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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금강산 시설 철거 단행” 최후통첩… 김연철 장관 급거 미국행

최후통첩 엄정하게 받아들여…강제철거 시한 제시는 없었던 듯

북한이 지난 11일 남측에 금강산 시설 철거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이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북측은 남측 시설들을 금강산 특구법에 따라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지만, 지난 시기 관계를 생각해 남측 재산들을 스스로 철거해가라고 했다고 전해졌다.

북한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지시 배경에는 대남·대미 메시지가 모두 담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지난달 24일 KBS와 tbs 라디오에 출연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빨리 시작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미국에 세게 이야기해서 풀라고 남쪽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조건 없이, 대가 없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은 바로 시작하겠다’고 이야기했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대단한 약속이고, 실현되지 않으면 최고지도자의 권위와 존엄에 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가 두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재개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 책임을 (누군가에게) 넘겨야 되는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세게 압박을 하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입장이 아주 곤란하게 됐다”며 “(김정은 발언이) ‘미국을 어떻게든지 설득해서 풀어라’고 문 대통령을 압박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정부는 북측이 금강산 문제해결을 위해 우리측 입장에 호응해 달라고 촉구하며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방문에 나섰다.[편집자 주]

지난 6월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김연철 통일부장관의 ‘제40대 통일부장관 이임식’ 모습.

대남·대미 압박을 위해 북한이 남북협력 상징인 금강산의 남측 관광시설 철거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남북 정상이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 표시인 동시에, 합의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급거 미국 방문에 나섰다.

17일 출국한 김 장관은 미국 워싱턴 D.C.와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한 뒤 23일 귀국한다.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 등에 따르면 김 장관은 20일 워싱턴 미국평화연구소(USIP)에서 열리는 한반도 국제 평화포럼(KGFP)에 참석해 기조연설과 질의응답을 한다.

KGFP는 통일부가 주최하고 USIP와 세종연구소가 공동 주관하는 행사다.

21일에는 LA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한국학연구소를 방문해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누고 ‘한반도 평화·경제’를 주제로 공개 특강을 한다.

특히 김 장관은 방미 기간 미 연방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들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 방안과 남북 관계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국무부 고위급 당국자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주요 인사 등과의 만남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15일 북한이 남측에 금강산 시설철거 관련 최후통첩을 보낸 사실을 공개한 것에 대해 “금강산 관광 문제는 남북이 서로 합의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에 따라 금강산 관광사업의 당사자인 사업자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1일 북측은 마지막 경고임을 밝히면서 시설 철거문제 관련 문서교환 협의를 재주장해 왔으며, 오늘 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그간의 협의내용과 함께 북측의 주장을 공개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또한 김 부대변인은 “이 사안을 엄정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저희가 이 상황에서도 남북 간 합의라는 원칙은 계속 견지를 해야 되는 상황임을 양지해 달라”며 “북측도 금강산 문제해결을 위한 우리 입장에 호응해 나오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과의 사이에 입장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저희가 일관되게 말씀드려 왔다”면서 “북측은 계속 문서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저희는 공동점검단 방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확인해 왔다. 이러한 남북 간 협의 중인 사안에 대해서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좀 어려운 점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측에서 마지막 경고라고 하면서 일방적 철거와 관련 시한을 제시했냐는 질문에는 “시한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그것도 파악해 보고 알려드릴 사항이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 답했다.

또한 최후통첩을 보낸 시점에서 협의가 지속됐다고 볼 수 있냐는 질문과 관련 “남북 간에 협의를 통해 해결을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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