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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 시험서 ‘수단레드 검출’…김병훈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미검출” 정면 반박

홍콩 세관이 화장품 금지성분인 수단레드가 검출됐다며 사용 중단과 매대 철수를 권고한 메디큐브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55g). 홍콩경제일보는 이 사진에 "세관은 한국 의학미용 브랜드 메디큐브의 콜라겐 크림 한 종에 금지성분 수단레드가 들어 있다고 밝혔다"는 설명을 달았다. 세관은 24일 보도자료에서 브랜드명을 밝히지 않고 "콜라겐 크림 한 종(一款膠原面霜)"으로만 표기했다. ⓒ홍콩경제일보(香港經濟日報) 2026년 7월 25일자 기사 갈무리, 제품 사진은 홍콩 세관 제공(海關提供)
홍콩 세관이 화장품 금지성분인 수단레드가 검출됐다며 사용 중단과 매대 철수를 권고한 메디큐브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55g). 홍콩경제일보는 이 사진에 “세관은 한국 의학미용 브랜드 메디큐브의 콜라겐 크림 한 종에 금지성분 수단레드가 들어 있다고 밝혔다”는 설명을 달았다. 세관은 24일 보도자료에서 브랜드명을 밝히지 않고 “콜라겐 크림 한 종(一款膠原面霜)”으로만 표기했다. ⓒ홍콩경제일보(香港經濟日報) 2026년 7월 25일자 기사 갈무리, 제품 사진은 홍콩 세관 제공(海關提供)

홍콩 세관(海關)이 시중에 유통 중인 콜라겐 크림에서 화장품 금지성분인 ‘수단레드(Sudan Red)’가 검출됐다며 사용 중단과 매대 철수를 권고했다. 김병훈 대표가 이끄는 에이피알의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메디큐브는 하루 만에 “한국 인증 검사기관 시험에서 미검출”이라며 정면으로 맞섰다. 다만 회사가 반박 근거로 공개한 시험성적서는 두 장 가운데 결과값이 빠진 표지 한 장뿐이었다.

28일 홍콩 세관과 홍콩경제일보(香港經濟日報)·홍콩01·에포크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홍콩 세관은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화험소(政府化驗所·Government Laboratory) 시험 결과 해당 제품에서 화장품 안전기술규범상 금지성분인 수단레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세관은 각 구(區)를 순찰하며 해당 제품을 직접 시험 구매해 검사를 의뢰했고, 판매업소도 수색했다고 설명했다.

세관은 보도자료에서 브랜드명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홍콩경제일보는 “세관은 한국 의학미용 브랜드 메디큐브의 콜라겐 크림 한 종에 금지성분 수단레드가 들어 있다고 밝혔다”며 세관이 제공한 제품 사진을 함께 실었고, 홍콩01도 해당 제품을 메디큐브의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PDRN Pink Collagen Capsule Cream)’으로 특정했다. 수단레드는 플라스틱·가죽·구두약 등을 붉게 물들이는 데 쓰이는 공업용 아조(azo)계 합성염료로, 국제적으로 식품과 화장품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 정부 시험 “검출” vs 회사 시험 “미검출”…공개된 성적서는 2쪽 중 표지 1장

메디큐브 홍콩 공식 페이스북 계정이 홍콩 세관 발표 하루 뒤인 지난 25일 올린 성명. 회사는 "당사 관련 제품은 한국 인증 검사기관 검사에서 수단레드 검사 결과 '미검출'로 나왔다"며 "관련 검사보고서도 홍콩 세관에 참고용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성명 아래에는 시험인증기업 인터텍(Intertek)이 발행한 시험성적서(번호 RT26C-S1097-002-E, 발행일 2026년 6월 26일)가 함께 첨부됐다. 의뢰인은 '에이피알(APR Co., Ltd.)' 본사, 대상 제품은 'Medicube PDRN Pink Collagen Capsule Cream'으로 적혀 있다. 다만 'PAGE 1 of 2'로 총 2페이지 중 표지 1장만 공개돼 시험방법과 시험결과 항목은 모두 "다음 페이지 참조"로만 표기됐고, 로트번호와 제조일자는 공란이다. ⓒ메디큐브 홍콩 공식 페이스북(Medicube Hong Kong) 갈무리
메디큐브 홍콩 공식 페이스북 계정이 홍콩 세관 발표 하루 뒤인 지난 25일 올린 성명. 회사는 “당사 관련 제품은 한국 인증 검사기관 검사에서 수단레드 검사 결과 ‘미검출’로 나왔다”며 “관련 검사보고서도 홍콩 세관에 참고용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성명 아래에는 시험인증기업 인터텍(Intertek)이 발행한 시험성적서(번호 RT26C-S1097-002-E, 발행일 2026년 6월 26일)가 함께 첨부됐다. 의뢰인은 ‘에이피알(APR Co., Ltd.)’ 본사, 대상 제품은 ‘Medicube PDRN Pink Collagen Capsule Cream’으로 적혀 있다. 다만 ‘PAGE 1 of 2’로 총 2페이지 중 표지 1장만 공개돼 시험방법과 시험결과 항목은 모두 “다음 페이지 참조”로만 표기됐고, 로트번호와 제조일자는 공란이다. ⓒ메디큐브 홍콩 공식 페이스북(Medicube Hong Kong) 갈무리

메디큐브는 세관 발표 하루 뒤인 25일 홍콩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성명을 올려 “당사 관련 제품은 한국 인증 검사기관 검사에서 수단레드 검사 결과 ‘미검출’로 나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각국 및 각 지역의 품질 기준과 규제 요구, 검사 절차를 준수해 왔다”며 “관련 검사보고서도 홍콩 세관에 참고용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파악하고 있는 상황으로는 홍콩 세관이 추가 현장조사를 예정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도 함께 냈다. 홍콩경제일보는 같은 날 오후 7시55분 “메디큐브가 오늘 소셜 플랫폼에 성명을 내고 반박했다”고 보도했다.

회사는 이 성명 아래에 시험성적서 이미지를 함께 공개했다. 확인 결과 성적서는 시험인증기업 인터텍(Intertek)이 발행한 것으로, 의뢰인(APPLICANT)은 홍콩 판매법인이 아닌 에이피알(APR Co., Ltd.) 본사로 기재됐다. 대상 제품은 ‘Medicube PDRN Pink Collagen Capsule Cream’이며, 성적서 번호는 ‘RT26C-S1097-002-E’로 홍콩 세관이 지목한 품목과 일치했다.

다만 정작 수단레드 검출 여부를 보여주는 부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성적서에는 ‘PAGE 1 of 2’로 총 2페이지임이 명시돼 있는데 공개된 것은 표지 1장뿐이고, 시험방법과 시험결과 항목은 둘 다 “다음 페이지를 참조하라(Please see the following page(s))”고만 적혀 있다. 회사 페이스북 게시물에도 표지만 공개한 이유를 묻는 댓글이 달렸다.

시점도 세관 발표보다 앞선다. 성적서상 시료 접수일은 6월 18일, 시험기간은 6월 18~26일, 발행일은 6월 26일이다. 세관 발표(7월 24일)보다 한 달 가까이 이른 시점에 이미 발행돼 있던 문서다.

무엇보다 두 시험이 같은 제품을 대상으로 했는지 확인할 근거가 성적서에 없다. 홍콩 세관은 각 구를 순찰하며 시중 유통품을 직접 시험 구매해 검사를 의뢰했다. 반면 인터텍 성적서의 시료 설명란은 “의뢰인이 제출한 다음 시료(The following submitted sample(s) said to be)”로 시작하고, 로트번호와 제조일자·유효기간은 모두 공란이다. 성적서 하단 주석은 “로트번호, 제조일자, 유효기간은 의뢰인이 지정해 의뢰인의 보증서에 표시한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 시험이 ‘검출’, 회사 의뢰 시험이 ‘미검출’로 갈린 배경에 검사 대상 자체가 달랐을 가능성이 남는 셈이다.

■ 7개월 전 ‘제품명 적시 미검출’ 성명이 발목

문제는 이번이 이 제품을 두고 회사가 ‘미검출’을 공표한 두 번째라는 점이다. 메디큐브는 7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 2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관방성명(官方聲明)’을 올려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으로 인한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전문 검사기관에 재검사를 의뢰했다”며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을 비롯한 모든 PDRN 시리즈 제품에서 수단레드와 관련된 어떠한 성분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가 스스로 제품명을 적시해 안전을 보증한 바로 그 품목에서, 7개월 뒤 홍콩 정부화험소가 반대 결론을 내놓은 것이다.

당시 상황은 원료 공급망발 사태였다. 수단레드 파동은 지난해 싱가포르 원료업체가 공급한 붉은색 복합 원료에서 금지 색소가 검출되며 시작됐다. 대만 식약서(TFDA)는 지난해 11월 제조·수입업체에 공급망 점검을 지시했고, 이후 립밤·클렌징밤·헤어토닉·수분크림 등에서 수단 4호가 검출된 제품을 순차 공개해 12월 12일까지 39종을 적발, 전량 판매 중지 조치했다. 문제 원료 3개 로트에서 검출된 수단 4호 농도는 각각 1177ppm, 1151ppm, 1486ppm이었다. 왕더위안(王德原) 대만 식약서 부서장은 “농도가 상당히 높아 반드시 고의로 첨가한 것”이라며 사기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대만 당국은 문제 원료를 들여온 수입사 이훙기업(亦鴻企業)에 500만 대만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사안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 원료를 공급한 싱가포르 업체는 올해 5월 대만 식약서에 혐의 철회를 요구하며 공개적으로 맞섰다.

화장품 성분 분석가로 활동하는 ‘잉코스메틱스랩(ying.cosmeticslab)’은 홍콩 세관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에 “성적서에 적힌 검출한계는 50μg/g이고 결과는 N.D.(미검출)인데, 이는 해당 한계 아래라는 뜻일 뿐 물질이 전혀 없다는 증명은 아니다”라며 “색소는 원래 극미량 첨가되는데 브랜드가 원료 자체를 검사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계정은 “문제된 수단레드 복합 원료가 구형 캡슐크림에 쓰였고 현재도 일부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한국 공식몰은 조용히 분홍색을 자초근(紫草根) 추출물로 바꾼 새 배합으로 교체했다”며 “정말 수단레드가 없었다면 왜 배합을 바꿨는가”라고도 했다. 브랜드가 의뢰한 완제품 시험과 정부 기관 시험이 정반대 결론을 내놓은 배경을 두고 검사 대상과 방법을 둘러싼 의문이 남는 셈이다.

논란은 중화권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은 28일 영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메디큐브 고객센터가 신경보(新京報)에 해당 제품에 수단레드가 들어 있지 않다고 밝혔으며, 시험성적서를 홍콩 세관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 성분보다 먼저 걸린 ‘중문 경고문구’…국내선 이미 광고업무정지 2개월

홍콩 세관이 지적한 위반 사항은 두 가지다. 하나는 수단레드 검출에 따른 소비재안전조례(消費品安全條例·CGSO) 위반 혐의이고, 다른 하나는 성분과 무관한 표시 규정 위반이다. 세관은 “제품에 영문과 한글 경고 문구만 있고 중문 경고 문구가 전혀 없어 부속법규인 소비재안전규례(消費品安全規例·CGSR) 위반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홍콩 법규는 소비재에 경고나 주의사항을 표기할 경우 중문과 영문을 함께 쓰고, 명확히 읽을 수 있도록 제품이나 포장의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성분 검출은 강하게 부인한 메디큐브도 이 표시 문제는 반박하지 않았다. 회사는 성명에서 “제품 표시 사항에 관해서도 홍콩의 현행 관련 법례와 규정을 상세히 검토하고 있으며, 조정이나 보완이 필요하다고 확인되면 법규에 따라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위반이 확정되면 초범은 최고 벌금 10만 홍콩달러와 징역 1년, 재범은 최고 50만 홍콩달러와 징역 2년에 처해진다.

표시·광고 관리에서 에이피알이 제재를 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1월 2일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소비자 오인 광고’를 이유로 해당 품목 광고업무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다. 화장품법 제13조 제1항 제4호와 제14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22조 등을 적용한 처분이다. 회사는 재발방지 대책으로 “주기적 점검 및 관련 법규 교육”을 기재했다.

■ 화장품 전량 외주생산·해외 비중 89%…8월 5일 실적 발표가 첫 시험대

‘The Business of Beauty GLOBAL FORUM 2026’에서 대담 중인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 /사진제공=에이피알
‘The Business of Beauty GLOBAL FORUM 2026’에서 대담 중인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 /사진제공=에이피알

이번 사안이 실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은 회사가 공시에 스스로 적어둔 생산 구조에서 나온다. 에이피알은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에서 “화장품 사업부는 자체 생산설비 없이 모든 제품을 외주가공 형태로 생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주요 외주 생산업체로는 코스맥스와 노디너리, 한국화장품제조 등을 적시했다. 회사는 원재료 항목에서도 “완제품 형태로 제품을 매입하고 있어 원재료의 가격 변동은 확인이 어렵다”고 기재했다. 수단레드 사태가 원료 공급망 단계에서 촉발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색소 원료까지 브랜드가 직접 들여다보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노출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연결 기준 2025년 매출은 1조5273억원, 이 가운데 수출이 1조2258억원으로 80.3%를 차지했다. 2024년 55.3%에서 1년 만에 25%포인트 뛴 수치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5934억원 중 수출이 5281억원으로 비중이 89.0%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메디큐브 등이 속한 화장품·뷰티 부문 매출은 4526억원으로 전체의 76.3%였다. 논란의 무대인 홍콩에는 2018년 7월 설립한 판매법인 APR HK LIMITED(자산총액 64억원)를 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회사는 지난달 19일 한국표준협회 검증을 받은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5 APR Sustainability Report’ 발간을 자율공시했다. 이중 중대성 평가로 핵심 이슈를 도출해 관리 방향을 보고했다는 내용이다. 그로부터 약 5주 만에 해외 규제당국의 안전 경고가 나왔다. 앞서 6월 9일에는 미국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가 에이피알 주식 187만4860주(5.01%)를 장내 매수해 신규 대량보유 보고를 했다.

당장 다음 주가 분수령이다. 회사는 8월 3일을 기준일로 주당 2500원, 총 935억9538만원 규모의 2년 연속 중간배당을 실시한다. 다만 규모는 줄었다. 지난해 7월 이사회에서 결의한 중간배당은 주당 3590원, 약 1343억원이었다. 회사는 이어 8월 5일 오전 10시 2026년 2분기 연결 잠정실적을 공시한 뒤 국·영문 동시통역 컨퍼런스콜을 연다. 6일부터는 KB증권·DB증권 주관 국내 기업설명회(NDR)가, 27∼28일에는 씨티증권 주관 ‘2026 코리아 인베스터 콘퍼런스’가 예정돼 있다. 지분 31.93%(1195만366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 김병훈 대표가 이끄는 경영진이 국내외 기관투자자 앞에서 홍콩발 논란에 대한 설명을 내놓아야 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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