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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0도 비닐하우스는 숙소 아냐”… 법원, 이주노동자 주거권 국가 의무 강조

서울고등법원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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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0도의 한파 속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속헹 씨 사태와 관련하여,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1심의 ‘인과관계 부족’ 판단을 뒤집고 정부의 관리 부실을 명확히 지적한 이번 판결은, 향후 이주노동자 주거 및 보건 정책에 일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고등법원은 속헹 씨 유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유족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주노동자 역시 내국인 근로자와 동일하게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고 거주할 권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재판부는 “담당 근로 감독관이 열악한 숙소 환경을 사전에 점검하고 개선을 명령하거나, 사용자가 건강진단을 실시하도록 적절히 조치했더라면 사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는 공무원의 직무 수행과 노동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정부의 관리 감독 의무를 한층 강화한 결과다.

고(故) 속헹 씨는 2020년 12월 포천의 한 농장 비닐하우스 내 불법 가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간경화로 인한 식도정맥류 파열이었으나, 난방장치조차 작동하지 않는 영하의 환경과 정기 건강검진의 부재가 치명타가 됐다는 지적이다.

이주노동자평등연대를 비롯한 20여 개 시민단체는 이번 판결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정부의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이번 판결은 정부에 주는 마지막 경고”라며 ▲정부의 상고 포기 ▲비닐하우스 내 가건물 숙소 전면 금지 ▲인간다운 주거 환경 보장을 위한 지자체와 사업주의 책임 강화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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