”이라더니… 식약처 ‘행정 대못’에 눈물짓는 탈모인들

2025년 12월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모습. 대통령은 “청년에게 탈모는 미용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말하며 비용 부담 완화를 주문했다. (춘천MBC 화면 캡처)
2025년 12월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모습. 대통령은 “청년에게 탈모는 미용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말하며 비용 부담 완화를 주문했다. (춘천MBC 화면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며 수많은 탈모인에게 희망을 주었지만, 정작 행정 현장에서는 탈모인들의 ‘가성비’ 치료제인 미녹시딜 해외 직구를 사실상 원천 봉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소액 물품의 면세 통관을 보장하는 관세법 취지를 무시한 채, 식약처의 내부 통보와 까다로운 고시 개정을 앞세운 ‘내멋대로 규정 잣대’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3일 뉴스필드 취재를 종합하면, 미녹시딜은 국내에서 약사법상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된 탈모 치료제다. 먹는 경구제와 머리에 바르는 외용제로 나뉘며, 이 가운데 5% 액상·폼 형태의 외용제는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 전신에 작용하는 경구제와 달리, 외용제는 일상적인 탈모 관리 수단으로 널리 사용돼 왔다.

미녹시딜 외용제는 FDA가 승인한 대표적인 탈모 치료 성분으로, 국내외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들이 가장 흔히 사용하고 가장 먼저 시도하는 1차 선택지 중 하나다. 특히 로게인폼(Rogaine)이나 마이녹실 등은 오랜 기간 ‘탈모 관리의 기본’ 또는 ‘표준’처럼 인식되어 왔다.

해외직구 제도 역시 이러한 일상 소비재의 접근성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관세법 시행규칙 제45조 제2항 제1호는 미화 150달러(미국 발송분 200달러) 이하의 소액 물품에 대해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액·자가사용 물품에 대해서는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취지는 하위 규정에도 반영돼 있다. ‘수입통관 사무처리에 관한 고시’ 별표 11은 의약품의 경우 총 6병(용법상 3개월 사용량)까지를 자가사용으로 인정해 별도의 요건 확인 없이 통관을 허용해 왔다. 이에 따라 탈모인들 사이에서는 먹는 약도 아닌, 머리에 바르는 미녹시딜 외용제를 해외에서 비교적 손쉽게 구하는 소비 행태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 흐름은 2023년 5월 2일을 기점으로 급변했다. 국내 최대 해외직구 플랫폼인 몰테일에 ‘미녹시딜 통관 금지’ 안내 공지가 게시되면서, 미녹시딜이 위해의약품으로 지정된 것처럼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취재 결과 미녹시딜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공식 위해의약품 목록에 등재된 적이 없는 품목이었다. 법령이나 고시를 통한 명시적 지정이 아닌, 식약처장의 행정 통보를 계기로 통관 관리가 강화된 것이 규제의 출발점이었다.

문제는 이후 적용된 규정 구조다. 관세청 고시의 비고 규정에 따르면 ‘식약처장의 유해 통보를 받은 품목’은 면세 범위 내라 하더라도 ‘요건확인대상’으로 전환된다.

이 경우 해외직구 이용자는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장의 표준통관예정보고서 ▲수입요건확인 면제 추천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개인 소비자가 현실적으로 발급받기 어려운 서류들이다. 그 결과 관세법이 보장한 면세 취지와 자가사용 인정기준(6병)은 행정 통보 하나로 사실상 작동하지 않게 됐다.

관세청도 협회 서류를 요구하는 것이 과도하고, 고시 본래 취지(6병 자가사용 인정)와 미녹시딜 외용제 상황이 맞지 않는다는 점을 알면서도, 식약처 내부 통보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결국 고시 취지를 제대로 따르지도 않고, 식약처의 또 다른 규정을 끌어와 규제를 이어가는 어색한 우회로를 선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여기에 더해 ‘수입요건확인 면제대상 물품 중 의약품등의 추천요령’(제2025-42호, 2025년 6월 23일 개정)을 통해 자가치료용 의약품의 추천 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고시 제2조는 수입요건확인이 면제되는 대상을 자가치료용(미화 2천 달러 이하) 등으로 제한하고, 이를 추천받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도록 했다.

특히 개정 고시 제3조 제1호 나목은 “이미 진단서를 제출해 추천받은 동일 품목을 다시 수입할 경우 처방전을 기준으로 추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그 결과 국내 약국에서는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인 미녹시딜 외용제조차, 해외직구 과정에서는 진단서나 처방전 제출을 요구받는 구조가 제도적으로 고착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치료 비용 부담 완화를 주문했지만, 행정 현장에서는 관세법이 정한 면세 취지조차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기준 없는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탈모인들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는 한편으로는 내부 통보를 근거로 통관을 가로막고, 다른 한편으로는 고시 개정을 통해 처방전 제출을 요구하는 이중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책 방향과 어긋난 이러한 행정 운용이 계속되면서, 탈모 치료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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