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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전국 256개 원스톱 ‘치매안심센터’ 모두 정식 개소

치매쉼터·가족교실·지문 사전등록 등 치매환자와 가족 맞춤형 서비스 제공

옛날부터 노망이나 망령이라 일컬어지던 치매는 정작 환자보다도 그 가족들의 고통이 크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처럼 치매환자가 있는 가족은 환자를 돌보는 일로 가족간 의가 상하는 경우도 흔한 얘기가 되어버렸다.

“늦은 밤에 안방 베란다까지 빨래를 가져다 넣으시고, 낮에는 거실바닥에 변이 묻어있는 속옷을 휙휙 던져놓으시고, 며칠 전부터는 오줌을 가리지 못하세요”

“어느 날 어머님이 이상한 말씀을 자꾸 하시더니 여기가 집이 아니라고 하신다. 우리는 멀쩡한 분이 그러셔서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한소리 또 하고 헛소리를 하신다. 아이들한테도 어디 갔느냐고 하시고, 같이 밥을 먹다가도 아이들을 찾으신다.”

“점점 치매가 심해지시더니 성격까지 사나워지셔서 엄마를 목을 졸라 죽일 듯한 행동을 하거나 발가벗고 나가는게 한 두번이 아닙니다”

서울시 치매노인 종합상담센터에 올라온 상담과 치매 수기 내용들이다.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를 돌보는 며느리, 친정 어머니를 돌보는 딸 등 하나같이 치매환자를 간호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더구나 치매는 단순 기억장애뿐 아니라 배회 등의 증상이 있어 가족들을 더욱 지치게 한다.

완치보다는 환자가 고통스럽지 않게 편안히 모시는 것이 문제다.

전문가들은 ‘치매’라 하면 전통적으로 대부분 가정에서 가족들이 간병을 하게 되지만, 감정적으로 환자를 대할 가능성이 커서 오히려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고 충고한다.

이런 가운데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가 모두 정식 개소되면서 치매쉼터, 가족교실 등 다양하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모든 센터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편집자 주]

20일 정식 개소한 강릉시 치매안심센터 환자쉼터 ‘기억든든쉼터’ 모습.

보건복지부는 20일 강릉시 치매안심센터를 정식 개소하면서 올해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를 모두 개소했다고 밝혔다.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관련 통합(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사회 핵심기관으로 전국 256개 보건소에 단계적으로 설치해 왔다.

그간 임시로 개소했던 센터는 보건소 등에서 필수 인력으로 상담, 검진, 등록관리 등 일부 필수 업무만 운영해왔으나, 앞으로는 모든 센터에서 치매쉼터, 가족까페, 가족교실 등 다양하게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치매안심센터는 지난 2017년 9월 치매국가책임제 시행 이후 같은 해 12월 경남 합천에서 처음으로 개소한 이래 작년 12월 166곳 개소를 거쳐 올해 256개 모두 정식개소했다.

치매안심센터는 그간 상담, 치매선별·진단검사 실시, 인지지원프로그램 운영, 쉼터, 치매안심마을 조성, 치매공공후견 사업, 치매노인 지문 사전등록 등 치매환자와 가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 결과, 올해 11월 말 기준 전체 치매환자(79만 명)의 57.6%인 45만 5000명을 치매안심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심층상담(383만 건), 선별검사(425만 건), 진단검사(33만 건), 사례관리(7만4000건)의 사업운영 성과를 올렸다.

특히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으로 쉼터, 가족 자조모임, 가족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대한 이용자 만족도가 높았다.

한편, 정부는 내년에 치매국가책임제 내실화를 위해 경증치매 환자 돌봄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춰 치매안심센터 쉼터 이용시간을 기존 1일 3시간에서 최대 7시간으로 확대하고, 이용 기한도 지방자치단체 재량에 따라 연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전문인력을 노인복지관 및 경로당에 파견하여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치매안심센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보건지소 등 기존 기반시설을 활용해 분소도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통합돌봄사업(커뮤니티 케어)과 연계하여 장기적으로 치매안심센터가 지역사회 노인돌봄 사례관리 역할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양성일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20일 정식 개소한 강릉시 치매안심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정식개소를 축하했으며, 센터 시설과 운영 현황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양성일 실장은 “강릉은 지난 4월 옥계면 대형산불로 인한 아픔을 딛고 치매국가책임제의 기반을 구축한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구고령화에 따라 치매안심센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므로 앞으로도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관계자들이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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