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의 거래 시간 연장 계획을 둘러싸고 증권업계 노동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는 거래 시간 연장이 노동자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울 것이라며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을 빌미로 한국거래소가 명분 없는 ‘새벽 개장’을 추진하며 노동자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70년간 독점 구조 속에서 성장해 온 한국거래소가 넥스트레이드와의 경쟁이 시작되자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새벽 7시 개장’이라는 수단을 들고나온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코스피 5,000 시대는 거래 시간 연장이 아닌 지배구조 개선과 시장 신뢰 회복을 통해 달성되는 것”이라며, 24시간 거래 확대가 투자자 편의보다는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창욱 증권업종본부장은 이번 결정이 금융당국의 신중한 검토 권고마저 무시한 일방적인 추진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연장이 정은보 이사장의 개인적 성과를 만들기 위한 결정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한정된 유동성 상황에서 거래 시간만 늘리면 주문과 호가가 분산되어 오히려 시스템 불안정성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장 실무의 문제점도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이정훈 KB증권지부 부지부장은 “넥스트레이드는 프리마켓 주문을 정규장으로 자동 연계하는 시스템을 갖췄지만, 한국거래소는 관련 시스템이 전무하다”며 “결국 그로 인한 혼란과 책임은 증권사와 IT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새벽 개장에 필요한 인력과 시스템 증원 예산이 올해 증권사들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과거 30분 연장 당시에도 유동성 확대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온라인 주문만 받으면 현장 대응이 필요 없다는 거래소의 인식은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업종본부는 거래소의 계획 철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정은보 이사장 퇴진 운동을 포함한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