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경기도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근무하던 20대 교사가 독감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A씨는 지난 1월 27일 비(B)형 독감 판정을 받았으나 휴가 의사를 밝히지 못한 채 30일까지 정상 출근했다.
39.8도에 달하는 고열과 통증 속에서도 교실을 지킨 A씨는 30일 오후 2시가 되어서야 조퇴했고, 다음 날인 31일 병원에 입원하자마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하지만 입원 2주 뒤인 지난달 14일 새벽 3시 15분경 끝내 숨을 거뒀다. 사망진단서상 사인은 B형 독감으로 인한 연쇄알균 독성쇼크 증후군과 폐손상, 연부조직 감염에 따른 패혈성 쇼크였다.
2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비롯한 교원단체와 지역 정치권은 고인이 39.8도의 살인적인 고열 속에서도 대체 인력이 없어 사흘간 교실을 지켜야 했던 점을 지적하며, 이를 열악한 노동 환경이 낳은 명백한 ‘구조적 타살’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구조적 타살” 비판 직면한 유아교육 현장… 진상 규명 및 전수조사 촉구
전교조는 성명을 통해 고인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아파도 교실에서 죽어라”는 비정한 현실을 즉각 개선할 것을 교육 당국에 요구했다.
고인은 숨조차 쉬기 힘든 통증 속에서도 학기 말 유치원 행사의 압박과 보결 인력이 전무한 고립된 환경에서 근무했다. 전교조는 이를 명백한 ‘직무상 재해’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당 부천시지역위원회 역시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는 열악한 노동 환경과 관리자의 무책임이 빚어낸 명백한 구조적 타살”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지역위원회는 아파도 참아야 하는 왜곡된 문화와 대체 인력 부재로 교사들이 생리적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경기도교육청과 부천교육지원청에 업무상 재해 인정과 유가족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는 한편, 관리자의 보결 수업 투입 의무화와 관내 유치원에 대한 복무 위반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엄중히 촉구했다.
특히 교육 당국이 행정적 잣대만으로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고인의 헌신과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 병가 보장 못 받는 ‘사립’의 현실… 보결 전담교사제 등 근본 대책 요구
교원단체들도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교사가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학교 현장의 단면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유치원 교사들의 병가 사용이 제한되는 구조적 문제를 꼬집었다.
이들 단체는 교육청 차원의 보결교사 인력풀을 상시 운영하고, 보결 전담교사제를 도입해 실효성 있는 대체 인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사립교원노동조합 준비위원회 또한 사립유치원 교사의 절반 이상이 병가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폭로하며, 사립 교원의 근무 여건이 국공립 교원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짚었다.
전교조는 사립유치원이 개인 사업장처럼 운영되는 한 교사의 노동권 보호는 불가능하다며, 법인화 전환 등 사립유치원의 공적 책무성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에 나설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