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1조원 ‘라임 사태’ 은폐·사기 혐의 드러나… 금감원 “부실 사실 알고도 지속적으로 판매”

1조원대 펀드 사기 의혹을 받아온 일명 ‘라임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이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검사결과 운용사와 판매사 등의 부실 은폐·사기 혐의 정황을 포착했다. 운용사 등은 펀드 운용 과정에서 부실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정상 운용중인 것으로 오인케 해 동 펀드를 지속 판매했다. 라임의 일부 임직원들은 업무과정에서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해 수백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1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라임의 전체 수탁고는 약 4조5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라임이 운용하는 4개 母펀드 및 그와 母·子 관계에 있는 173개 子펀드에서 환매 연기(1조6679억원 규모)가 발생됐다.

이날 기준, 라임자산운용이 ‘환매연기’한 母펀드(4개·▲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I호 ▲Credit Insured 1호)에 투자한 子펀드 규모는 전체 투자자 대상 子펀드 173개, 판매액은 1조6679억원이다.

이중 개인투자자들(계좌계수 총 4035개)은 총 9941억원[母펀드(4개)에 투자한子펀드 160개] 어치를 구매했다.

문제는 대신증권과 KB증권, 우리은행 등이 판매한 총수익스와프(TRS)를 활용, 子펀드에 투자한 일부 개인은 원금 대부분을 날릴 위기에 놓였다. TRS를 활용한 레버리지 비율이 100%였기 때문에 담보로 제공한 투자자들의 펀드 자금보다 편입 자산의 가치가 더욱 하락하면서 전액 손실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TRS를 이용해 母펀드에 투자한 子펀드는 29개, 4364억원 규모다.

또 실사가 끝나지 않은 해외투자펀드인 플루토 TF-1호(2408억원) 투자자는 원금을 모두 날릴 것으로 예상된다.

플루토 TF-1호는 신한금투 명의로 IIG펀드(2개), BAF펀드, Barak펀드, ATF펀드 등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고 신한금투 TRS 레버리지를 이용했다.

IIG펀드 등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의 투자손실이 2억 달러 이상 발생할 경우 플루토 TF-1호는 전액 손실 발생 가능하다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그리고 이날 라임측은 이달 말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서 1억불의 원금 상각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플루토 FI D-1호(작년 10월 말 기준 9천373억원)는 -46%, 테티스 2호(2천424억원)는 -17% 수준으로 손실이 발생됐다고 밝혔다. Credit Insured 1호는 3개 母펀드의 실사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특히 금감원은 이날 중간조사 발표를 통해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는 플루토 FI D-1호(이하 무역금융펀드)와 관련, 운용사와 판매사 들의 부실 은폐·사기 정황을 확인했다. 무역금융펀드에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정상 운용중인 것으로 오인케 해 동 펀드를 지속 판매한 혐의다.

이런 가운데 라임자산운용 대신증권 환매 피해자 모임은 이날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된 사기 사건”이라며 추가 검찰고발을 요구했다. 이들은 금융감독원에게 ▲대신증권의 사전기획과정과 사기 판매, 라임자산운용과의 유착 행위에 대한 조사 및 검찰 고발 ▲2019년 10월2일 피해자들의 적법한 환매신청 주문자료를 대신증권이 ‘취소’ 상태로 변경한 것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답변 ▲대신증권의 2019년 10월2일 환매신청주문 자료의 불법적 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고발을 요청했다.

이들은 “대신증권은 라임 펀드를 오직 반포WM센터를 통해서만 주부와 고령자를 대상으로 2000억원 가량 판매했다. 반포 장영준 센터장과 잠적한 이종필 라임 부사장간 한 몸이 된 ‘기획 사기사건'”이라며 “이종필 부사장을 포함해 핵심 인사들은 대신증권 출신이다. 대신증권이 가장 많이 개인 돈을 모집하고 대신증권 출신의 라임핵심 인력이 자산을 운용하는 형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펀드신청서는 형광펜으로 이름 등만 서명하게 하고 나머지 원금회수 방식, 투자성향, 설명서 제공 여부 등 핵심적인 사항 등은 대신증권이 임의로 작성했다. 해피콜이 오면 그냥 ‘예’라고 대답하면 된다고 담당 PB가 교육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신증권이 “상품의 특성으로 고객의 돈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투자대상 회사의 부동산 담보를 대출하는 금액의 200% 이상 선순위로 설정하고, 삼성전자급은 아니어도 A등급 이상의 안전한 회사에만 투자, 6개월 이후에는 언제든지 환매가능, 확정이율 8% 이상, 은행도 파는 상품인데 은행은 도둑이어서 많은 수수료를 떼고 적게 준다. 대신증권은 양심적이서 적은 수수료 떼고 주어서 이율이 높은 것”이라고 속여 원금보장을 강조하면서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8월 금감원 조사가 실시됐음에도 대신증권 반포WM센터는 8월9일~14일까지 반포WM센터에서 공식 설명회를 열어 라임운용 상품은 이전에 설명하듯이 담보가 잘 설정돼 있고 문제가 없으며 환매를 하지 말도록 주장했다”고 전했다.

실제 금감원이 조사한 라임의 무역금융펀드 은폐·사기 혐의 사례를 살펴보면 라임의 무역금융펀드는 2017년 5월부터 신한금투 명의로 해외 무역금융펀드[IIG펀드(2개), BAF펀드, Barak펀드, ATF펀드 등]에 투자했다. 그런데 라임·신한금투는 2018년 6월경 IIG 펀드의 기준가 미산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2018년 11월까지 IIG 펀드의 기준가가 매월 0.45%씩 상승하는 것으로 임의 조정해 인위적으로 기준가를 산정했다.

신한금투는 2018년 11월17일 IIG 펀드의 해외사무 수탁사로부터 IIG 펀드의 부실 및 청산절차 개시 관련 메일을 수신하는 등 IIG 펀드의 부실을 확인했다. 또한 조사결과 라임은 국내·외 사채 및 약속어음 및 무역채권 등 유동성 위험에 대한 고려없이 투명성이 낮은 비시장성 자산에 비정상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대신증권 등을 포함한 판매사와 운용사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엄격한 내부통제 및 심사절차 없이 특정 운용역(이종필)이 독단으로 운용해 다수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생되기도 했다. 불건전 영업행위로는 특정 펀드의 손실발생을 회피하기 위해 타펀드 자금을 활용,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행위를 수차례 반복했다.

또 일부 임직원은 위법하게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해 라임 임직원 전용 펀드 등을 통해 수백억원의 부당 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펀드의 이익을 해하면서 다른 펀드 이익 도모 금지, 집합투자재산 공정평가 의무 등 자본시장법 위반 및 투자자를 기망하여 부당하게 판매하거나 운용보수 등의 이익을 취득한 특경법상 사기 등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쟁조정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라임의 경우 복잡한 펀드구조 및 다수의 불법행위 혐의 등을 고려해 개별 사안별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투자자 피해구제를 위한 분쟁처리는 사실조사 결과 및 라임의 환매 진행경과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라임 사태 관련 주요 일지

□ (’19.6월) 금감원, 라임운용에 대한 이상 징후 포착

□ (’19.6.19.) 증선위(금감원),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라임관계자 검찰에 이첩

□ (’19.7.1.) ○○○○, 라임의 불건전영업행위 부조리 금감원 신고

□ (’19.7.23.~24.) 한국경제, 수익률 ‘돌려막기’ 등 라임 관련 의혹 제기

□ (’19.8.21.~9.6 및 9.20.~10.2)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검사 실시

* 포트코리아 및 라움자산운용 : ’19.8.28.~9.6, KB증권 : ’19.10.10.~10.16.

□ (’19.9.10.) 금감원, 검찰에 배임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참고자료 제공

□ (’19.10.1~8) 라임, 대량 환매연기 선언

□ (’19.10.14.) 라임, 환매연기 관련 기자간담회 개최

□ (’19.10.31.~12.6) 신한금투에 대한 종합검사 실시

□ (’19.11.4.) 삼일회계법인, 라임 母펀드 실사 개시

□ (’19.11.15.) 남부지검, 이종필 부사장 구속영장 청구

□ (’19.12.30.) 삼일회계법인, 라임 157개 子펀드 실사 개시

□ (’20.1.14.~16.) 금감원, 3개 TRS 증권사 담당 부서장 면담

□ (’20.1.31.) 금감원, 라임 펀드 관련 3개 TRS 증권사 CFO 면담

□ (’20.2.5.) 금감원, 검찰에 사기 혐의 등을 통보

□ (’20.2.6.) 금감원, 라임 펀드 관련 3개 TRS 증권사 CEO 면담*

* 라임 사태의 원만한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협의

□ (’20.2.7.) 금감원, 라임 펀드의 19개 판매사와 간담회 실시

* 2개 모펀드 실사결과 기준가격 변경에 따른 투자자 안내 철저 등을 당부

□ (’20.2.12.) 삼일회계법인, 2개 母펀드에 대한 최종 실사결과 제출

□ (’20.2.12.~13.) 금감원 상주검사역 및 판매사 상근 관리단의 라임 파견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