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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대박’ 나자 들이닥친 국세청 조사4국…금호석유화학 세무조사, 진짜 표적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금호석유화학 본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왼쪽)과 서울지방국세청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국세청 제공, AI 이미지 합성)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금호석유화학 본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왼쪽)과 서울지방국세청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국세청 제공, AI 이미지 합성)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금호석유화학 본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구체적인 조사 대상과 배경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계열사 간 거래와 ‘금호’ 상표권 사용료, 박찬구 회장 처남 일가의 계열사 누락 사건 등이 조사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회사 측은 확인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13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 있는 금호석유화학 본사에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금호석유화학도 이날 조사 착수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조사4국은 비자금 조성이나 탈세 혐의 등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해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조사 착수 당일 계열사 간 거래와 ‘금호’ 상표권 사용료가 조사 대상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박찬구 회장의 처남 회사 누락 사건도 함께 거론됐다.

그러나 실제 조사 대상이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조사4국은 무엇을 보러 나왔는지 알려주지 않는 곳”이라며 “회사도 모른다”고 말했다.

■ “세무조사 나온 것까지는 맞다”…회사도 표적은 모른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13일 통화에서 “세무조사가 나온 것까지는 맞다”면서도 거론되는 조사 사유에 대해서는 “이러이러한 근거로 그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지, 보도가 오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조사를 장기간 정기조사를 받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지 7년째”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 두 갈래는 상표권 거래와 과거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누락 사건이다. 공시를 확인한 결과 두 사안 모두 회사 반박에 근거가 있었다.

■ 거론된 ‘금호’ 상표권, 계열사가 한 푼도 안 내고 쓴다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대규모기업집단 현황 공시를 보면 ‘금호’ 상표(등록번호 40-0213564 외 8개)의 유상 사용거래는 한 건도 없다.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등 8개 계열사가 사용계약 없이 무상으로 쓰고 있다.

회사는 무상 제공 근거로 2023년 5월 대법원이 금호석유화학과 금호건설을 상표 공동소유자로 확인한 판결을 들면서 “상표권의 경제적 가치가 계열사 전체의 활동으로 향상·유지돼 온 것이므로 별도 상표사용료는 수취하지 않는다”고 공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표권 사용료를 안 받는다. 받지도 않는데 거기서 무슨 부정을 찾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세법에서는 사용료를 받지 않는 것 자체가 쟁점이 된다. 상표권을 무상으로 내주면 그만큼 계열사에 경제적 이익이 넘어가는 만큼,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 부인 대상인지가 계속 다퉈져 왔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2023년 6월 다른 기업 사건에서 “상표 사용료를 지급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부당행위계산 부인 대상이 된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며 상표 가치에 대한 각 당사자의 기여도 등을 따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정에 따라서는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상표권 사용료를 받지 않아 세금이 부과된 적이 있으나 대법원까지 간 소송에서 회사가 이겨 정리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 계열사에서 4년간 빠져 있던 처남 회사, 그사이 211억 쌓았다

공정위는 2023년 3월 박찬구 회장이 2018~2021년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내면서 처남 등 친족이 보유한 지노모터스, 지노무역, 정진물류, 제이에스퍼시픽 4개사를 누락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지노모터스와 지노무역은 첫째 처남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정진물류는 둘째 처남 일가가 지분 전량을 가진 회사로 지목됐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같은 해 3월 30일 회사 현직 임원 1명을 벌금 1억5천만원에 약식기소했고, 7월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약식명령해 벌금이 납부됐다.

계열사 명단에서 빠져 있는 동안 이들 회사는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했다. 지노모터스는 지금도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으로서 ‘중소기업 회계처리 특례’를 적용받고 있다.

시위진압용 물대포차와 특장차를 만들어 수출하는 이 회사는 2023년 매출 271억원에 순이익 47억원, 2025년 매출 161억원에 순이익 34억원을 올렸다. 자본금 1억원짜리 회사에 쌓인 이익잉여금은 2025년 말 211억원에 이른다. 배당도 2022년 10억원, 2024년 20억원, 2025년 중간배당 20억원 등 4년간 50억원이 개인주주 6명에게 나갔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현재 지분은 대표이사 위진호 씨 등 위씨 5명이 90%를 보유하는 등 개인주주 6명이 나눠 갖고 있다. 박 회장의 배우자는 위창남 전 경남투자금융 사장의 딸인 위진영 씨다.

국세청 출신의 한 세무전문가는 “지정자료 누락으로 계열사에서 제외된 친족회사가 중소·중견기업으로 지정되면서 법인세·소득세 세액감면, 고용·투자 세액공제 등 세제혜택을 부당하게 누렸는지는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누락한 것은 맞지만 그 회사들과는 내부거래가 없다”며 “거래가 없다 보니 검찰도 약식기소로 종결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금호석유화학 사업보고서에 이들 4개사는 등장하지 않으며, ‘X. 대주주 등과의 거래내용’의 채무보증·대여금 내역도 모두 ‘해당 사항 없음’으로 기재돼 있다.

■ 영업이익 419% 급증 나흘 만에…실적 호조 속 조사 착수

금호석유화학은 세무조사 착수 나흘 전인 이달 7일 2분기 영업이익 3천390억원을 공시했다. 1년 전보다 419.7% 늘어난 수치로, 상반기 누계 영업이익도 3천984억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조사 착수 당일인 11일부터 이틀간은 국내 기관투자자 10여곳을 상대로 실적 설명회(NDR)도 진행했다.

세무조사 착수 시점만 놓고 보면 실적 호조 직후라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실적 개선과 세무조사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이번 조사가 정기조사 차원의 전반적인 세무 검증인지, 아니면 특정 거래나 과세 쟁점을 겨냥한 조사인지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조사4국이 금호석유화학의 어떤 거래와 세무 처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느냐다. 회사가 앞서 해명한 상표권 사용료와 친족회사 누락 문제 외에 별도의 세무상 쟁점이 있는지,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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