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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HL그룹의 지주사 및 계열사가 정몽원 회장(사진) 자녀 100% 소유 사모펀드(로터스PE)에 약 2170억 원을 우회 지원한 의혹에 대해 전격 현장조사에 착수하며 '부당지원 및 사익 편취' 규명에 나섰다. 그래픽=뉴스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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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편취 의혹 공정위 조사중, 정몽원 HL홀딩스 회장 장녀 금고지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HL그룹의 지주사 및 계열사가 정몽원 회장(사진) 자녀 100% 소유 사모펀드(로터스PE)에 약 2170억 원을 우회 지원한 의혹에 대해 전격 현장조사에 착수하며 '부당지원 및 사익 편취' 규명에 나섰다. 그래픽=뉴스필드
공정거래위원회가 HL그룹의 지주사 및 계열사가 정몽원 회장(사진) 자녀 100% 소유 사모펀드(로터스PE)에 약 2170억 원을 우회 지원한 의혹에 대해 전격 현장조사에 착수하며 ‘부당지원 및 사익 편취’ 규명에 나섰다. (사진=HL그룹, 공정위, 그래픽=뉴스필드)

정 회장 장녀, 재무총괄 맡자마자 ‘가족 펀드’에 500억 또 연장

‘딸들의 회사’ 로터스PE, 투자 손실에도 매년 20억대 ‘수수료 수익’

이례적인 회계법인 감사인 충돌 부른 ‘장부 재작성’… 결손금 누적 자회사 손실 축소 의혹

HL그룹 지주사 HL홀딩스가 대규모 회계 이슈와 함께 800억 원대 결손금이 누적된 자회사에 대해 5회째 수백억 원 규모의 자금 대여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 해당 대여금의 만기 연장 결정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익편취 조사 진행 중에 이뤄졌으며, 그룹 자금 집행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에 해당 지원의 수혜자로 지목되는 총수 일가 3세가 부임한 직후였다.

■ 공정위 칼날 밑에서도…HL홀딩스, ‘정몽원 회장 장녀 펀드’ 키우려 부실 자회사 HL위코에 또 500억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HL홀딩스의 자금 흐름은 ‘800억 원대 결손금이 누적된 자회사 지원 → 오너 일가 사모펀드 출자 → 회계법인 간 가치평가 갈등 → 오너 3세의 재무 권한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로 전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HL홀딩스가 2021~2023년 사이 비상장 자회사 HL위코·HL D&I를 통해 ‘로터스PE 펀드’에 단행한 출자 규모가 총 2,170억 원에 이르는 경위를 정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주사인 HL홀딩스가 2023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연결기준 영업이익(922억 원)의 2.4배에 달하는 막대한 수준이다.

로터스PE는 2020년 11월 출범 때부터 정몽원 HL그룹 회장 자녀 소유로 설립됐다. 지분구조를 보면 정지수(50%)·정지연(50%) 씨가 유일한 주주로 4년간 변동이 없었다. 최초 등기임원 3인도 이상민 대표를 제외하고 당시 한라그룹 임직원으로 구성됐다.

사건의 발단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HL홀딩스는 비상장 자회사 HL위코에 1,34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이듬해인 2022년 7월 500억 원을 추가 대여했다.

HL위코는 해당 자금을 유입 직후 로터스PE의 사모펀드 지분 인수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감사보고서 주석에는 “지배회사(HL홀딩스)로부터 자금을 차입하여 투자주식을 취득했다”고 기재돼 있으며, 상장사 자금이 총수 일가 자녀가 소유한 회사의 투자 재원으로 활용된 정황이 공시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자녀들이 운영하는 펀드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2022년 말 기준 HL위코는 해당 펀드들에서만 783억 8천만 원대의 지분법 손실을 내며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 회계법인 이례적 ‘자산 평가 갈등’…HL그룹 부실 축소 논란 증폭

이 과정에서 외부감사인이 신한회계법인에서 대주회계법인으로 바뀌며 이례적인 회계 이견이 공식 기록됐다.

새 감사인인 대주회계법인은 2023년도 감사보고서에서 HL위코가 보유한 관계회사 투자자산을 약 242억 원 낮게 평가했다며 전기 재무제표를 다시 작성했다. 자산을 그만큼 올려 잡은 것이다.

전임 감사인 신한회계법인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대주회계법인은 같은 보고서 강조사항에 “전임감사인(신한회계법인)은 재고자산 과대계상에 대한 전기오류수정에는 동의하였으나, 관계기업투자 과소계상에 대한 전기오류수정사항에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직접 기재했다. 두 감사인의 이견이 공식 보고서에 남겨진 이례적 상황이다.

이 재작성의 결과는 수치로 드러난다. 자산을 242억 원 올려 재작성하자 2022년 HL위코의 당기순손실이 786억 원에서 544억 원으로 242억 원 줄어든 것이다. 전임 감사인의 반대 의견이 보고서에 명기된 상황에서 재작성이 이뤄져 손실 규모가 대폭 줄었다는 점에서 ‘부실 축소’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장부상 손실을 줄여도 실적 악화는 막지 못했다. HL위코는 2024년에도 34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누적 결손금은 844억 원으로 불어났다.

결국 모기업 HL홀딩스는 HL위코의 투자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해 보유 주식에 대해 약 236억 원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 주주는 손실, 딸들은 20억 수익… ‘금고지기’ 되자마자 500억 셀프 연장

상장사 주주들은 수백억 원의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을 떠안았으나, 총수 일가 자녀들은 투자 자산의 부실화와 무관하게 펀드 운용사(GP) 지위를 유지하며 매년 20억 원대 영업수익을 올리는 수익 구조를 보장받고 있다.

논란의 정점은 올해 초 단행된 인사와 자금 집행이다. 일련의 자금 흐름에서 최종 수혜자 위치에 있는 장녀 정지연 상무는 HL만도 글로벌 영업 부문 출신으로, 지난 3월 1일 HL홀딩스의 그룹 자금 운용을 총괄하는 ‘그룹재경지원본부 재무지원1실장’으로 전격 부임했다.

정 상무가 그룹 재무 실권을 잡은 직후인 지난 5월 11일, HL홀딩스 이사회는 HL위코에 대한 500억 원 대여금 만기를 다시 1년 연장(5회째)하기로 결의했다. 자금을 대여하는 조직의 실무 책임자와 그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펀드 운용사(GP)의 소유주가 동일인이 되어 ‘셀프 수혈’을 지속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시에 정지연·정지수 자매는 지난 5월 초 증여받은 자금을 활용해 지주사 주식을 일제히 추가 매수, 지분율을 각각 2.22%까지 끌어올리며 경영권 승계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정몽원 HL그룹 회장은 고(故) 정인영 한라그룹 창업주의 차남이다. 정인영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첫째 동생으로, 1955년 한라그룹을 창업해 국내 중공업과 자동차 부품 산업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정 회장은 부친의 뒤를 이어 그룹을 재편해 현재 HL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지주사 HL홀딩스와 핵심 계열사 HL만도 등을 총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HL그룹 본사와 계열사, 로터스PE 등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사익편취 혐의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HL그룹 측은 정지연 상무 취임 직후 이뤄진 자금 지원 결정의 적절성을 묻는 구체적인 질의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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