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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빙그레·롯데웰푸드 국산 원유 사용 않는데 원유가 이유로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메로나, 월드콘 전년 대비 10% 이상 올라
“소비자 우롱하는 빙그레, 롯데웰푸드는 가격 인하하라!”

10월 원유 가격 인상 발표 이후 원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되며 가공식품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그 중, 아이스크림은 롯데웰푸드가 10월 1일자로 아이스크림 제품을 최대 25% 인상하였고, 빙그레는 10월 6일자로 메로나를 17.2% 인상하였다. 이들 빙과업계는 매년 가격을 10% 이상씩 올리고 있다.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배경의 공통점은 원유가 인상이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남인숙) 물가감시센터는 원유 가격 상승을 근거로 단행된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이 타당한 것인지 분석하였다.

■ 가격 하락한 수입 탈지분유 이용한 빙과류, 국내산 원유가(價) 인상 시 가격 올려
– 국내산 원유 사용하는 투게더도 원유가 인상률보다 2배 이상 더 가격 올려

국내 원유 가격은 22년 1월 947원이었고 10월에 999원으로 5.5% 인상되었다. 그러나 다음 해인 23년 1월 996원으로 0.3% 인하되었으며, 23년 10월 1,084원으로 8.8% 인상된 상황이다.

하지만 30일 협의회가 빙과업체의 가격 인상이 단행되었던 올 2월의 아이스크림 가격을 분석해본 결과, <표 2>와 같이 전년 동월 대비 롯데웰푸드의 월드콘XQ(160ml)는 10.5% 상승하였고, 빙그레의 투게더 바닐라맛(900ml)는 14.7%, 메로나는 24.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작년 2월 대비 올 2월 원유 가격은 5.2%만 상승한 상황이었으므로, 원유 가격 상승에 비하여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폭이 상당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올 10월 원유 가격이 88원(8.8%) 오르자 빙그레는 원유가 인상의 이유로 가격을 또다시 인상을 단행한 상황이다.

더욱이 이들 아이스크림 중 국내산 원유를 원재료로 하는 제품은 투게더 바닐라맛 하나뿐이었다. 월드콘XQ는 외국산 혼합분유를, 메로나는 수입산 혼합탈지분유를 사용하고 있어 국내산 원유가 변동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또한 수입산 탈지·전지분유의 가격을 분석해보면 23년 9월 기준 가격이 22년 평균 가격보다 미국산 분유는 25.3%, EU산은 2.4% 하락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올해 2차례나 가격 인상을 실시한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내세우는 원유가 인상에 의한 가격 인상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으며 원유가 부담이 경감됨에 따라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타당하고 합리적이다.

이는 소비자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원재료 함량, 가격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등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는 정보 격차를 악용하여 아이스크림의 주 원재료라고 생각되는 원유가격이 상승하였을 때 이를 빌미로 원유를 사용하지 않는 아이스크림에 대해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여 소비자를 기만하고 소비자의 부담을 심화시켰다고 추측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빙과업체 약 4년간 가격 담합 적발된 후에도 지속적 가격 인상 단행, 소비자 우롱인가

22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16년 2월부터 약 4년간 5개 빙과류 제조·판매 사업자 및 3개 유통사업자의 담합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그러나 과징금 부과 직후 빙그레는 22년에 소매점과 편의점을 대상으로 3번, 23년에는 소매점과 편의점, 기타 유통채널을 대상으로 4번의 가격 인상을 발표하였다. 롯데웰푸드 역시 가격 담합 적발 후 22년 소매점 대상으로 2번, 23년에는 소매점, 편의점 대상으로 4번 가격을 인상을 단행하는 가격 정책을 펼치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여왔다. 이처럼 빙그레와 롯데웰푸드를 포함한 빙과업체들은 지난 4년간 담합에 대한 반성도 없이 높은 수준의 가격 인상을 연이어 하고 있다. 이는 과점 시장이라 현재 별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 할 수 있다. 협의회는 “빙과업체가 공정한 시장과 소비자를 존중하는 업체라면 반드시 현재의 가격 전략을 바꾸고 가격 인상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원유 가격 상승을 빌미로 계속해서 가격 인상하는 빙과업체
원가 상승 폭보다 훨씬 높은 가격 인상 철회, 가격 인하해야

협의회는 원유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들의 가격 인상의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원재료인 원유가는 소폭 상승하였고, 수입 탈지·전지 분유 가격은 하락하여 원가 부담이 경감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원유가 외의 다른 원부자재가, 인건비 등의 영향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이들 업체가 가격 인상 시 공통적으로 주장한 국내 원유 가격은 소폭 상승한 것이므로, 원유 상승률의 최대 4배가 넘는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을 단행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또한 빙과업체들은 지난 4년간의 가격 담합이 적발된 후에 약 6~7번의 가격 인상을 하며 소비자를 우롱하고 무시하는 가격 결정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게 협의회의 주장이다.

이에 협의회는 빙과업체들에게 원유 가격 상승폭보다 과도하게 아이스크림 가격을 인상한 결정을 철회하고 오히려 가격을 인하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23년 1월부터 시행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유가공제품의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발생하였으므로 관련 부처에서는 시장 내 유가공제품의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남인숙) 물가감시센터는 “향후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원유를 원재료로 하는 가공식품들의 가격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밀크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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