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가 최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을 중단했다고 확정 공시한 지 불과 90일 만에 새로 선임한 대표집행임원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조건으로 ‘경영권 거래완료’를 내걸었다.
회사가 대외적으로는 현재 매각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새 대표의 보상체계에는 경영권 거래가 행사 조건으로 들어간 것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조좌진 전 롯데카드 대표를 신임 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하면서 보통주 2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행사가격은 1주당 3만1천571원이며, 회사가 산정한 공정가치 기준 18억1천920만원 규모다.

이번 스톡옵션은 ▲부여일로부터 2년 이상 재직 ▲재직기간 중 경영권 거래 완료 등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행사할 수 있다.
단순히 일정 기간 재직하면 행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재직 조건과 달리, 이번에는 경영권 거래 완료가 별도의 행사 조건으로 붙었다.
■ ‘매각 추진 안 함’ 확정 90일 만에 등장한 ‘경영권 거래완료’

하나투어 최대주주인 하모니아1호 유한회사(IMM프라이빗에쿼티 투자목적회사)의 지분 매각설이 불거진 것은 2024년 3월이다. 하나투어는 그해 3월 27일 해명공시를 통해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인 방안을 고려 중에 있으나, IMM과 2대주주인 기존주주간 협의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며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진 바 없다”는 최대주주 답변을 전했다.
검토는 두 달 뒤 매각 주관사 선정으로 구체화됐다. 하나투어는 그해 5월 27일 공시에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였습니다”라는 최대주주 답변을 공개했다. 이후에도 결론은 나오지 않았고, 회사는 재공시를 이어가며 2년 넘게 관련 내용을 ‘미확정’으로 공시했다.
그로부터 90일 만에 ‘경영권 거래 완료’를 조건으로 한 스톡옵션이 이사회에서 결의됐다. 매각은 중단했다고 밝힌 회사가 새 대표의 보상에는 경영권 거래를 조건으로 내건 셈이다. 향후 경영권 거래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인지, 그렇다면 왜 새 대표의 보상에 해당 조건을 넣었는지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번 스톡옵션을 결의한 이사회에는 IMM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인 송인준 기타비상무이사와 IMM홀딩스 사장인 김영호 기타비상무이사, IMM크레딧앤솔루션 사장인 박찬우 기타비상무이사 등 3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김영호 이사는 최대주주 하모니아1호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 연내 소각한다던 자사주, 나흘 뒤 스톡옵션 재원으로
하나투어가 연내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힌 자사주를 놓고, 나흘 뒤 임직원 스톡옵션 부여가 결정되면서 두 계획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관심이 쏠린다.
하나투어는 이달 14일 반기보고서에서 보유 중인 자사주 82만4천753주를 “2026년 연내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행주식총수의 5.32%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소각 목적은 ‘주주가치 제고’라고 적었다.

그런데 18일 이사회에서는 조좌진 대표집행임원 등 임직원 4명에게 스톡옵션 29만주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조 대표에게 20만주가 돌아간다.
문제는 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주는 방식으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29만주는 현재 하나투어가 보유한 자사주의 35.2%에 해당한다.
스톡옵션 행사기간은 2028년 8월부터 2030년 2월까지다. 회사가 현재 정한 자기주식 교부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이 물량은 향후 임직원에게 주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결국 하나투어는 14일에는 자사주를 올해 안에 모두 소각하겠다고 밝혔고, 불과 나흘 뒤에는 보유 자사주의 35.2%에 해당하는 물량을 임직원 스톡옵션에 활용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두 계획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회사의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 임원 보수 결정권 이사회로…실적 악화 속 주주 반대도
하나투어는 1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바꿔 대표집행임원과 집행임원의 보수와 퇴직금 등을 이사회가 결정하도록 했다. 집행임원의 퇴직금 역시 이사회가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기존보다 임원 보수와 퇴직금을 결정하는 이사회의 권한이 커진 셈이다. 현재 이사회에는 최대주주 IMM프라이빗에쿼티 측 인사 3명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주주들의 표심은 안건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정관 변경안은 의결권 행사 주식 기준 98.1%의 찬성으로 통과됐지만, 임원퇴직금지급규정 변경안은 찬성률이 76.8%에 그쳤다. 반대·기권은 23.2%였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지분이 23.4%인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표를 제외한 주주들 사이에서는 반대·기권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도 좋지 않다.
하나투어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54억4천만원으로 1년 전보다 43.63% 줄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67.55% 감소했다.
주가는 올해 1월 4만8천600원까지 올랐다가 6월 3만1천200원까지 떨어졌다. 이번 스톡옵션 행사가격인 3만1천571원도 6월 저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나투어는 조좌진 대표 선임을 두고 이사회의 전략·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경영체제를 개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각 중단을 확정한 지 석 달 만에 새 대표의 스톡옵션에 ‘경영권 거래 완료’ 조건을 넣으면서, 회사가 말하는 경영체제 개편과 이 조건이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