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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건설 홈페이지에 게시된 ‘Good Quality’ 슬로건과 풍경채 단지 조감도. 최근 분양 호조로 외형은 커졌으나, 감사보고서상에는 내부거래 주의 경고와 대규모 미반영 손실이 포착되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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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건설, 영업이익 삼킨 ‘장부 밖 손실’ 1,245억… 감사인 “특수관계자 거래 주의” 경고등

제일건설 홈페이지에 게시된 ‘Good Quality’ 슬로건과 풍경채 단지 조감도. 최근 분양 호조로 외형은 커졌으나, 감사보고서상에는 내부거래 주의 경고와 대규모 미반영 손실이 포착되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사진=제일건설 홈페이지 캡처>
제일건설 홈페이지에 게시된 ‘Good Quality’ 슬로건과 풍경채 단지 조감도. 최근 분양 호조로 외형은 커졌으나, 감사보고서상에는 내부거래 주의 경고와 대규모 미반영 손실이 포착되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사진=제일건설 홈페이지 캡처

제일건설이 아파트 브랜드 ‘풍경채’의 분양 호조를 앞세워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기반이 ‘사상누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적의 중심축인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들이 심각한 부실에 빠지면서, 한 해 영업이익을 통째로 집어삼키고도 남을 만큼의 손실이 장부 너머에 쌓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감사인의 이례적인 특수관계자 거래 주의 경고는 시장에 강력한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 감사를 수행한 영훈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 서두 ‘강조사항’에서 “이용자는 특수관계자와의 영업 및 자금거래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제일건설의 2025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중 ‘강조사항’ 단락 캡처. 외부감사인은 “특수관계자와의 영업 및 자금거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직설적인 경고를 남겼다. 하단에는 리스크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수십 개의 PFV 등 종속회사 명단이 나열돼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일건설의 2025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중 ‘강조사항’ 단락 캡처. 외부감사인은 “특수관계자와의 영업 및 자금거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직설적인 경고를 남겼다. 하단에는 리스크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수십 개의 PFV 등 종속회사 명단이 나열돼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해당 내용은 투자자와 채권자 등 재무제표 이용자들에게 제일건설의 특수관계자 거래 구조 전반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감사인이 내부 거래 리스크를 직접 환기한 것으로, 같은 취지의 경고성 문구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읽힌다. 회사의 실적과 재무 안정성이 내부 관계사 거래 구조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실제 2025년 제일건설의 전체 매출액은 1조 7,731억 원 규모이며, 이 가운데 특수관계자와의 ‘매출 등’ 거래는 약 1조 1,7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종속기업 2,125억 원, 관계기업 9,560억 원, 기타 특수관계자 19억 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약 66%가 내부 관계사 거래에서 발생한 구조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 ‘미반영 손실’은 또 다른 핵심 위험 신호로 지목된다. 제일건설이 지분을 보유한 PFV 등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에서 누적 손실이 투자주식 장부가액을 초과하면서, 2025년 말 기준 회계상 반영되지 못한 손실 규모는 1,245억 2,7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제일건설 풍경채

이는 전년(2024년) 말 기준인 583억 3,800만 원 대비 약 2.1배 급증한 규모다. 특히 이 손실 규모는 2025년 한 해 제일건설이 거둔 영업이익(약 930억 원)보다도 약 315억 원이나 더 많다.

PFV 부실이 전액 재무제표에 반영될 경우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전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PFV 관련 리스크는 개별 사업장에 국한되지 않고 복수 프로젝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기흥에코시티PFV는 자산 2,903억 원, 부채 3,038억 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 상태이며, 제일건설은 해당 사업장에 브릿지론 연대보증 2,457억 원을 제공하고 있다. 우암개발PFV 역시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으며, 제일건설은 약 1,527억 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건설 풍경채이처럼 PFV 사업장들의 부담이 누적되는 가운데, 제일건설이 기록한 2025년 당기순이익 약 1,219억 6,000만 원 역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실적에는 과거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비용 처리했던 채권 일부를 되살린 대손충당금환입 349억 7,595만 원이 영업외수익으로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이 환입 효과를 제외하면 제일건설의 순이익은 단순 계산 기준 약 870억 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는 세효과를 제외한 단순 차감치에 불과하지만, 장부상 흑자와 실제 체감 재무구조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감사인이 특수관계자와의 자금 거래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배경 역시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PFV 사업장을 둘러싼 재무 부담은 해소되지 않은 채 누적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제일건설은 2025년 한 해 동안 신규 PFV 및 리츠(REITs) 등에 총 1,174억 7,733만 원을 추가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 제일풍경채대한제57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562억 1,500만 원 ▲ 제일하나제3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145억 9,900만 원, ▲ 케이원제28호죽림풍경채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121억 2,600만 원 등이 포함됐다.

이는 기존 사업장에서 발생한 부담을 신규 사업 확장으로 일부 상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리스크를 미래로 이연하는 구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제일건설은 장부상 흑자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석에 공시된 미반영 손실과 대규모 PF 신용보강 부담을 동시에 떠안고 있는 구조다. 감사보고서 기준 PF 관련 신용보강 규모는 브릿지론 약 5,708억 원과 본PF 등 약 8,107억 원을 합쳐 약 1조 3,815억 원에 달한다.

이 같은 의사결정 구조는 제일건설의 지배구조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사보고서상 직접 확인되는 경영진은 허만공·김경수 공동대표이사까지이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표방하고 있다.

다만 창업주 유경열 회장의 2세인 유재훈 전 사장 및 총수 일가가 여전히 지분을 집중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 법인명 교환 방식의 승계 과정과 총수일가 소유 가족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공정위 제재 사례) 등을 통해 실질적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향후 미착공 사업장의 이자 부담이 확대되고 대여금 회수가 지연될 경우, 해당 신용보강은 실적 방어 장치가 아니라 오히려 재무 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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