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금융정의연대와 전국사무연대노동조합이 신협 이사장들의 비위 문제를 지적하며 근본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신협의 신뢰를 훼손하는 만연한 비위가 특정 이사장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임을 짚고, 정부에 제도 개선 방안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신협은 조합원이 공동으로 출자하고 운영하는 비영리 협동조합 금융기관이지만, 이사장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경조사비와 골프 모임 여비 수령은 물론,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 비위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비위 행위가 일부 신협의 일탈을 넘어 신협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노동·정치·시민사회단체들은 “신협의 잘못된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이사장의 ‘장기 집권’과 사유화를 용인하는 구조적 문제를 비판했다. 현행 12년으로 제한된 이사장 임기 규정이 무색하게, 퇴임 후 상임이사직을 거쳐 다시 이사장으로 복귀하는 편법을 통해 20년 이상 장기 집권이 보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신협을 조합원이 아닌 특정 이사장의 ‘왕국’이자 ‘개인 금고’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 ‘낙하산’ 감사와 ‘유착’ 중앙회, 무력화된 견제 장치
이들은 이사장의 전횡을 견제할 장치가 완전히 무력화됐다고 강조했다. 이사장이 자신의 지인들로 구성한 이사회는 견제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라고 밝혔다. 특히 이사장을 독립적으로 감독해야 할 상임감사 제도가 이사장의 지인이나 신협중앙회 퇴직 직원들이 노후를 보장받는 ‘낙하산’ 인사의 통로로 변질되었다고 비판했다.
상임감사 제도가 신협 내부 비위를 감시하기는커녕, 인맥을 통해 신협중앙회의 감독 기능마저 무력화하는 ‘전관예우’ 장치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사장을 견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가 오히려 이사장의 방패막이로 활용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일선 신협을 관리·감독해야 할 신협중앙회의 구조적 한계가 더욱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중앙회장이 감독 대상인 일선 신협 이사장들의 직접 선거로 선출되고, 그렇게 선출된 중앙회장은 중앙회 직원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어 직원들이 이사장들을 엄격하게 감독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마저 모든 검사 청구를 신협중앙회로 이첩하며 감독 기능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신협 개혁 위한 정책 제안 및 입법 운동 예고
이날 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정부에 정책 제안과 함께 신협법 개정을 위한 입법 운동 및 ‘신협비리신고센터’ 개설을 통한 ‘신협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신협중앙회도, 금융당국도 믿을 수 없어 대통령실에 신협의 비위 근절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 제안하게 됐다”며 “정책 제안에 그치지 않고 국회에서 법 개정 운동은 물론, 신협비리신고센터를 개설하여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구멍 뚫린 신협법 사이로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신협 임원들의 각종 비위 문제는 결국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라며 “믿음과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서민과 중산층의 금융기관 신협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부가 조속히 신협법 개정을 위한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계영 전국사무연대노동조합 신협민주화추진특별위원회(준) 위원장은 “신협을 사금고처럼 운영하는 이사장들이 사라지고 금융공공성이 확립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들은 신협의 사금고화를 막고 투명성과 민주성 회복을 위해 이사장 임기 편법 연장 제한, 무투표 당선 제도 폐지, 상임 임원 임기 제한, 신협중앙회 직원의 퇴직 후 3년간 상임감사 취업 제한 등을 요구했다. 금융정의연대와 전국사무연대노동조합 등은 “신협은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더 이상 비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법과 제도를 시급히 정비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신협의 고질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정부와 금융당국에 더 이상 방관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내부 견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외부의 압력이 신협 개혁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