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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억 지원받는 서울 버스회사에 ‘사모펀드’ 잠식 심각 … 이미 1000대 가량 보유

– 사모펀드사 투자자 “버스타이어회사, 가스-정유회사, 차량부품회사” 등
– 당기순이익 마이너스 21억인데도 28억 배당금 지급된 것으로 밝혀져
– 지하철 9호선 ‘먹튀’전례와 비슷한 상황 될까 우려 심각
– 임규호 의원 “시내버스 공공성·안전성 훼손될 것 … 제도 마련해야”

서울시내 버스회사가 사모펀드에 잠식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8일 임규호(중랑2, 더불어민주당)의원이 교통위원회에서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모펀드는 2021년 기준 서울 시내버스 65개 중 6개 회사 982대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적으론 17개 회사 약 2300대에 달한다.

최대 사모펀드운영사인 차****의 경우, 동아운수·선일교통·의 100% 지분을 갖고 있고, 도원교통의 84.3%, 한국 BRT·신길교통은 80%를 보유중이다. 사모펀드 운영사 그*****는 선진운수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사모펀드사 투자자가 버스와 직접적 연관되는 타이어회사, 가스-정유회사, 차량부품회사 등이라는 것에 있다.

서울시가 한해 8천억가량을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는데, 사모펀드가 버스회사운영 등에 개입해 수익을 발생시켜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주는 형태인 구조인 것이다. 일각에선 “사모펀드 주주들 돈을 왜 세금으로 주어야 하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우려되는 지점은, 사모펀드가 100%지분을 갖고 있는 모 회사의 경우, 2021년 당기순이익이 –21억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28억의 배당금을 받아갔다는 것이다.

또,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회사 전체 부채가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 시내버스의 공공성과 안전성을 해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임규호 의원은 행정감사를 통해 “사모펀드는 공공성과 안전성에 전혀 관심이 없다. 버스가 안전하나 불안전하나 이익만 창출하면 그만인 조직이다. 투자자들한테 높은 수준의 배당금만 주면 할 일 다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운수종사자 처우개선이나 시설개선 재투자가 소홀하게 될 것이고, 재무건전성은 저하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실제 수원의 모 회사의 경우 사모펀드가 운수회사 차고지를 팔아서 배당한 사례도 있다.

또, 임 의원은 “사모펀드가 버스회사 주식을 다 잠식해서, 거대조직이 된다면, 우월한 협상력으로 파업이나 노선조정을 요구할텐데, 그럴 땐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우려를 표했고, “사모펀드사가 공공의 영역에서 적합하지 않다는 사례는 지하철 9호선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단물만 쏙 빼먹고, 목표했던 단기 수익이 완성되면 헐값에 매각해버리는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 의원은 “사모펀드의 공공영역 진출을 엄격하게 하기 위해 관련 법령과 조례개정이 시급하다. 서울시와 함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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