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재 50억 약속했다 안 낸 천안센터, 협회는 빚내 짓고 관리는 정몽규 지배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
HDC 회장으론 지난해 보수·배당 110억…공정위 과징금 171억·친족 20곳 누락 재판도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13년 넘는 재임 기간 협회에 낸 개인 사재가 3000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는 협회가 수백억원의 빚을 내 지은 천안 축구종합센터의 관리 용역을 자신이 총수로 지배하는 HDC그룹 계열사 HDC현대산업개발에 맡겼고, HDC에서 받은 지난해 보수·배당은 110억원에 이른다.
12일 국세청 공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대한축구협회 결산 등을 종합한 결과다. 정 전 회장은 지난 6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징계 요구 속에 협회장직에서 물러났다.
■ 협회엔 3000만원, HDC선 110억
정 전 회장의 협회 사재 출연은 2015년 1000만원, 2018년 2000만원 두 차례가 전부다. 이는 계열사 등 법인 기부를 제외한 개인 명의 출연 기준이다. ‘재력’은 그를 협회장에 앉힌 명분이었다. 회장 선거 당시 협회 관계자들은 녹취록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분이 협회를 운영해야 돈이 돈다”며 후보의 재력을 지지 근거로 앞세웠다.
정작 그가 협회에 쓴 돈은 그룹에서 받는 돈과 대비된다. 정 전 회장은 지난해 HDC 대표이사 회장으로 보수 20억3500만원(월 1억7000만원)을 받았고, HDC 지분 33.68%(2012만주)에 대한 배당으로 90억원가량을 더 받았다. HDC 한 곳에서만 110억원가량이 개인에게 돌아갔다.
■ 50억 약속한 천안센터, 협회는 빚내 짓고 관리는 정몽규 지배 계열사가
이해충돌은 천안 축구종합센터(코리아풋볼파크)에서 드러난다. 협회는 2022년 11월 이 센터의 건설관리(CM) 용역을 HDC현대산업개발(현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과 계약했다. 시공은 동부건설이 맡았고, HDC현대산업개발은 공사비와 공정을 관리·감독하는 CM 용역을 수행했다.
발주자인 협회는 정 전 회장이 이끌었고, 수주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은 그가 총수(공정거래법상 동일인)로 지배하는 HDC그룹 계열사다. 협회는 2024년 9월 국회에 “HDC의 도움은 받았으나 자문계약을 맺은 적은 없다”는 문서를 냈지만, 그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계약서가 공개되자 정 전 회장이 “허위 보고라면 그건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협회는 이 센터를 짓느라 빚더미에 앉았다. 협회 결산상 지난해 말 건설 중인 자산은 1389억원, 차입금은 671억원이다. 이자 비용은 2024년 1억2200만원에서 2025년 17억8600만원으로 15배가량 늘었고, 올해 4월 하나은행은 선수 기숙사에 879억원 규모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같은 기간 협회 유소년 지원은 68억원에서 39억원으로 42% 줄었다.
정작 정 전 회장 개인은 이 센터에 사재를 보태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월 선거를 앞두고 천안축구센터 건립을 위해 ‘사재’ 5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개인 사재 출연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월드컵 성적에 따른 포상금 공약도 대표팀의 조별리그 탈락으로 무산됐다.
■ HDC ‘총수 리스크’도 계류 중
정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HDC에는 사법·규제 리스크가 남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HDC가 계열사 아이파크몰을 2006년부터 저리로 부당 지원했다며 과징금 171억33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정 전 회장 개인도 대기업집단 지정자료에 동생 정유경 일가 등 친족 회사 20곳을 누락한 혐의로 벌금 1억5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주력 계열사인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로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진 사고로 지난해 영업정지 1년 처분을 받았고, 무너진 건물은 철거 후 재시공을 거쳐 내년 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