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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출처=LG유플러스)
경제

시가의 6배 장부가…’손상 0원’ 처리한 홍범식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자회사 LG헬로비전의 지분을 실제 시장에서 평가받는 가격보다 5천억 원 이상 높은 금액으로 장부에 잡아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손상검사를 실시하고도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올해 2분기 LG헬로비전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당시 “자산 가치가 장부금액보다 낮아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근거가 흔들리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2025년 사업보고서 별도재무제표 기준 LG헬로비전 지분 58.61%의 장부금액은 6,563억 7,500만 원이다. 이는 지분을 처음 취득할 당시 원가인 8,206억 1,000만 원을 기준으로 장부에 반영한 금액이다.

반면 같은 시점 시장에서 평가된 LG헬로비전 지분의 가치는 1,064억 5,200만 원에 불과했다. 주당 공정가치 2,345원에 LG유플러스가 보유한 4,539만 5,426주를 적용한 금액이다. 장부금액이 시장가격의 6.2배에 달하며, 두 금액 사이의 차이는 5,499억 원에 이른다.

LG유플러스도 이처럼 장부금액과 시장가치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사업보고서에 직접 기재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이를 자산손상 징후로 보고 손상검사를 실시한 뒤, 손상차손은 인식하지 않았다.

사업보고서 별도재무제표 주석에는 LG헬로비전의 시가총액이 종속기업투자 장부금액보다 유의적으로 낮은 점 등을 자산손상 징후로 파악해 손상검사를 실시했지만,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을 초과해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하면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의 시장가치는 크게 떨어졌지만, 앞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현금 등을 따져보면 실제 자산가치는 장부에 적힌 6,563억 원보다 높다고 판단해 장부금액을 깎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후 LG헬로비전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당시 평가에 사용한 미래 사업계획과 현금흐름 전망이 적정했는지를 다시 살펴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회수가능액 산정에 적용된 사용가치 계산 세후할인율은 6.3%로, 같은 표에 나란히 기재된 그룹 내 다른 종속기업인 유플러스홈서비스(9.9%)나 미디어로그(10.8%)보다 낮게 설정됐다. 할인율이 낮을수록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는 높게 평가된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출처=LG유플러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출처=LG유플러스)

연결 장부에서는 이미 정리가 끝난 상태다.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연결재무제표 감사보고서는 핵심감사사항에서 “엘지헬로비전 부문 영업권은 전기 이전에 손상평가 수행 결과에 따라 전액 손상되었습니다”라고 명시했다. 연결에서는 영업권을 전액 털어낸 자산을 별도 장부에서는 6,563억 원으로 계상하고 있는 셈이다.

별도 순자산과 비교해도 간극은 크다. 2025년 말 LG헬로비전의 별도 자본총계 4,525억 3,109만 원에 지분율 58.61%를 곱하면 2,652억 원으로, 별도 장부금액과의 차이는 3,911억 원이다.

■ 급감한 자회사 실적, 흔들리는 현금흐름 전제

이러한 사용가치 평가의 전제가 된 사업계획은 최근 실적 악화로 부담을 안게 됐다. LG헬로비전이 지난 6일 공시한 2분기 연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2,432억 7,6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줄었고, 영업이익은 29억 6,800만 원으로 71.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1억 4,400만 원으로 84.1% 급감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4,986억 6,200만 원(-25.3%), 영업이익은 80억 6,300만 원(-54.2%), 당기순이익은 41억 6,500만 원(-59.1%)을 기록했으며, 매출 대비 순이익률은 0.8%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회사는 교육용 스마트 단말 보급사업 시장 축소와 방송통신 시장의 어려움을 실적 부진 원인으로 설명했다.

같은 날 모회사인 LG유플러스는 2분기 연결 영업이익 3,445억 원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2,177억 원으로 0.3% 늘었다. 모회사 실적은 개선되고 자회사 실적만 무너진 분기였다.

LG헬로비전의 매출 감소 속에서도 모회사 및 계열사로 지출되는 비용은 오히려 늘었다. 올해 1분기 LG헬로비전이 특수관계자에 지급한 영업비용은 355억 6,398만 원으로 전년 동기(350억 5,301만 원)보다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135억 1,700만 원에서 2,553억 8,571만 원으로 18.5% 줄어, 매출 대비 계열사 지급액 비중은 11.2%에서 13.9%로 올라갔다.

이 가운데 지배기업인 LG유플러스에 지급한 금액은 296억 7,619만 원으로, 1분기 영업이익(50억 9,600만 원)의 5.8배 수준이다. 반대로 계열사에서 거둔 영업수익은 62억 164만 원에서 36억 7,388만 원으로 40.8% 줄었다. 알뜰폰(MVNO) 망 도매대가와 통신서비스 이용료가 대부분으로 사업 구조상 불가피한 비용이지만, 매출이 30% 넘게 빠지는 국면에서도 줄지 않는 고정비라는 점은 남는다.

■ 자회사 구조조정·무배당 속 모회사는 주주환원 확대

실적 악화 여파로 LG헬로비전의 직원 수는 2024년 말 1,075명에서 2025년 말 933명으로 1년 만에 142명(13.2%) 줄었다. 올해 5월 1일 기준 기업집단현황공시상 종업원 수는 920명으로 더 감소했다. 1인 평균 급여액도 8,985만 원에서 8,319만 원으로 낮아졌다. 배당도 없다. 2023년 사업연도에 주당 120원, 총 92억 9,400만 원을 배당한 뒤 2024년과 2025년 사업연도 연속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반면 모회사인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주당 270원, 총 1,145억 9,548만 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기준일은 8월 13일, 지급 예정일은 8월 28일이다. 같은 날 9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체결도 의결해, 두 건을 합친 주주환원 규모는 2,046억 원이다. 이와 함께 파주 AI데이터센터(AIDC) 2단계 구축에 1조 3,489억 원을 투자하는 안건도 의결됐다. 다만 이 금액은 승인한도액으로, 회사는 물가와 환율 변동 등을 감안해 예상금액의 130%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8.25%를 보유한 지주회사 ㈜LG이며, LG그룹의 동일인(총수)은 구광모 회장이다. LG유플러스 대표이사는 2025년 3월 취임한 홍범식 사장이고, LG헬로비전 대표이사는 2019년 12월 LG유플러스의 인수와 함께 선임돼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는 송구영 대표다. LG헬로비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영준 사내이사는 지난 3월 LG유플러스 금융담당에서 자리를 옮겼다.

LG유플러스는 10일부터 12일까지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논딜로드쇼(NDR)를 진행한다. 지난 3일 공시된 기업설명회 개최 안내에 따르면 주요 경영현황 설명과 질의응답이 이뤄질 예정이다.

현행 기업회계기준(K-IFRS)상 회수가능액은 순공정가치와 사용가치 중 큰 금액으로 정의되므로, 시가총액이 장부금액을 밑돌더라도 사용가치가 이를 웃돌면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을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2025년 재무제표는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았다. 다만 사용가치의 전제였던 사업계획이 반년 만에 흔들린 만큼, 이달 중 제출될 반기보고서에서 재평가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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