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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문자 2건 중 1건은 ‘KT’…안막나 못막나

‣KT 대량문자서비스 통한 스팸문자 발송량 전체 42.4%…작년에만 450만 건
‣대형통신사들 불법 스팸 발송 철저히 감시해야.

KT 대량문자서비스가 스팸문자 발송의 주요 경로로 나타났다. 매년 1천만 건이 넘는 스팸문자가 발송되고, 이 중 450만 건 이상이 KT를 통해 발송됐다. 스팸문자 2건 중 1건이 KT를 통해 발송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스팸 문자 근절에 앞장서야 할 대형통신사가 오히려 스팸문자의 온상이 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정부와 통신사들이 불법 스팸을 근절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하루에도 수차례 불법 스팸문자가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송되는 스팸문자로 인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스팸 광고임을 알려주거나 차단할 수 있는 기능들이 나오고 있지만, 체감상 느끼는 효과는 미비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조사결과, 매년 스팸 문자의 90% 정도는 대량문자발송서비스를 통해 발송되고 있다. 전문 대행업체가 대출이나 도박회사 등과 계약을 맺고 통신망을 빌려 문자를 대신 발송해주는 시스템이다. 대부분 중소기업에서 하던 문자대행서비스 시장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이유로 ‘KT’, ‘LGU+’ 등 대형통신사까지 뛰어들게 했다. 두 통신사는 2021년 스팸 문자 발송량의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대량보유하고 있는 두 통신사가 스팸 문자를 감시하는 것이 아닌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팸 발송률이 0%대인 모회사에 따르면, “처음 계약 당시 스팸을 보낼 업체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 후 해당 업체와 계약을 한다. 계약 이후에도 스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된 회사는 즉시 계약 해지를 해 스팸 문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스팸문자를 충분히 막을 수 있음에도 ‘안 막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4년(2018~2021년) 대량문자서비스를 이용한 스팸 문자 현황을 보면, ‘KT’가 압도적인 1위다. 매년 400만 건이 넘는 스팸을 발송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우기술’이 매년 200만 건 이상을 발송하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KT’와 함께 대형통신사 중 하나인 ‘LGU+’도 작년에만 120만 건이 넘는 스팸문자를 발송해 발송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스팸 문자를 앞장서 근절해야 할 대형통신사들이 자사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형통신사들은 소비자들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 스팸 문자를 보내는 업체들과의 계약을 즉각 해지해야 한다. 또한, 신규 계약 시 해당 업체가 불법 스팸을 보내는 업체는 아닌지 철저히 조사하고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 정부도 스팸 문자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불법 스팸문자 적발 시 1천만 원 정도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고 있는데, 처벌이 너무 약하다. 불법 스팸은 사기, 피싱 등 2차, 3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더 강력한 처벌 및 제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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