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은 ‘역대급’인데… 노조, “수익 극대화 위한 구조조정 불 보듯”
국세청 세무조사 착수… 매각 가액에 영향 미치나
생활가전 업계의 중견 기업 청호나이스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Carlyle)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구체화되면서, 노동조합이 ‘밀실 매각’ 중단과 공동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청호나이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상황에서 추진되는 매각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2024년 회계연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배구조는 고(故) 정휘동 전 회장(75.10%)과 동생 정휘철 씨(8.18%), 그리고 관계사인 (주)마이크로필터(12.99%)가 전체 주식의 96.27%를 보유하고 있는 폐쇄적인 구조다.
현재 진행 중인 매각 협상은 유족들이 보유한 지분과 마이크로필터의 지분을 한꺼번에 칼라일에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마이크로필터는 청호나이스의 주요 지분법 적용 투자회사이자 매입 거래가 빈번한 핵심 관계사로, 2024년 한 해에만 청호나이스와 약 29억 원 규모의 매입 거래를 진행한 바 있다.
노동조합이 이번 매각을 ‘약탈적’이라고 규정하는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청호나이스의 뛰어난 재무 성과가 자리 잡고 있다.
청호나이스의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4,782억 원으로 전년(4,529억 원) 대비 성장했으며, 특히 영업이익은 650억 원을 기록해 2023년(450억 원)보다 약 44%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620억 원에 달하는 ‘알짜 기업’이다.
가전통신노조는 이처럼 건실한 기업을 사모펀드에 매각할 경우, 인수자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가혹한 비용 절감과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청호나이스는 2024년 한 해에만 점검수수료로 503억 원, 설치비로 126억 원을 지출하는 등 서비스 인력 유지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노조는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잡을 경우 이러한 서비스 조직(플래너, 엔지니어 등)의 처우가 가장 먼저 위협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청호나이스지부는 1일 본사 앞 기자회견을 통해 매각 과정에서의 소통 부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노조는 본사 콜센터 상담원부터 방문점검직(플래너), 영업관리직, 그리고 자회사인 나이스엔지니어링 소속 설치수리직(엔지니어)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나이스엔지니어링은 청호나이스와 매년 약 587억 원 규모의 대규모 용역 거래를 수행하는 핵심 자회사로, 사실상 청호나이스 서비스망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노조는 원·하청을 포함해 6,000명이 넘는 노동자의 고용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칼라일과 회사 측이 협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공동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국세청의 세무조사 착수 소식은 이번 매각 가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청호나이스는 2024년 법인세 비용으로 약 158억 원을 계상했으나,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추징금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조합 김주태 지부장은 “회사가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밀실 매각을 강행한다면, 6천 명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각설과 관련해 청호나이스 측은 “매각 진행 여부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히는 한편, “상속세의 경우 법적 절차에 따라 기한 내 신고를 마쳤으며 세금 체납과 같은 위법 사항은 없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