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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청년 추모 촛불집회 개최… “더 이상 청년을 죽이지 마라!”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청년들의 추모촛불이 5일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500여명의 인파가 모인 가운데 개최됐다.

이번 추모촛불은 청년진보당이 주관하고, 이화여대 노학연대모임 바위, 진보대학생넷, 2030정치공동체 청년하다, 지속가능한 대안사회를 위한 행동 체인저스, 청년시대여행, 청년진보당, 한국청년연대 등 청년단체들의 공동주최로 준비됐다.

촛불을 주최한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는 “청년들은 한 사람만 건너면 참사의 희생자, 생존자, 목격자, 참사현장에서 응급구조 했던 사람들이 있다”며, “아픔, 슬픔이란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여전히 겪고 있을 모두를 위해 오늘 추모 촛불을 준비했다. 참사 희생자분들과 또 서로에 대한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나누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는 “주최자가 없기 때문에 안전책임은 더더욱 정부에 있었다”고 지적하며, “안전책임자가 없었다는 말은 자신들 스스로 국민을 책임지는 정부가 아니란 고백일 뿐”이라 꼬집었다.

이어 “한덕수 총리, 이상민 행안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을 파면하고 처벌하라”고 촉구하며, 경찰의 ‘셀프수사’나 ‘한동훈 특검’도 믿을 수 없으므로 “피해자 유족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사 당일 현장에 있었다는 청년은 “11시 쯤 이미 취했고 신나 있을 때 수십명의 사람이 누워있는 것을 보고 할로윈 플래시몹인 줄 알았다. 경찰관이 CPR 할 사람 찾고, 구급대원이 뛰어다녀도 당시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새벽 3시쯤 140여명이 압사당해 죽었다는 말을 듣고 내가 본 사람들이 죽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숨쉬기 조차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정부의 안전에 대한 인식태도가 가장 큰 문제지만, 기성세대가 할로윈 문화, 청년세대 놀이문화를 보는 한심함도 참사에 한 몫 했다고 본다”며, “경찰은 마약사범 잡기 위해 200명을 투입했으니, 그들 눈에 우리가 생각없이 놀기 좋아하고, 마약이나 하는 개념없는 애들로 밖에 안보였던 것 아닌가”라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 친구들은 길에서 죽고, 일하다 죽고, 집에서 자살하고 있다. 정권이 우리를 무서워 하지 않는 한 이 죽음을 멈출 수 없다”며, “더 연대하고 더 뭉쳐서 우리 슬퍼하지 않도록 힘내자”고 격려했다.

중학생 2학년인 김효빈 씨는 “참사 희생자 중에 제 또래의 청소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며, “희생된 청소년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청년하다 회원은 “국가가 정해주는 대로 슬퍼하고 애도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며, “국가의 역할은 대통령 보호가 아니라 사건 원인을 밝히고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라 꼬집었다.

이화여대 봉준희 씨는 “개인들의 우연한 죽음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과 국가의 부재 속에 필연적 죽음을 맞이한 것”이라 지적하며, “절대로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앞장서서 싸울 것”이라 밝혔다.

추모 촛불 참가자들은 최초 신고시각으로 알려진 6시 34분에 맞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참가자 500명 전원이 일제히 핸드폰 플래시 불빛과 “6:34 국가는 없었다”고 적인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퍼포먼스에 임했다.

한편 촛불 현장에 설치된 ‘추모의 벽’에는 많은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로도 참여가 이어졌다. 포스트잇에는 “아직 꽃피우지 못하고 억울하게 돌아가신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무책임하고 무능한 국가에 분노하며, 투쟁으로 애도하겠습니다”, “또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등 다양한 메시지들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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