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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반도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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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반도그룹 미국 사업… 800억 우회 지원 뒤엔 ‘권홍사 회장 장녀 남편’ 있었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반도건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반도건설)

美 지주사 ‘반두스홀딩스’ 완전자본잠식…지분가치 전액 감액 ‘0원’

美 사업 총괄 사위, 국내에 1,060억대 개인 회사 ‘퍼시픽산업’ 보유

유동성 위기 속 오너 일가 배당성향 62% 폭등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진두지휘해온 미국 부동산 개발 사업이 심각한 경영 부실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핵심 법인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장부상 가치가 ‘0원’이 됐고, 이를 연명시키기 위해 국내 계열사들이 올해 들어서만 8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다단계 방식으로 우회 지원하며 그룹 전체의 재무 리스크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미국 현지 공시를 분석한 결과, 부실이 지속되고 있는 미국 지주사의 총괄 책임자는 권 회장의 맏사위인 신동철 반도홀딩스 부사장으로 드러났다. 신 부사장은 권홍사 회장 장녀 권보라 씨의 남편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반도그룹 미국 사업의 핵심 지주사인 반두스홀딩스(BANDUS Holdings Corporation)는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이 마이너스(−) 1억 5천216만 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자산총액은 약 2천억 원이지만 부채가 이를 초과한 결과다.

이에 따라 미국 사업 주체인 반도종합건설은 반두스홀딩스에 대한 지분법 적용을 중단했으며, 취득원가가 458억 2천447만 원에 달했던 이 회사의 장부상 가치는 2024년 말 178억 원에서 지난해 말 ‘0원’으로 전액 감액 처리됐다. 권 회장이 장담했던 미국 시장 안착은커녕 투자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발 부실이 국내 계열사들의 동반 리스크로 전이되는 구조다. 공시 자료를 전수 집계한 결과, 올해 들어 반도종합건설이 계열사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790억 원을 웃돈다. 지주사인 반도홀딩스는 지난 3월 27일 500억 원을 대여했으며, 반도건설 역시 올해 들어 수차례에 걸쳐 292억 3천만 원을 반도종합건설에 빌려줬다.

특히 반도건설이 지난 2월 217억 8천만 원을 빌려줄 당시 자금 용도를 ‘대출자금’으로 명시한 점이 주목된다. 국내 건설사가 현금을 마련해 반도종합건설에 주면, 이를 다시 자본잠식 상태인 미국 법인에 대여금 형태로 넘기는 ‘다단계 우회 수혈’ 구조를 공시를 통해 스스로 확인해준 셈이다.

현재 반도종합건설이 반두스홀딩스에 깔아놓은 대여금은 총 1천676억 원(장기 1천388억 원, 단기 287억 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지분 가치가 0원이 된 법인에 막대한 자금을 빌려주고도 설정한 대손충당금은 고작 24억 8천545만 원(약 1.5%)에 불과하다. 사실상 회수가 불투명한 채권임에도 충당금을 극히 일부만 쌓아 재무 건전성을 과소 계상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현지 공시 시스템 오픈코포레이츠(OpenCorporates) 확인 결과, 국내 계열사의 자금 수혈을 받는 반두스홀딩스의 등록 대리인은 권홍사 회장의 맏사위인 신동철 반도홀딩스 부사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 부사장은 국내 그룹 공시에서도 반두스홀딩스 대표를 맡아 미국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투자금 소멸과 대여금 회수 불투명 등 수천억 원대 리스크는 국내 계열사들이 떠안고 있는 반면, 미국 사업을 총괄한 신동철 부사장과 장녀 권보라 씨는 국내에 매출이 전무하면서도 자본총계만 1,060억 원에 달하는 개인 지배 회사 ‘퍼시픽산업’을 그룹 지배구조 밖에 유지하고 있어 이 같은 구조가 그룹 내부의 위험 배분 측면에서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퍼시픽산업은 권홍사 회장이 100% 보유하던 ‘반도공영’을 2009년 신 부사장에게 지분 전량 이전하며 탄생한 회사다. 현재는 신 부사장 99.86%, 권보라 씨 0.14%의 지분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국 사업이 정상화될 경우 반두스홀딩스 지분의 향후 처리 방향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며 “그중 하나로 퍼시픽산업과의 연관 가능성을 거론하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2025년 말 밴더스홀딩스가 완전자본잠식 상태(-1억5천216만원)에 빠지면서 반도종합건설은 지분 가치를 전액 감액해 ‘0원’으로 처리했다. 만약 밴더스홀딩스가 보유한 LA ‘더 보라’ 프로젝트 등 부동산 자산이 향후 사위 신동철 부사장이 지배하는 퍼시픽산업으로 이전될 경우, 회계상 헐값 이전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반도종합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625억 원 전액의 만기가 1년 내 도래하며 유동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반도종합건설의 현금성 자산은 1년 새 335억 원이 줄어드는 등 현금 유동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이처럼 그룹 전체가 유동성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권 회장 일가에 귀속되는 배당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재무 운용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지주사인 반도홀딩스의 2025년 말 기준 미지급배당금은 64억 2천271만 원으로, 전년(7천746만 원) 대비 약 83배 증가했다. 배당성향도 전년 29%에서 62%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주주별 내역을 보면 권홍사 회장이 48억 2천925만 원, 아들 권재현 씨가 14억 8천50만 원 등 권 회장 일가가 이 배당금을 가져가게 된다. 계열사들이 미국 부실을 막기 위해 800억 원에 가까운 급전을 빌려 쓰는 마당에, 오너 일가의 주머니로는 수십억 원의 현금이 향하는 모순된 상황이 공시 숫자로 확인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잠식 법인에 대한 대규모 자금 지원과 낮은 충당금 설정이 동시에 나타난 점은 재무 관리 측면에서 살펴볼 부분”이라며 “해외 사업 리스크 부담과 배당 구조 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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