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의학 기업 파마리서치가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 동의 없이 현 직장에 평판조회(레퍼런스 체크)를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측은 해당 의혹에 대해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공식 부인했다.
18일 제약·바이오 업계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파마리서치가 채용 시 지원자에게 평판조회에 대한 포괄적 동의만 받은 뒤, 조회 대상자를 지원자가 직접 선택하는 지정 절차 없이 현 직장 관계자들에게 무작위로 연락을 취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 2년 넘게 반복된 주장…”동의만 받고 무작위로”

해당 의혹은 2024년 6월 14일 품질관리·보증 직무의 전직 관계자가 블라인드에 ‘불법 레퍼런스 체크하는 곳’이라는 제목의 회사 리뷰를 올리면서 불거졌다. 이 관계자는 팀장이 지원자들의 외모와 경제력을 이유로 뒷말을 하고 지원자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같은 취지의 게시물이 잇따랐다. 한 작성자는 “레퍼런스체크 동의만 받고, 지정자 동의도 없이 무작위로 불법으로 진행한다는 게 진짜냐”고 물었다. 다른 게시물 작성자는 “이직자들 어떻게 될 줄 알고 현직장에 무작위 레퍼체크를 하느냐”고 적었고, 이 글에는 26개의 공감이 달렸다.
게시물에는 “여기는 불법적인 일을 할 리가 없는 회사야”라는 반박 댓글도 달렸다. 그러나 이 댓글에 대해 “웃기고 있네 내가 본 게 있는데”, “이야 회사 이미지 누가 갖다 버리라고 해도 이렇게는 댓글 안 달겠다”고 되받은 재반박 댓글이 각각 27개와 24개의 공감을 얻으며 더 큰 호응을 받았다.
블라인드 밖에서도 같은 증언이 나왔다. 제약·바이오 업계 이직 정보를 공유하는 단체대화방에서 한 참여자는 “공식적인 레퍼첵이 아니어도 지원자 신상 보고 여기저기 물어보더라”고 전했다. 정식 평판조회 절차에 들어가기 전인 서류 전형 단계부터 지원자 신상이 외부에 노출됐다는 주장이다.

■ 쟁점은 지정 절차…답변한 쪽도 처벌 대상
통상적인 평판조회는 지원자로부터 포괄적 동의를 받은 후, 평판을 제공할 상사나 동료를 지원자가 직접 지정하는 2단계를 거친다. 지정 절차 없이 무작위 조회가 이뤄질 경우 관계가 껄끄러운 상사나 친분이 없는 동료에게까지 이직 의사가 노출돼 지원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는 목적과 항목, 수집·제공 대상이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법적 효력을 갖는다. 이에 따라 채용 과정에서 구체적 지정 절차를 이행했는지 여부가 향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동의 없이 지원자 정보를 물어본 쪽뿐 아니라, 이에 응해 정보를 제공한 쪽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은 조회 주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평판조회 과정에서 지원자에 대해 고의로 부정적 사실이나 허위 사실을 말해 사회적 평가가 저해됐다면 별도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
실제 제재 사례를 전한 댓글도 있었다. 블라인드에서 다른 회사 재직자라고 밝힌 이용자는 “창피한 일이라 회사명은 비공개로 하지만 우리도 업계에서 나름 네임드인 기업”이라며 “레퍼체크 부분 미동의 불법 진행으로 치부돼서 배상금 지급하고 노동청으로 권고 조치 받았다, 요즘 많이 타이트해졌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레퍼첵한다는 내용만 동의 받고 불특정인 진행하는 것도 걸린다”고 적었다. 두 댓글은 각각 19개의 공감을 받았다.
■ 직원 436명에서 589명으로…역대 최대 실적 속 채용 리스크
의혹이 반복된 시기는 파마리서치가 대규모 채용을 이어온 시기와 겹친다. 지난 14일 제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직원 수는 589명으로, 지난해 말 526명, 2024년 말 436명에서 1년 6개월 만에 153명(35.1%)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63명이 순증했다.
평균 근속연수는 3.4년으로 남성 3.9년, 여성 2.9년이다. 유연근무제는 2024년부터 3년 연속 ‘미활용’으로 기재됐으며, 시차출퇴근제와 선택근무제, 재택근무를 포함한 원격근무제 사용자는 모두 0명이다.
실적 면에서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3,248억 원, 영업이익 1,238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7일 공정공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1%, 영업이익은 23.0% 늘었으며, 당기순이익은 1,050억 원이다. 또한 지난 6월 12일에는 정보보안과 다양성 존중, 윤리 및 법률 준수 등을 담은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자율공시했다.
현재까지 공시에서 개인정보 처리나 채용 절차와 관련한 제재 이력은 나타나지 않았다. 계류 중인 소송 4건 역시 보건복지부 고시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행정처분 등에 관한 것으로 채용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파마리서치 측은 관련 질의에 대해 “내부 확인 결과 문의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