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언론 보도 해명서 ‘구체 금융구조’ 언급했던 현대건설, 본지 상세 질의엔 ‘묵묵부답’…사원 3~4명 소규모 시행사는 ‘연락두절’ 지속
현대건설의 대표 브랜드 ‘힐스테이트’가 적용된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 아파트에서 미분양 문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준공전 ‘억대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법인 거래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과거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법인 거래의 금융 구조까지 언급하며 해명했던 현대건설이, 이후 본지의 상세 질의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의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사업을 맡은 소규모 시행사 또한 등록된 연락처로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시장의 답답함이 가중되고 있다.

수분양자들이 고분양가와 고금리 대출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시행사가 분양 활동을 중단한 이후 준공을 앞둔 시점에 억대 마피의 법인 매물이 최초 실거래가로 등장하고, 이 매물은 금융 혜택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러한 거래가 단지 전체의 시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 물량에 대한 임대화(CR리츠) 추진과 함께 기존 수분양자들에게 구두로 ‘공매’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일련의 과정들은 시장의 불투명성에 대한 깊은 의문을 낳고 있다.
■ 초기 청약서 ‘절반’ 가까이 미달…2022년 이후 시행사 분양 활동 ‘멈춤’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는 총 390세대 규모로, 2021년 7월 첫 청약 접수 당시부터 저조한 분양률을 기록했다. 1차 분양분(총 207세대)은 144세대, 2차 분양분(총 162세대)은 106세대가 각각 미달되는 등 초기 청약 단계에서 총 약 250세대가 주인을 찾지 못하며 상당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 사업의 시행사는 경기도 화성에 같은 지번을 사용하고 있는 소규모 법인 ‘시행사 A’와 ‘시행사 B’ 두 곳으로 확인된다.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 1차 단지’ 시행사 A는 사원수 4명에 불과한 소규모 기업으로, 2016년 7월 설립된 업력 10년차 회사다. 2023년 기준 매출은 약 255억 원이지만, 당기순손실 50억 원을 기록했다. 대표인 L씨가 이 회사의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이며, 시행사 B의 대표인 J씨가 지분 15%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 2차 단지’ 시행사 B 역시 사원수 3명에 불과한 소규모 기업으로, 2020년 4월 설립된 업력 6년차이며, 2023년 기준 매출은 약 82억 원, 당기순손실은 23억 원을 기록했다. 대표인 J씨가 이 회사의 지분 45%를 보유 중이며, 시행사 A 대표 L씨가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사원수 3~4명밖에 되지 않는 매우 작은 규모의 이들 시행사는 현재 대구 중구청에 등록된 연락처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며칠째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억대 마피’ 법인 매물, 단지 첫 실거래가로 등록…현대건설 해명, 오히려 ‘해명 요구’ 촉발

대구 중구청 확인 결과, 시행사는 2022년 9월 이후 사실상 분양 활동을 중단했으며, 준공 전인 2025년 3월 8일(입주 2025. 3. 31)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법인 거래 내역이 등록됐다.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 84.7934㎡ (84B 타입) 25층 분양권이 4억 9,095만 원에 거래된 것이다. 이 가격은 기존 분양가 대비 1억 205만 원 낮은 수준이었다. 준공을 앞둔 시점에 단지 내 첫 실거래가로 억대 마피의 법인 매물이 나온 것이다.
이 거래는 해당 단지 내 ‘최초의 실거래가’로 등록되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수분양자들은 이 거래가 “시세 형성을 처음 시작하게 만든 물건”이 되어 자신들의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과거 한 매체 보도에서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 거래에 대해 “법인에 분양된 물건도 기존 분양가대로 거래됐다. 다만 법인들은 일반분양자들과는 달리 중도금 대출 등으로 구매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분양가는 같지만 금융비용이 빠지다 보니 싸게 내놓을 수 있어 거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법인 거래의 구체적인 금융 구조까지 언급하는 해명을 내놨다.
본지 취재 결과, 수분양자들은 분양 계약상 총 6회차 중도금 중 1~5차는 집단 대출을 통해 실행하고, 6차는 자납(현금 납부)해야 하는 구조였으며, 이 과정에서 대구 지역 중도금 대출 금리가 연 6~7%대에 달해 세대당 약 3천만 원~4천만 원에 이르는 이자를 부담했다고 호소한다.
반면, 해당 법인 매물은 1~5차 중도금 대출을 실행하지 않고, 6차만 자납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는 곧 법인이 일반 수분양자들이 부담하는 대출 이자 없이 분양권을 보유하다가, 준공 직전 시점에 분양가보다 1억 원 이상 낮은 금액으로 실거래가를 형성하며 시장에 등록한 것이다. 이로 인해 단지 전체의 시세에 영향을 미쳤고, 결과적으로 기존 수분양자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음성 녹취에는 부동산 중개인이 힐스테이트 대구역 퍼스트 법인 매물의 중도금 대출 구조와 관련된 복잡성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중개인은 이 매물이 “1~5차 중도금 대출이 실행되지 않은 상태”이며, “현금 부담 없이 들어올 수 있고 실질적으로 1억 5천만 원 가까운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일반 수분양자와 다른 혜택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중도금 실행을 위해 “서울에 있는 대출 대행사를 방문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실수요자에게는 접근 장벽이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본지가 확보한 해당 매물 관련 중개인 통화 녹취에서도 중도금 대출 구조의 복잡성과 실수요자 접근 장벽이 드러난다. 중개인은 “1~5차는 고객이 실행해야 하고, 중도금 실행은 서울에 있는 대출 대행사를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물건은 중도금 실행이 안 된 상태고, 현금 부담 없이 들어올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1억 5천만 원 가까운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거래 흐름은, 향후 시행사가 추진 중인 CR리츠(기업구조조정 리츠)를 통한 임대 전환이나, 수분양자들과의 갈등 과정에서 거론된 공매 가능성과도 일정 부분 맞물리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초 실거래가가 낮게 형성될 경우, 향후 자산 가치 평가 기준이 낮아져 리츠 추진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다만, 해당 거래의 구체적인 배경과 조건, 이해관계자의 관계 등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설명과 해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수분양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특히, 현대건설이 이미 언론을 통해 해당 법인 매물의 ‘금융비용 부재’라는 내부적이고 구체적인 거래 특성까지 인지하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지의 정식 질의에는 핵심적인 질문들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의문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 미분양 해소 위한 ‘CR리츠 전환’ 검토…수분양자 우려 지속
시행사 측은 미분양 해소 방안으로 남은 물량을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에 매각하여 임대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수분양자들은 상당수 세대가 임대 아파트로 전환될 경우, 단지의 가치와 매매 경쟁력이 추가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수분양자들은 CR리츠 전환 등 시행사의 결정에 대해 집단행동 등 의견을 제시할 경우, 시행사 측에서 “공매밖에 답이 없다”는 식의 언급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수분양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대구 중구청은 이 사태에 대해 “불공정 거래 여부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56조에 따라 관련 증빙자료와 함께 구청 건축과로 제출해달라”고 안내했다.
더욱이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행사 담당자 번호는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며 직접적인 소통 채널 제공에도 난색을 표했다. 대구 중구청에 등록된 시행사 대표번호조차 현재까지 며칠째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이러한 소통 부재는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의심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힐스테이트’라는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가치가 미분양 문제와 소규모 시행사의 불투명한 운영 방식, 그리고 이에 대한 시공사 측의 미흡한 소통으로 인해 시장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