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연간 8,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가 사모펀드(PEF)의 ‘수익 창출 창구’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모펀드가 버스 회사를 인수한 뒤 공공 지원금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거나 차고지 매각 등을 통해 자본을 회수하는 이른바 ‘수익 극대화 전략’을 펼치면서, 교통 공공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 4개 사모펀드, 버스 1,035대 장악… 고배당 위해 ‘자산 매각’까지
‘사모펀드 시내버스 서울시 인수 시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3일 서울시청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 자본의 버스 산업 진입에 따른 폐해를 조목조목 짚었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버스 산업에 진입한 4개 사모펀드는 총 1,035대의 차량을 확보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자금 운용 방식이다.
사모펀드들은 준공영제 하에서 보장되는 영업이익은 물론, 버스 회사가 보유한 토지 등 핵심 자산을 매각해 배당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고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 하나캐피탈, 롯데카드 등 금융사들 역시 이 과정에서 수십억 원대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의 혈세로 메워지는 재정지원금이 사실상 사모펀드의 이윤으로 직결되는 ‘세금 누수’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분석이다.
■ 비용 절감이 부른 공공성 후퇴… “노동 안전·시민 이동권 위협”
사모펀드의 수익 지향적 경영은 현장 노동 환경과 시민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박상길 민주버스본부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차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보유한 7개 회사에서 이윤 추구를 위한 비용 절감이 단행되면서 배차 압박과 휴식 시간 축소가 만연해졌다”고 고발했다.
과도한 효율화 정책은 난폭 운전과 안전사고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수익성이 낮은 노선의 폐지나 운행 횟수 감축으로 이어져 시민들의 이동권을 침해하고 있다. 운동본부는 서울시가 내놓은 ‘외국 자본 사전 심사’나 ‘배당 제한’ 같은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과거 지하철 9호선 사례처럼 서울시가 직접 버스 회사를 인수해 공영제를 강화하는 근본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운동본부는 “초기 인수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수년 내 회수가 가능하며, 표준운송비용의 객관적 검증을 통해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운동본부는 향후 온라인 플랫폼 ‘빠띠’를 통한 서명운동과 주요 노선 정류장 선전전을 전개하며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또한 9월 말 국회 토론회를 거쳐 지자체 차원의 인수 필요성을 제도적으로 공론화할 방침이다.
사모펀드의 ‘엑시트’가 시작되기 전, 서울시가 공공성 회복을 위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과도한 이익 배당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있으며, 버스 준공영제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다각적인 제도 개선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