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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노동자 사망 잇따라… 지회 “허술한 안전 시스템이 원인”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화오션에서 노동자가 연이어 사망하고 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지회)는 반복되는 죽음의 배경에 한화오션의 허술한 안전 시스템과 하청 산재 은폐 관행이 있다고 주장하며 전면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1일 지회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밤 9시 50분경 한화오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오병옥 씨가 야간 작업 중 가슴 통증을 호소, 탈의실에서 휴식을 취했으나 상태가 악화되어 대우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하청업체는 사내 구급차(2119)를 이용하지 않고 회사 차량과 오토바이로 재해자를 이송했으며, 오 씨는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밤 11시 55분경 끝내 숨졌다.

지회는 “한화오션에서 2024년에만 중대재해 4건을 포함해 7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며 “지난 1월 19일 출근길 횡단보도 사망 사고 이후 두 번째 죽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화오션은 사고성 중대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려 할지 모르나, 이번 죽음은 한화오션 안전 시스템의 문제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회는 하청업체가 산재 발생에 대한 원청의 페널티를 우려해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지회는 “하청업체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위급한 노동자를 사내 구급차가 아닌 회사 차량과 오토바이로 이송했다”며 “이는 명백한 산재 은폐 시도”라고 비판했다. 또한 “실제 신고된 하청노동자 산재 사고 건수는 은폐된 건수의 2~3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지회는 한화오션이 안전 설비 확충 및 시스템 개선보다는 하청업체와 노동자에 대한 통제와 페널티만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9월 9일 추락사고 발생에도 불구하고 추락 위험이 여전한 작업현장은 개선하지 않고, 하청노동자들에게 안전고리 미체결 시 페널티만 강조하는 식”이라며 “이는 하청노동자 산재 은폐를 조장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지회는 작년 3월에도 한화오션에서 작업 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하청노동자가 사망한 사례를 언급하며, 지역 의료 공백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회는 “당시에도 거제 지역 의료 공백 문제가 지적됐지만, 1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다”며 “정부의 책임도 있지만, 한화오션 역시 40~50대 노동자가 많은 현실을 고려해 급성 심근경색 환자 발생에 따른 응급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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