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인천 지역 쿠팡 물류센터에서 잇따라 발생한 화재 사고와 관련해 노동단체들이 사측과 관할 지자체, 정부에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노동자 피해 보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와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쿠팡노동자의건강과인권을위한대책위원회 등 인천지역 노동계는 19일 오후 1시 30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인천32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7월 18일 쿠팡 인천32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완진까지 109시간이 걸린 데 이어, 닷새 뒤인 7월 23일에도 인천 제물포구 인천15센터에서 배터리 발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현장 노동자가 초기 진화했다.
노동단체들은 이번 화재의 대형화 원인으로 물류센터 특유의 ‘메자닌(중층)·적층식 랙’ 구조와 밀집 적재된 화물을 지목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공간을 수직으로 나누어 상품을 빼곡히 쌓는 구조 탓에 연기와 열기가 빠르게 확산했고, 천장 근처까지 쌓인 적재물이 스프링클러 물줄기를 가로막아 소방대원의 현장 진입과 진화작업을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다.
화재가 발생한 6층 바로 아래층에는 수백 대의 리튬배터리 탑재 로봇이 배치되어 있어 추가 위험 가능성도 제기됐다.
특히 이들은 화재 이후 쿠팡 측이 판매자 및 인근 주민 대상 피해보상 대책은 발표했으나, 현장 노동자들의 피해 규모 파악과 처우 안정화 방안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 없이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이 “유연성을 활용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화재 예방보다 서비스 성과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효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사무장은 발언문에서 “화재 당일 출근을 불과 1시간 반 앞두고 다른 센터 출근을 통보받거나 갑작스러운 배치 변경으로 출근하지 못한 노동자들이 무급휴가 처리됐다”며 “일터가 폐쇄된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 배치 및 전환배치 과정에서 왕복 통근 시간이 6시간으로 늘어나거나 본래 직무가 없는 센터로 배치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사측이 제시한 전배지원금 역시 월 18일 이상 ‘정상근무’를 해야만 지급되고 연차·가족돌봄휴가 사용 시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현실적인 피해를 보완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물류센터 내부의 휴대전화 반입 금지 정책으로 인해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신고나 상황 파악이 어렵고, 불탄 센터에 두고 온 개인 물품에 대한 보상 안내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화재 당일 임금 100% 지급 및 노동자 피해 보상 ▲희망 센터·공정 배치를 통한 노동조건 보장 ▲비상시 즉시 신고를 위한 휴대전화 반입 허용 ▲화재 대피를 방해하는 메자닌 층 해체 및 소방 안전 점검 ▲건축법 개정을 통한 물류센터 내 냉난방·환기시설 의무화 및 정부의 전국 물류센터 전수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물류 효율과 이윤만을 앞세운 구조가 대형 사고를 부르고 있다”며 “기업과 정부, 지자체는 자본의 관점이 아닌 노동자와 지역 주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