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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라는 명분의 ‘갑질’… 삼성 보험설계사 90% 이상 “카드 모집 강요받아”

삼성생명, 삼성화재 각사 로고.
삼성생명, 삼성화재 각사 로고.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삼성금융네트웍스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명분으로 보험설계사들에게 삼성카드 모집을 조직적으로 강요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임직원의 성과지표(KPI)와 인센티브 제도를 교묘히 활용해 설계사들을 저비용 영업 채널로 동원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금융당국의 엄중한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카드 가동률’이 지점장 생사 결정… 구조적 압박의 실체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점장 등 영업 관리자의 성과평가 항목에 소속 설계사의 카드 발급 참여율인 ‘카드 가동률’을 핵심 지표로 반영해왔다.

2022년부터는 카드 실적에 비례한 인센티브 재원을 신설하는 등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이러한 수직적 평가 구조는 현장 설계사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노조 설문조사 결과 삼성화재 설계사의 96.6%, 삼성생명 설계사의 93.6%가 카드 모집 강요를 느꼈다고 답했다.

■ 삼성카드 ‘저비용 고효율’ 채널로 전락한 40만 설계사

이번 논란은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컨트롤 타워인 ‘금융경쟁력제고TF’의 시너지 전략과 맞닿아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10년간 일반 전속 모집인 비중을 줄이는 대신, 계열사 보험 설계사를 통한 발급 비중을 15.2%(2015년)에서 36.4%(2024년)로 2배 이상 확대했다.

설계사 채널은 삼성카드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가성비’ 채널이었다. 2024년 기준 신규 발급 점유율은 36.4%에 달하지만, 이들에게 지급된 수수료 점유율은 34.0%에 불과해 전속 모집인 대비 낮은 비용으로 실적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보험설계사들을 타 계열사의 이익을 위한 소모품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측은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 차원에서 복합 영업을 장려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설계사들의 자율적인 선택과 참여를 바탕으로 진행된다”며 “과도한 압박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건전한 영업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현정 의원은 이를 명백한 보험업법 제85조의3(위탁계약서 외 업무 강요 금지) 위반으로 규정했다. 김 의원은 “그룹의 시너지를 위해 설계사의 본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행위는 결국 보험 계약자의 피해로 이어진다”며 “금융감독원은 즉각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해 대기업 금융그룹의 불공정 영업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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