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포스코퓨처엠[003670]이 계속되는 전기차(EV)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유휴 인력이 발생하자 ‘자기개발 휴직제도’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공장 가동률이 손익분기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떨어지자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신 비용 절감과 인력 유출 방지를 동시에 꾀하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1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올해부터 사무직 및 현장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자기개발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 제도는 일정 기간 휴직하며 리프레시(재충전) 시간을 갖되, 회사 측이 소정의 자기개발 지원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무급 휴직은 아니지만 통상 임금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지급되기에 회사 입장에서는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효율적인 인력 운영과 직원들의 자기개발 지원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 가능한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복지 제도가 아닌 수요 둔화 국면에서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어적 경영 조치로 해석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주요 고객사의 배터리 셀 주문량이 줄어들면서 소재 업체의 가동률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권가와 업계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평균 공장 가동률은 40~60%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통상 제조업의 손익분기점 가동률이 70% 안팎임을 고려하면 공장을 돌릴수록 수익성이 악화하는 구조다.
특히 지난 연말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포드 간의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이 해지되고,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목표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면서 소재 업체에 떨어지는 낙수 효과가 말라붙었다.
이 같은 ‘인력 다이어트’는 배터리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경쟁사인 에코프로비엠 등 에코프로 그룹사들도 가동률 저하에 대응해 일부 라인의 가동을 멈추거나 3조 2교대 근무 형태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등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다. 앞서 SK온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자기개발 무급휴직을 도입하며 강도 높은 군살 빼기에 나선 바 있다.
업계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당장의 실적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물량 감소 폭이 워낙 큰 데다, ESS 시장 확대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회복될 때 숙련된 엔지니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해고보다는 휴직을 택하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올해 상반기까지도 전방 수요 회복이 불투명해 이 같은 ‘버티기 모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로, 양극재·음극재 등 배터리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대표 소재 기업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셀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에 맞춰 대규모 증설 투자를 진행해 왔다. 다만 최근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가동률과 수익성 모두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