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한국지엠(GM)을 둘러싼 ‘철수설’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측이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 등 경영 환경 악화를 이유로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금속노조는 이를 “추가 이윤 확보와 책임 회피를 위한 기획된 공포 마케팅”이라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8,000억 원이 넘는 공적 자금을 지원받고도 일방적 구조조정을 감행하는 GM의 행보에 비판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 단체교섭 앞두고 ‘정비센터 폐쇄·부지 매각’… 진정성 없는 대화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측의 일방적인 경영 행태를 폭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2025년 단체교섭 상견례를 앞둔 시점에 직영 정비센터 폐쇄와 부평공장 유휴 부지 매각을 기습 통보했다. 노조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특별단체교섭’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이를 거부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안규백 지부장은 “GM은 과거에도 구조조정과 공장 폐쇄를 반복하며 이익을 챙겨왔다”며 “막대한 국민 혈세를 지원받고도 연구개발과 생산 법인을 분리하고 부평 2공장을 폐쇄하는 등 공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철수의 원인을 노조의 정당한 투쟁 탓으로 돌리는 일부 보도에 대해 “본질을 왜곡하는 편향된 시각”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노조는 최근 불거진 ‘노조법 개정으로 인한 철수설’에 대해 과거 ‘통상임금’, ‘관세’ 등을 핑계 삼았던 것과 동일한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오민규 정책자문위원은 “철수설은 GM이 정부와 산업은행으로부터 더 많은 지원과 특혜를 얻어내기 위한 협상용 카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GM은 협력사 행동지침을 통해 노동자의 안전과 적정 임금을 명시하고 있어, 노조의 요구가 글로벌 기준에서 벗어난 것이 아님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철수를 무기로 노동자의 입을 막으려 한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비정규직 지회 역시 십수 년간의 불법파견 판결에도 사측이 ‘모르쇠’로 일관하며 하청 노동자의 안전과 교섭권을 무시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 2대 주주 산업은행의 침묵… “공급망 유지 위한 노정 협의 시급”
금속노조는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정부의 방관자적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공적 자금이 투입된 기업이 자산을 매각하고 내수 판매를 축소하는 등 ‘엑시트(Exit)’ 신호를 보내고 있음에도 정부가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정부 부처와 산업은행, 그리고 노동조합이 머리를 맞대는 ‘공공적 통제 장치’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지엠의 공급망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기업의 일방적 경영 활동을 넘어선 사회적 책임 확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철수 협박’이라는 구시대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를 온전히 유지할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