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설립 37년 만에 처음 파업에 들어간 LS전선이 24시간 전면 파업과 상급단체 결의대회 직후 동해사업장 해저1공장 매각 추진을 노동조합에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계는 고용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을 파업 당일 알린 것은 조합원들의 투쟁을 위축시키려는 압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일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이 전날 발표한 성명 등에 따르면 LS전선 사측은 지난달 29일 경북 구미1공장 앞에서 열린 ‘LS전선 노조탄압 분쇄 및 파업투쟁 승리 금속노련 결의대회’ 직후 노조에 동해사업장 해저1공장 매각 추진 사실을 통보했다.
당시 노조는 전체 공장을 대상으로 24시간 파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앞서 지난달 16일 구미·인동·동해사업장에서 부분파업에 들어갔으며, 이는 1989년 노조 설립 이후 첫 파업이었다.
금속노련은 “조합원들의 고용과 근로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장 매각 문제를 전체 공장 24시간 파업과 결의대회 직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결코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저1공장 매각은 고용승계와 전적·전출, 배치전환, 근무지 변경, 임금·복리후생, 단체협약 적용, 조합활동 보장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매각 추진 경위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 37년 만의 첫 파업…상반기 임원 보수 170억원
LS전선 노사는 올해 임금과 성과급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6.5% 인상과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한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기본급 4% 인상과 정액 850만원의 성과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LS전선이 지난 8월 14일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2384억원, 순이익은 504억원이다.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1232억원, 순이익 797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연결 영업이익은 2798억원, 순이익은 1006억원이었다. 별도 영업이익은 1534억원, 순이익은 1476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LS전선 등기이사 5명의 상반기 보수총액은 98억7300만원이다. 급여 25억3500만원, 상여 72억9500만원으로 상여가 급여의 약 2.9배다.
미등기임원 17명의 보수 71억1800만원까지 합치면 LS전선 임원들에게 올해 상반기 지급된 보수는 총 169억9100만원이다. 이는 상반기 별도 영업이익 1232억원의 약 13.8%, 연결 영업이익 2384억원의 약 7.1% 수준이다.
등기이사 상여 72억9500만원만 놓고 보면 별도 영업이익의 약 5.9%다. 지난해 연간 등기이사 상여는 36억8800만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의 약 2배가 지급됐다.
개인별로는 구자엽 회장이 상반기 65억6500만원을 받았다. 급여 14억4100만원, 상여 51억1500만원, 복리후생 900만원으로, 상여가 전체 보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구 회장의 상여는 지난해 지급된 20억3900만원의 약 2.5배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상여는 지난해 계량·비계량 지표를 평가해 기본연봉의 0~300% 범위에서 지급하는 단기성과급이다.
구본규 사장은 상반기 16억8300만원을 받았다. 급여 4억9500만원, 상여 11억8800만원으로 상여에는 단기성과급 8억4000만원과 장기성과급 2억55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지급된 상여 8억6700만원과 비교하면 약 1.4배다. 구 사장은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LS전선 대표이사를 맡았다.
올해 1월 2일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이상호 부사장은 상반기 6억5400만원, 김우태 전무는 5억3600만원을 받았다. 미등기임원 17명의 보수는 71억1800만원이다.
지주회사 ㈜LS에서도 오너일가에 고액 보수가 지급됐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은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LS그룹 오너가 2세이며,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외아들로 역시 오너가 2세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은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차남이고, 구본규 사장은 구자엽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가 3세다.

구자열 의장은 올해 상반기 72억7000만원, 구자은 회장은 133억300만원을 받았다. LS전선에서는 구자엽 회장이 65억6500만원, 아들 구본규 사장이 16억8300만원을 받았다.
이들 구자열·구자은·구자엽·구본규 등 오너일가 4명의 올해 상반기 보수를 합치면 약 288억2100만원이다. LS전선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2384억원의 약 12.1%에 해당한다.
배당 규모도 적지 않다. ㈜LS는 지난해 사업연도 주당 2500원, 총 683억6900만원을 현금배당했다. 구자열 의장 등 특수관계인 보유 주식 1033만5256주에 주당 배당금을 적용하면 이들에게 돌아간 배당액은 약 258억원으로 계산된다.
오너일가 4명의 올해 상반기 보수 288억원과 지난해 사업연도 특수관계인 배당 약 258억원을 합치면 약 546억원이다. LS전선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2384억원의 약 22.9% 규모다.
다만 구자열 의장과 구자은 회장의 보수는 지주회사 ㈜LS가 지급한 것으로 LS전선 외 그룹 전체 경영에 대한 대가가 포함돼 있고, 배당도 ㈜LS의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이다.
■ 해저케이블 투자 확대하는데 기존 공장 매각
이번 매각 통보가 주목되는 이유는 LS전선이 동해사업장을 해저케이블 핵심 생산거점으로 키워왔기 때문이다.
LS전선은 2009년 동해에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공장을 준공한 뒤 생산시설을 계속 확대해 왔다. 올해 반기보고서에는 동해사업장 해저5동 준공이 기재돼 있으며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의 올해 2분기 가동률은 78.0%다.
주요 수주 계약에는 2031년 9월까지 계약기간이 잡힌 9073억원 규모의 독일·네덜란드 송전망 사업자 텐네트(TenneT) 해상풍력 케이블 공급 건도 포함돼 있다.
회사가 해저케이블 생산능력 확대와 장기 수주 확보에 나선 상황에서 기존 해저1공장을 어떤 이유로 매각하려는지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매각 대상 범위와 상대방, 거래금액, 완료 시점, 생산설비 이전 및 고용승계 방안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저1공장 매각 추진 사실이 노조에 전달된 지난달 29일 LS전선 이사회는 희토류 영구자석 사업 진출을 위해 신설 법인 코리아모션웍스에 1500억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지난달 11일에는 가온전선 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한 5000억원 규모 사모 교환사채 발행도 결정했다. 해저케이블 생산거점 재편이 거론되는 시기에 대규모 신사업 투자와 자금조달 결정까지 이어지면서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방향도 함께 주목된다.
금속노련은 “매각 문제가 조합원들의 파업투쟁을 위축시키거나 노동조합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경우 LS전선노동조합과 함께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련이 제기한 ‘노조탄압’은 노동계의 주장이다. 해저1공장 매각 추진 배경과 고용승계 및 인력 재배치 방안 등에 대한 LS전선의 구체적인 입장은 기사 작성 시점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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