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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에 넘어간 후 ‘케이카’ 고용불안 극대화… 25일~27일 파업 돌입

정인국 대표집행임원 사장

사모펀드 운용사가 SK(주)의 SK엔카 직영부분을 인수한 케이카(K-car)의 직원들의 열악한 임금 구조와 고용불안이 현실화됐다.

근로자들은 월 200만원 정도에 직급간 7만원 밖에 차이 안나는 구조 속에서 회사의 재무건전성과 유동성은 취약해져 가는데, 재무적 투자자들은 최근 2년 연속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을 챙겨가고 있다.

케이카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상장과 배당을 통해 이미 원금 이상을 회수한 후 4000억원~5000억원을 원하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950여명의 케이카 직원들은 9월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22일 금속노조 서울지부 케이카지회에 따르면 케이카는 낮은 초임과 불합리한 임금체계로 직원들의 실질 임금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인데, 사무직 초임은 평균 2,900만원으로 중소기업 평균인 3,500만원보다 낮아 신입사원을 뽑을 수가 없다는 소리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이러다보니 기본급을 토대로 지급하는 성과급(IB) 등 전체적인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요구가 높다. 국내 1위 중고차 매매업체라는 케이카의 타이틀은 소속 노동자들에겐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는 것.

무엇보다 1년째 계속되는 매각 국면에서 조합원들이 느끼는 고용불안은 극대화 되고 있으며, 일부 지점의 통폐합 등이 진행되고 앞으로도 예상되면서 원거리 배치, 성과에 대한 압박 등 조합원들이 감내해야 할 불이익 요인 역시 가중되고 있다.

이에 반해 회사는 작년엔 연간 365억원, 올 상반기에도 183억원을 배당하는 등 최근 2년 연속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을 단행하면서 대주주인 한앤컴퍼니의 배만 불리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재무구조는 썩 좋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카는 올 6월말 기준 단기차입금이 32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00억원 불어났다. 이는 전액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이다.

단기차입금은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다. 케이카는 당장 내년 6월까지 32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이는 내년 6월 이전 매각 작업이 마무리 될 경우 인수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다.

이런 가운데 한앤컴퍼니는 구주매출 외에도 매분기마다 배당을 실시하며 투자금 이상을 이미 회수한 상태다. 케이카 배당성향은 지난 2021년 77.1%를 제외하면 매년 100%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당기순이익을 넘어서는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는 이미 원금회수에 배당금으로 이익을 거두고 있어 매각만 완료하면 되는 상황이다.

한앤컴퍼니의 케이카 지분율이 72%(34,622,302주)이기에 21일 종가기준 지분가치는 3953억원 가량이다. 하지만 한앤컴퍼니로서는 주가에 프리미엄을 붙여 4000억~5000억원 가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매각도 쉽지 않다.

노조는 “회사의 재무건전성, 유동성은 취약해져 가는데 현장에 대한 투자는 찾아볼 수 없고, 매각 국면이 이어지고 대기업들의 중고차시장 진출이 임박해 오면서 고용불안이 가중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노동조합은 인내심을 갖고 교섭을 진행했으나 회사의 태도가 바뀌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총파업을 단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서울지부 케이카지회는 오는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1차 파업을 진행하며, 회사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연휴직후 2차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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