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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보건의료노조 “공공의료대학 설립하고 의사인력 확충하라!”

우리나라 의대 정원은 19년째 늘어나지 않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정부는 의사들을 달래기 위해 의대 정원을 줄였다.

정부는 당시 3253명이던 의대 정원을 2006년까지 3058명으로 단계적으로 줄였고,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의대 정원은 3058명에서 단 한 명도 늘지 않았다.

의사 수 부족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인구 1천 명 당 활동 의사는 한의사를 합쳐 2.4명으로, OECD 평균 3.5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역간 불균형은 더 심각하다.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으면 피할 수 있는 사망을 ‘치료 가능한 사망률’이라고 표현한다.

2015년 기준으로 치료 가능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충북이 58.5명, 서울은 44.6명이다. 충북이 서울보다 31% 높다.

시군구로 보면, 경북 영양군이 107.8명으로 서울 강남구 29.6명보다 3.6배 높다.

게다가 의사 부족으로 대학병원에서는 의사 업무를 간호사에게 불법으로 전가하는 PA(physician assistant, 진료 보조) 간호사들이 1만 명 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의사 부족과 지역간 치료 가능 사망률 불균형으로 환자와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공공의대 설립과 의사 인력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편집자 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13일 오전 11시 30분 국회 정문 앞에서 ‘공공의료 강화 및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료대학) 설립 촉구와 불법의료 근절 및 의사인력 확대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13일 오전 11시 30분 국회 정문 앞에서 ‘공공의료 강화 및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료대학) 설립 촉구와 불법의료 근절 및 의사인력 확대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여는 말을 통해 “지난 10년 간 병상 수 30% 증가, 노인인구 증가, 건정심에서 중증환자에 대한 재택진료 및 일차의료 왕진서비스 결정 등으로 의사의 수요가 더 요구되는 상황임에도 지난 십수년 간 의대 정원은 단 한 명도 늘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의사 인력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적다”고 밝히며, “2017년 전공의 특별법이 시행되었지만 줄어든 근무시간만큼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의사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야 하고, 많은 의사 업무를 간호사들이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며, 종합병원급 이상 병원에서 의사 부족으로 의사 업무를 대신하는 PA 간호사가 이미 1만 명이 넘어 PA 간호사들이 없으면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조차 못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나 위원장은 “의사인력 확대를 비롯한 보건의료인력 문제 해결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며, “11월 19일 제정법 공청회에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을 우선해서 다루고, 20일부터 시작되는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에서 지체 없이 심의하고 의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자회견에서는 의사인력 부족에 따라 벌어지는 의료기관 현장 문제에 관한 발언이 이어지기도 헀다.

노귀영 보건의료노조 고신대복음병원지부장은 “의사인력 부족 문제는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역의 의사인력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전공의법 제정 이후 전공의 퇴근시간 이후 지방의 상급종합병원은 ‘무의촌 상황(병동에 의사가 없는 상황)’으로, 야간 응급실 내원 환자가 의사가 없어 적절한 치료 및 응급수술 등을 받을 수 없으며, 각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간 연락으로 ‘응급실 투어’를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 지부장은 “의사가 없는 현 실정에서 상급종합병원의 불법적 의료행위는 더 이상 숨길수도 없는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의사-간호사 간 위계에 의한 지시, 병원의 암묵적 동의와 압박으로 시행하는 불법의료를 개인의 의지로 거절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안수경 보건의료노조 국립중앙의료원지부장은 “국민 누구나 어디에 살든지 차별 없는 의료 서비스를 누려야 한다는 공공의료는 지나간 선거구호가 되기 일쑤였고, 국립중앙의료원마저 낙후되어 의미 있는 자기기반 마련에 실패했다”고 지적하며, “공공의료가 취약계층 의료지원을 넘어, 국민 모두에게 보편적·필수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공보건의료인력의 균형적 수급과 장기근무 유도를 위한 제도와 정책 지원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며, 공공의과대학 설립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호종 무상의료운동본부 집행위원은 현직 의사로서 의사 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 위원은 “(의사 부족으로) 서울 대형병원 의사들은 무척 바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하루에 수백 명을 진료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한 뒤, “업무분장을 둘러싼 직역간의 갈등문제 역시 인력부족의 문제에서 기인”하는 만큼 의사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보건의료노조의 공공의료대학 설립 요구와 의사 인력 확대 요구에 지지의 뜻을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정상태 보건의료노조 남원의료원지부장과 원종인 인부천지역본부장, 조혜숙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공공의료대학 설립과 의사인력 확충을 통해 ▲의료사각지대 해소 ▲공공의료 강화 ▲불법의료 근절 ▲건강한 대한민국의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에게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 제정을 촉구하는 요구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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