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부터 수천만원 명품 시계까지… 공무원이 반납한 선물 5년간 841건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를 무혐의로 처리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일선 공무원들은 볼펜 세 자루 선물도 신고 후 반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 을)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이 외국 정부나 외국인으로부터 받은 선물은 총 841건에 이른다.
현재의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무원이나 공직유관단체의 임직원이 외국으로부터 선물을 받거나 직무와 관련하여 외국인으로부터 선물을 받을 경우, 즉시 소속 기관의 장에게 신고하고 그 선물을 반환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 법률에 따라 신고된 선물의 수는 2019년 242건에서 시작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출장이 줄어든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64건, 56건으로 감소하다가, 2022년에는 156건, 2023년에는 323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신고자 소속별로 살펴보면, 5년간 외교부가 251건, 국무조정실이 223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대통령경호처의 한 직원은 2019년에 외국 경호실로부터 받은 볼펜 세 자루를 신고하고 반납했다. 인사혁신처는 2022년부터 선물 신고 시 시스템을 도입하여 선물의 가액까지 집계하고 있으며, 행정안전부 소속의 한 직원은 1,886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선물로 받았고, 지난해 외교부 소속의 다른 직원들도 2,4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병도 의원은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은 볼펜 세 자루까지 신고하고 반납하며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데, 영부인이 수백만원짜리 가방을 선물로 받고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개탄스럽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서 “처음에는 대통령기록물이라고 주장하다가 이제는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라며 “이런 논란이 지속되지 않도록 관련 제도의 정비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