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현직 부장검사의 내부 폭로로 불거진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체불 사건이 단순한 기업과 노동자 간의 분쟁을 넘어 검찰의 증거 은폐 및 대형 로펌과의 유착 의혹으로 확산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핵심 주체인 검찰의 부적절한 행위로 인해 수사 공정성이 훼손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해당 사건의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를 비롯한 노동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24일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에 연루된 책임자들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이들은 쿠팡 측이 2023년 취업규칙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았고, 고용노동부의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핵심 증거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 “압수수색 증거 문건 보고서 제외”… 의도적 불기소 의혹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현직 부장검사의 폭로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지청장과 차장검사가 대검찰청 보고 과정에서 핵심 증거 문건을 의도적으로 제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쿠팡 측 변호사와 수사 정보를 공유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특히 쿠팡을 대리했던 김앤장 변호사가 차장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임을 내세웠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검찰과 대기업, 대형 로펌 간의 유착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2023년 취업규칙을 변경하며 수많은 일용직 노동자들의 퇴직금을 체불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에 노동자들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고, 부천지청은 압수수색을 통해 ‘일용직 사원들에게 연차, 퇴직금, 근로기간 단절의 개념을 별도로 알리지 않고, 이의 제기 시 개별 대응한다’는 내부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은 노동부가 2024년 1월 당시 CFS 임원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데 결정적 증거가 됐다.
쿠팡 물류센터지회 최효 사무장은 현장에서 겪은 쿠팡의 강압적인 행태를 증언했다. 그는 쿠팡이 취업규칙 변경 동의 서명에 응하지 않는 노동자들에게 출입카드를 주지 않는 등 생계를 볼모로 동의를 강제했다고 밝혔다. 최 사무장은 “쿠팡은 법과 제도를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김상연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명백한 근로기준법 및 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증거를 누락한 채 불기소한 것은 사실상 쿠팡과의 공모”라며 검찰의 결정에 강한 비판을 가했다. 또한 “쿠팡의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은 노동자에게 설명조차 없이 강제로 적용됐으며, 이는 명백한 형사처벌 사안”이라고 역설하며 검찰의 기소 지휘를 촉구했다.
■ “통화기록 삭제 시한 9월 26일”… 공수처 신속 수사 촉구
공공운수노조 박정훈 부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검찰발 쿠팡게이트’로 규정했다. 그는 “검찰이 삼성장학생에서 쿠팡장학생으로 변신했다”며 과거 삼성 떡값 사건과 같이 대기업에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퇴직금은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인데 검찰이 이를 무시했다”며 “재범률이 높은 확신범을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검찰”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권영국 대표는 검찰 지휘부의 권한 남용과 증거 은폐를 강력히 질타했다. 그는 “검찰 지휘부가 증거를 누락하고 변호사와 유착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배신한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권 대표는 공수처의 독립적인 진상 규명과 함께 연루된 검사, 기업, 변호사 모두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 노동자인 김영훈 씨는 대독을 통해 1년 7개월간 근무하고도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의를 지켜야 할 검찰이 오히려 범죄자가 됐다”며 “책임자 파면과 형사처벌, 대검의 진실 공개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직후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공수처로 향했다. 이들은 “오는 9월 26일이 쿠팡 압수수색 1년이 되는 날이며, 이후에는 핵심 통화기록이 삭제될 수 있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사법 정의와 검찰 권한의 신뢰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검찰 수사의 공정성 및 신뢰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며, 사법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검토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특히 고위공직자들의 권한 남용 가능성과 대기업과의 유착 의혹은 단순한 개별 사건을 넘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논의로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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