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 노동자들의 연속야간노동 실태와 이로 인한 건강권 침해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17일 오전 11시 30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연속야간노동으로 인해 발생한 공항 노동자들의 잇따른 산업재해 사례를 폭로하며, 즉각적인 교대제 개편과 인력 충원을 강력히 요구했다.
인천공항은 24시간 내내 운영되는 대한민국의 관문이며, 이곳의 노동자들은 국민과 승객의 안전을 위해 밤낮없이 현장을 지켜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천공항 자회사 노동자들이 겪는 연속야간노동으로 인한 심각한 건강권 침해와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주장이다.
■ 연속야간노동의 그림자, 공항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다
인천공항지역지부(이하 지부) 정안석 지부장은 기자회견 여는 발언에서 “인천공항 노동자들은 365일 24시간 내내, 모두가 잠든 시간에도 공항의 안전과 운영을 위해 불을 밝히고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그러나 그 대가로 우리는 수많은 동료들을 잃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정 지부장은 “올해 3월에도 두 명의 조합원이 연속야간노동 도중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정 지부장은 이어 “연속야간노동은 뇌심혈관질환과 수면장애, 우울증을 유발하며 사고 위험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항 노동자들은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며 국민의 안전을 지켜왔지만, 공항공사와 자회사들은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지부장은 “인천공항공사는 세계 1위 공항을 자부하지만, 그 영광 뒤에 쓰러지는 노동자들의 현실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이 문제를 방치해선 안 된다”며 “우리는 끝까지 싸워 연속야간노동을 폐지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들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홍선표 부지부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최근 발생한 안타까운 사례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올해 3월 19일, 셔틀트레인 유지·보수를 맡고 있던 한 노동자가 뇌출혈로 쓰러졌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 날인 20일, 같은 팀 동료가 야간근무 출근 준비 중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고 덧붙였다.
홍 부지부장은 “두 분 모두 기적적으로 골든타임을 지켜 수술을 받았지만, 긴 재활과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두 노동자는 10년 넘게 3조2교대(주주야야비휴) 연속야간근무를 이어오며 공항의 안전을 지켜온 분들”이라고 밝혔다. 홍 부지부장은 “교대제 개편이 언제 되느냐는 질문을 늘 하시던 분들”이라며 “더 이상 우리 동료들이 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없다”고 호소했다.
■ “더 이상 쓰러질 수 없다”…현장 노동자들의 절규
그는 또한 “노동조합은 이미 교대제 개편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투쟁해왔지만, 인천공항공사는 무책임하게 이를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부지부장은 “우리는 산업재해 신청과 대대적인 투쟁을 이어가며 이 현실을 바꿀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부 운송지회 성영일 지회장은 직접적인 피해 노동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저는 2008년부터 셔틀트레인 유지·보수 업무를 맡아 15년 넘게 3조2교대 연속야간근무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성 지회장은 “야간근무 중에도 무전기를 손에서 놓지 않으며, 휴게시간에도 비상상황에 대비했다”고 열악한 근무 환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늘어나는 업무에 비해 인력은 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성 지회장은 “저는 퇴근하지 못하고 회사나 차에서 쉬다 다시 근무에 투입되곤 했다”고 고백했다.
결국 그는 “저 역시 출근 준비 중 쓰러졌고, 아내의 119 신고 덕분에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성 지회장은 “이 문제는 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항 노동자 모두의 문제다. 반드시 교대제가 개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항공사의 책임 회피 비판…“4조2교대 약속 이행하라”
김순정 부지부장은 규탄 발언에서 “3개 자회사 노동자들은 연속야간근무로 건강을 해치며 공항을 지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인천공항공사는 자회사 노동자들의 교대제 개편 약속을 방기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부지부장은 “공사 정직원들은 이미 4조2교대로 근무하며 연속야간근무의 폐해를 벗어났지만, 자회사 노동자는 여전히 목숨을 담보로 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야간작업은 사고 위험이 높고, 뇌심혈관질환과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명백한 건강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김 부지부장은 “비용 문제로 교대제 개편을 미루는 것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방관하는 야만적인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천공항공사는 자회사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4조2교대 개편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부지부장은 “진정한 일등 공항은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로만 상생하지 말고, 노동자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지부장은 “연속야간노동을 폐지하고 노동자와 시민이 안전한 공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인천공항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뇌심혈관질환, 심근경색, 뇌출혈, 난임과 유산 등 연속야간근무로 인한 산업재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보안경비 분야에서 근무한 노동자가 퇴근길에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거나, 야간 출근을 준비하던 노동자가 자택에서 사망한 사례, 출근 중 두통으로 쓰러져 뇌출혈 수술을 받은 사례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 노동자들 역시 난임과 유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 안내데스크 노동자는 7년 연속야간근무 끝에 난임 진단을 받고 시술을 받았으며, 또 다른 노동자는 임신 24주차 유산을 경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야간근무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교대제 차별을 멈추고, 자회사 노동자들의 연속야간노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또한 “4조2교대·인력충원을 반드시 쟁취하고, 노동자·시민의 안전을 지켜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참가자들은 “인천공항공사는 원청의 책임을 다하고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공항 노동자들은 끝으로 “공항을 지탱하는 것은 우리의 목숨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건강과 권리를 보장하는 안전한 근무환경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연속야간근무 폐지를 위한 중단 없는 투쟁을 이어갈 것을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