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현대건설이 에쓰오일(S-OIL)의 초대형 석유화학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 시공 과정에서 일부 하도급 업체들과 공사비 ‘과투입’ 문제를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당초 제시된 현장 조건과 실제 작업 환경이 달라지면서 중소 협력사들이 막대한 추가 비용을 떠안는 상황이 발생했고, 국내 시공능력평가 2위인 현대건설의 현장 관리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 30개월 촉박한 공기에 ‘속도전’…하도급사 “100억 초과 투입”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울산 샤힌 프로젝트 에틸렌 시설의 플랜트 토목 기초 구조물 공사를 맡은 하도급 업체 A사는 현대건설과의 공사비 갈등으로 작업 전면 중단을 검토 중이다.
A사는 당초 현대건설과 5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으나, 실제 공사 과정에서 인력과 장비가 집중 투입되는 ‘돌관작업’이 반복되면서 약 100억 원의 공사비가 추가로 투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분쟁의 배경에는 촉박한 공사 기간이 자리 잡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 2천580억 원을 투입하는 역대 최대 규모 사업으로 올해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사업 기간 중 실제 시공에 주어진 시간은 30개월에 불과해 현장에서는 하루 평균 1만 1천여 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등 무리한 속도전이 이어져 왔다.
A사 관계자는 “현장 설명 당시 조건과 실제 환경이 너무 달라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증가분이 대금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지역 영세업체 줄도산 위기…현대건설 “원만한 합의 도출”
갈등의 여파는 재하도급 업체 등 지역 영세업체들로 번지고 있다. 자금난에 빠진 하도급 업체들이 대금 지급을 미루면서 장비 대여, 자재, 주유 업체 등 30여 곳이 40억 원대의 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업체는 이미 법원에 공사 대금 가압류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원청인 현대건설을 제3채무자로 한 채권 가압류 결정을 내린 상태다. 현장 참여 업체 관계자는 “하도급사들이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손을 들기 시작하면 지역 업체들의 줄도산 사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건설 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당 업체들과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해당 업체와 사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고 현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조속히 합의점을 도출하도록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대건설은 과거에도 하도급 대금 미지급 논란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거나 소송에서 패소한 전력이 있다. 지난 2020년에도 하도급 업체와의 소송에서 패소해 미지급 공사비를 지급하라는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어, 이번 사태 해결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