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7개월이 지났지만 제조업과 공공부문에서 원청과 하청노동자 간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노동계는 동희오토와 한화오션,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을 사례로 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12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금속노조는 국회 소통관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13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원청교섭 실태와 노동부의 책임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동희오토분회는 올해 1월부터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한 차례도 교섭하지 못했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과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했으나, 사측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 9월 18일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심인호 동희오토분회장은 지금까지 일곱 차례 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모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부가 교섭 거부에 실질적인 제재를 하지 않아 사측이 소송을 통해 교섭을 지연시키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한화오션에서는 하청노동자들의 임금 문제가 쟁점으로 제기됐다. 노조는 한화오션이 지난해 1조109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하청업체 단가 인상률은 2023년 7%에서 지난해 3%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하청노동자들의 고공농성 등을 거쳐 지난 8일 첫 원청교섭이 열렸다.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은 하청업체들이 원청에서 받는 기성금만으로 임금을 감당하지 못해 약 500억원의 선급금을 받아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청의 실적 개선이 하청노동자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실질적인 교섭을 요구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도 교섭 지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3월 교섭을 요구했지만 첫 교섭은 7월 16일 열렸으며, 공사가 산업안전 분야로 교섭 의제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교섭도 양측의 이견으로 결렬됐다.
주진호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공사가 4조 2교대 근무체계 개편을 자회사 경영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교섭 대상에서 제외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공공기관이 개정법 취지에 맞게 교섭에 나서도록 정부가 지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화성시 환경미화원과 소각시설 노동자들은 인력 배치와 안전예산을 결정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생활폐기물 수거 작업의 3인 1조 원칙에 예외를 허용하는 제도와 소각시설 노동자에 대한 유해물질 보호 기준의 미비를 문제로 지적했다.
두 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노동부 해석지침이 원청교섭을 가로막고 있다며 제도 개선과 교섭 거부에 대한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노조는 원청교섭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때까지 교섭과 제도 개선 요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